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놔둬도 문제 없는데.. '갑상선암' 의사들의 자아비판. 과잉진료, 갑상선암만의 문제 아니다

道雨 2014. 3. 20. 09:49

 

 

 

놔둬도 문제 없는데.. '갑상선암' 의사들의 자아비판

 

 

직장인 박모(42)씨는 2년 전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다. 건강검진 때 의사 권유로 갑상선 검사를 추가했더니 0.5㎜의 아주 작은 혹이 발견됐다. 증상은 전혀 없었다.

그렇게 작다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다, 그래도 몸에 암세포를 두고 살 수는 없다는 생각에 곧바로 갑상선 제거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박씨는 "수술 후 피로감과 두통 등 후유증이 매일 반복된다"고 토로하고 있다.

 

 

국립암센터 자료와 관련 논문을 종합하면, 1986년 인구 10만명당 남녀 각각 0.8명과 3.9명이던 갑상선암 발병률은 2011년 인구 10만명당 81명으로 30배 정도 늘었다. 세계 평균의 10배가 넘는다. 영국보다는 무려 17.5배 많다. 대부분은 박씨처럼 아무 증상이 없는 데도 의사 권유로 검진했다가 갑상선암 판정을 받은 경우다.

 

세계에서 유독 한국만 갑상선암 환자가 비정상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의학적으론 도저히 설명되지 않는 현상이라고 말한다.

이는 2000년대 이후 대형병원들이 고가의 초음파 진단기를 경쟁적으로 도입한 상황과 무관치 않다. 투자비를 회수하려 갑상선 초음파 검사가 빈번하게 이뤄지다보니 갑상선암 발병률이 급증한 것이다.

2000년 이후 국내 갑상선암 연평균 증가율은 무려 23.7%. 전체 암 평균 증가율(3.6%)의 7배나 된다.

이런 기형적인 상황을 보다 못해 암 전문의들이 "득보다 해가 많은 갑상선암 검진을 즉각 중단하라"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서홍관(국립암센터) 안형식(고려대) 이재호(가톨릭대) 교수 등 암 전문의 8명은 '갑상선암 과다 진단 저지를 위한 의사연대'를 구성하고 18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안형식 교수는 "굳이 발견할 필요가 없는 갑상선의 암세포를 찾으려고 증상도 없는 사람에게 초음파 검사를 권하는 건 정상적인 의료행위로 볼 수 없다"며 "정부가 나서서 무분별한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중단시키고 상업화된 건강검진 체계를 개편하라"고 촉구했다.

암은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는 게 상식이지만, 갑상선암만은 그렇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쓸데없는 조기 검진이 불필요한 수술과 후유증을 양산해 환자들의 삶의 질을 해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갑상선암 환자 10명 중 9명은 수술을 받고 있다. 일단 수술하면 평생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안고 살아야 한다.

갑상선을 제거하면 신진대사와 체온조절 등을 담당하는 기관이 사라져, 적절한 호르몬 분비를 위해 매일 호르몬제를 먹어야 한다. 한동안 힘든 운동을 피해야 하는 등 생활에 제약도 많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 따르면 수술환자 중 7.3%는 부갑상선기능저하증이나 성대마비 같은 후유증에 시달린다. 호르몬제 부작용을 일으키는 경우도 6%나 됐다.

의료비 낭비 역시 심각하다. 건강보험이 지불하는 갑상선암 진료비는 2008년 1200억원에서 2012년 2600억원으로 2배 넘게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2012년 갑상선암 수술 4만건 대부분이 '불필요한' 수술이라고 판단한다. 수술비 낭비만 860억원이다.

게다가 갑상선암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0.5∼0.7명으로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조기 진단과 수술이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 예방서비스위원회(USPSTF)는 이미 1996년 갑상선암에 대해 조기 진단 권고 'D' 등급 판정을 내렸다. 굳이 발견할 필요가 없는 암이란 뜻이다.

 

국내 국가암정보센터도 '증상이 없는 갑상선암'의 검진(촉진, 초음파)은 권장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주요 대형병원은 대부분 갑상선암 초음파 검진을 시행한다. 일종의 '불안 마케팅'인 셈이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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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잉진료, 갑상선암만의 문제 아니다

 

 

주변에 왜 이리도 갑상선암에 걸린 사람이 많은지 그 수수께끼가 풀리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 갑상선암 환자는 지난 30년 동안 30배나 늘었고, 2011년 기준으로 국내 갑상선암 발생률은 세계 평균의 10배나 된다. 세계 의학사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다.

