국정원, 군 의혹(정치, 선거 개입)

"원세훈, 대선 이틀 전 국정원 회의에서 '박빙 열세가 박빙 우세로 전환, 고생했다'고 격려"

道雨 2013. 6. 27. 15:43

 

 

 

 

"원세훈, 대선 이틀 전 국정원 회의에서
'박빙 열세가 박빙 우세로 전환, 고생했다'고 격려"

[단독] 안행위 경찰청 현안보고... 진선미 의원 등, 국정원 사건 수사 은폐·축소 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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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오후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이성한 경찰청장이 국정원 사건과 관련, 경찰 고위층의 축소·은폐 지시가 있었느냐는 야당 의원들의 추궁에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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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재수정 : 27일 오전 11시 25분]

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지난 대선 사흘 전인 12월 16일 당시 국가정보원 정보관이 김용판 서울경찰청장을 독대한 데 이어, 다음날 원세훈 국정원장이 국정원 회의에서 '박빙 열세가 박빙 우세로 전환됐다, 고생했다'는 격려발언을 한 사실을 공개해 파문이 예상된다.

경찰은 당시 대선의 핵심 쟁점이었던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에 대해 '혐의 없다'는 취지의 중간수사결과 보도자료를 16일 오후 11시에 언론에 긴급 배포한 데 이어 17일 아침 추가 언론 브리핑을 한 바 있다.

진 의원은 26일 오후 이성한 경찰청장이 출석한 국회 안정행정위원회 경찰청 현안보고에서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이 대선 이틀 전인 17일 국정원 회의에서 '박빙 열세가 박빙 우세로 전환됐다, 고생했다'는 격려발언을 한 사실을 공개하며, 당시 원세훈 국정원장-김용판 서울경찰청장 커넥션 의혹을 제기했다.

진 의원은 "지난해 12월 16일 국정원 정보관이 김용판 전 청장과 독대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이후 이날 새벽까지 댓글을 분석했던 서울청 사이버수사대의 태도가 바뀌었고 사건의 축소·은폐, 증거인멸 행위를 했다"며 "이날 저녁 (박근혜 후보에게 불리한) 대선 후보 TV토론 결과는 중간수사결과 발표로 덮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은 이튿날 국정원 회의에서 '박빙 열세가 박빙 우세로 전환됐다, 고생했다'는 격려발언을 했다"며 "(이성한 청장은) 너무나도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김용판 전 청장과 같은 시간대에 경찰에 근무했다, 전혀 그런 일이 없었다는 김 전 청장의 말을 믿고 있나, 재판 결과를 기다려야 하느냐"고 따져물었다. 이성한 청장은 쉽게 대답을 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 진 의원은 27일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지난해 12월 16일 국정원과 경찰, 그리고 새누리당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핵심"이라며 "원 전 원장의 발언은 그동안 우리가 제기했던 의혹을 뒷받침하는 결정적인 증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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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선미 민주당 의원이 26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현락 경찰청 수사국장에게 국정원 사건 개입여부를 추궁하며 질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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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19일 이후 경찰청에 지속적으로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에 대한 내부 감찰을 요구했다. 하지만 (경찰청은) 혐의를 찾을 수 없어서 내부 감찰할 이유가 없다고 제게 보고했다. 부끄럽지 않습니까? 부하경찰들에게, 뒤에 계신 분들에게, 일선 경찰들에게."

진 의원은 김용판 전 서울청장의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한 수사 은폐·축소 혐의를 찾아내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질타했다. 김 전 청장은 검찰로부터 형법상 직권남용과 공직선거법·경찰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붉게 상기된 이성한 청장은 입을 떼지 못했다.

이날 민주당 의원들은 경찰청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특히, 당시 서울청 수사부장으로서 김용판 전 청장과 함께 손발을 맞췄던 최현락 현 경찰청 수사국장은 큰 질타를 받았다. 민주당 의원들의 날카로운 질의에 최 국장은 진땀을 흘렸다.

이날 질의에 앞서 최현락 국장이 이성한 청장 대신 보고에 나서자, 민주당 의원들이 강하게 항의해 현안보고가 중단되는 소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결국 권기선 경찰청 기획조정관이 대신 보고해, 현안 질의는 진행됐다. 김현 민주당 의원은 이성한 청장에게 "최현락 국장이 보고하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국회를 모독한 부분에 대해 강하게 항의한다"고 말했다.

'발뺌' 최현락 수사국장... 김현 "영혼 없는 공무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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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최현락 경찰청 수사국장이 국정원 사건과 관련, 경찰 고위층의 축소·은폐 지시가 있었느냐는 야당 의원들의 추궁에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오른쪽은 이성한 경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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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질의에 나선 김현 의원은 최현락 국장을 강하게 몰아붙였다. 김 의원은 "김용판 전 청장과의 회의에서 김 전 청장이 시켜서 (수사 은폐·축소를) 했나, 본인이 판단한 것인가"라며 '돌직구'를 날렸다. 최 국장은 답을 하지 않았다. "김 전 청장이 지시했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사이버수사대로부터 댓글이 발견됐다는 것을 보고받았느냐"는 김 의원의 질문에 최 국장은 "2~3건이 발견됐다고 보고받았지만, 문재인 후보 비방이나 박근혜 후보 지지 글이 아니었다"고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이 "찬반 표시하면 국정원법 위반인 것을 알았나?"라고 묻자, "수서경찰서에서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했다"고 답을 피했다.

김 의원이 "도대체 (서울청) 수사부장으로서 뭐했나? 김용판 전 청장의 직속 부하였는데 아무 판단 없이 회의에 참석하라는 지시에 따르고, 댓글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수사관들의 판단을 '오케이' 한 것인가"라며 "영혼 없는 공무원이냐"고 지적했다. 또한 "수사부장이 사인해주는 자리인가", "위증을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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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 민주당 의원이 26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정원 사건 관련 경찰청의 증거분석결과 축소·은폐 모의 정황을 들이대며 최현락 경찰청 수사국장을 집중추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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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원들은 사이버수사대 증거분석팀장 박아무개 경감의 증거인멸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이해찬 의원은 이성한 청장에게 "공문서를 무단으로 파기하면 7년 이하 징역을 받는다, 박 경감을 왜 처벌하지 않나"고 묻자, "검찰 수사를 기다려봐야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김현 의원은 "왜 증거인멸 증거를 부인하느냐"고 질타했다.

새누리당은 경찰 대변... "수사 중인 사건이라 답변 못해"

반면, 새누리당 의원들은 경찰을 두둔했다. 윤재옥 새누리당 의원은 "국정조사가 협의돼서 진행 중이고, 수사 중인 사건이기 때문에 경찰이 국회에서 답변할 수 있는 게 있고 없는 게 있다"며 "현안 질의가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실익이 있다기보다 오히려 국민들의 의혹을 해소하는 데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승우 새누리당 의원은 민주당이 국정원 직원에게 고위직을 약속했다는 주장을 했다. 그는 "국정원 전현직 간부가 민주당에게 어떤 대가를 바라고 기밀을 팔아넘기는 과정을 절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성한 청장은 "공직을 맡고 있으면서 관리하는 정보를 출세에 활용하는 것은 큰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후 진선미 의원이 이 청장의 발언을 비판했다. 진 의원은 "매관매직을 보도한 언론은 스스로 오보라고 했고, 검찰이나 국정원 직원 김아무개씨 역시 부인하고 있다"며 "어떻게 그렇게 대답을 잘하십니까"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