 

그런데 그 이유를 8명의 의사가 밝히고 나섰다. 의료기관이 검진센터의 수익을 노리고 치료가 불필요한 갑상선암 환자를 만들어낸 결과라는 것이다.

자신의 직업적 이해와 상충하고 병원에서 입지를 줄일 터인데도, 용기있는 발언을 해준 의사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과잉진료가 갑상선암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척추 수술 환자의 경우도 1999년 1만5000명 정도 하던 것이 2010년 10만368명으로 10년 남짓한 사이에 6배 넘게 증가했다. 척추질환이 마치 유행성 독감처럼 번진 것이다.

내성을 키우는 항생제와 주사제 남발은 많이 알려진 얘기다. 제왕절개 분만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단순 타박상 환자에게 자기공명영상장치(MRI) 촬영을 권유하는 것도 다반사다.

 

 

모두 돈벌이 때문이다.

대부분의 병원, 심지어 지방의료원이나 국립대학병원에서도 ‘매출’을 늘리는 의사에게 일정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의사들로서는 환자를 그냥 돌려보내는 것보다 검사라도 하나 더 받게 하는 게 병원 매출에도 도움이 되고, 자신의 인센티브도 올리는 길이 된다.

 

 

문제는 이들이 돈만 강탈해 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갑상선암의 경우 불필요한 진단으로 암 환자가 되면, 갑상선을 제거하는 수술과 방사선 치료를 받고, 이후 평생 갑상선 호르몬을 먹어야 하는 일이 벌어진다. 혈압 강하제나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약은 생명을 단축할 위험도 높일 수 있다. 심지어 합성 비타민이 폐암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의료가 돈벌이로 전락하고 있는 길목에서 환자의 건강과 의사의 이해관계가 불길한 길항관계에 놓이게 된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최근 ‘의료 영리화’를 밀어붙이고 있다. 의료 영리화 정책은 돈 가진 사람들이 병원에 투자를 해 환자를 대상으로 무제한의 돈벌이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과잉진료가 더욱 남발될 건 불을 보듯 뻔하다.

 

 

정부는 우선 의료 영리화 정책을 포기해야 한다.

의료의 공공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기본 설계도를 다시 짜야 한다.

당장 시급한 건 과잉진료를 일삼는 병원에 대한 철저한 감시다. 명백한 과잉진료 행위를 남발하면서도 개선의 노력이 없는 의료기관에는 건강보험 급여 삭감 등 강력한 조처를 취해야 한다. 때로는 병원 인증도 취소해야 한다.

 


[ 2014. 3. 20  한겨레 사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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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들 문제제기 서로 꺼려"

갑상선암 생존률 같아

 

 

[CBS 시사자키 제작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3월 20일 (목) 오후 6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서홍관 (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 정관용 > 한국인 사망 원인 1위는 암입니다. 암 가운데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이 갑상선암입니다. 지난 2007년부터 1등으로 올라섰는데, 그런데 많아도 너무 많답니다. 세계 평균에 비해서 10배 이상이다. 그래서 의사들이 나섰네요. 이게 과잉진단 때문이다, 이런 얘기입니다. 갑상선암 과다진단 저지를 위한 의사연대가 양심선언 비슷한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서홍관 박사를 연결해 봅니다. 서 박사님 안녕하세요.



↑ 자료사진 (사진 = 이미지비트 제공)

◆ 서홍관 >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 갑상선암 발병률 국제 비교를 좀 해 주시겠어요? 국제 평균에 비해서 우리가 10배 이상 높은 게 맞습니까?

◆ 서홍관 > 네, 그렇죠. 그래서 우리가 갑상선암이 지나치게 많은 거고요. 전세계에서 갑상선암이 가장 많은 암, 가장 흔한 암이 갑상선암인 국가는 우리나라밖에 없는 거고요. 지난 25년 동안에 남녀 모두 30배 정도 증가를 했는데 이것은 다른 나라하고는 정말 비교할 수 없는 증가 속도라는 것이죠. 그런데 다른 원인, 그러니까 방사능 노출이라든지 이런 원인들이 있었다면 그것 때문에 그랬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런 근거가 전혀 없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것은 너무 지나친 과다진단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 정관용 > 세계 평균에 비해서 10배 이상 많다, 맞는 말이죠?

◆ 서홍관 > 네, 맞는 말입니다.

◇ 정관용 > 25년 사이에 30배나 늘어났다, 그런데 25년 사이에 우리나라 환경이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그런 얘기죠?

◆ 서홍관 > 그렇죠.

◇ 정관용 > 그러면 암이라는 건 조기진단이 필수적이다, 이런 얘기를 하기는 했었잖아요.

◆ 서홍관 > 그렇죠. 그런데 조기진단을 통해서 이익을 보는 암들이 있고, 이익이 별로 들지 않는 암들이 있어요.

그런데 경과가 너무 나쁜 암도 별로 조기진단이 큰 도움이 안 됩니다. 왜냐하면 조기진단을 해도 사망을 하게 되고, 조기진단을 안 해도 사망을 할 경우에 그런 경우에는 별로 큰 도움이 안 되는 경우고요. 다만 또 갑상선암처럼 경과가 아주 좋아서 갑상선암을 조기진단 한 사람과 안 한 사람이 큰 차이가 없다면, 그것은 갑상선암의 조기진단을 굳이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죠.

그런데 갑상선암은 그런 경과가 좋은 암이고, 또 놀랍게도 갑상선암에 걸린 사람들이,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 자기도 걸렸지만 그걸 모르고 지내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죠.

◇ 정관용 > 있겠죠.

◆ 서홍관 >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갑상선암 때문에 사망하지 않고 그냥 평생 동안 잘 지낼 수 있는, 다른 병으로 사망할 때까지 건강하게 지내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는 그런 자료들이 있습니다.

◇ 정관용 > 갑상선암의 사망률은 몇 %쯤 됩니까?

◆ 서홍관 > 그러니까 갑상선암을 우리가 상대생존율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냐 하면 80세 된 사람이 위암에 걸렸다. 그러면 다른 사람도 80세 된 사람의 일부는 사망을 하지 않습니까?

◇ 정관용 > 그렇죠.

◆ 서홍관 > 그래서 위암에 안 걸린 사람과 걸린 사람이 그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 생존율이. 그걸 비교를 하는 겁니다. 그래서 상대생존율이라고 개념을 가지고 설명을 하게 되는데, 갑상선암의 경우에는 상대생존율이 100.0으로 나왔어요. 그게 무슨 말이냐 하면, 갑상선암을 가진 사람과 안 가진 사람이 생존율이 똑같다는 겁니다.

◇ 정관용 > 그래요?

◆ 서홍관 > 네, 그렇습니다. 그런 데이터가 나왔기 때문에. 물론 그렇다고 해서 약간 오해가 있으면 안 되는 대목은 갑상선암 중에서도 그러나 일부는 갑자기 빠르게 진행되는 암이 있어요. 그런데 그 비율이 굉장히 낮죠. 그래서 갑상선암 때문에 사망하는 사람이 일부 있는데 대단히 적다는 거죠. 그 부분은 오해가 있으면 안 되겠습니다.

◇ 정관용 > 그러니까 갑상선암이 이것도 처음에는 작겠죠, 크기가?

◆ 서홍관 > 네, 그렇죠.

◇ 정관용 > 그런데 이게 잘 안 커진다, 이런 얘기로군요, 쉽게 말하면?

◆ 서홍관 > 잘 커지지 않고 약간 커지더라도 그 암이 진행이 빠르게 되지 않고 있고, 이게 그 사람을 사망할 정도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이죠. 모든 경우가 그렇다는 거는 물론 아니고요. 소수에서는 말썽이 있습니다.

◇ 정관용 > 상대적으로 다른 암에 비해서는 굉장히 착한 암이다, 이 말이군요?

◆ 서홍관 > 그렇죠. 그렇게 생각하시면 되고, 치료를 안 할 수 있는 암이라는 겁니다.

◇ 정관용 > 치료 안 해도 생존확률이 가장 높은 그런 암이다?

◆ 서홍관 > 그렇죠. 일부에서 그렇다는 거죠.

◇ 정관용 > 그런데 25년 사이에 갑자기 30배나 빠르게 증가한 데는 무슨 원인이 따로 있습니까?

◆ 서홍관 > 그러니까 다른 원인으로 설명은 안 되는데 결국은 검진을 많이 하게 된 것 때문에 이렇게 된 거예요.

그래서 갑상선암을 진단하려면 갑상선 초음파를 하게 되고, 초음파에서 뭔가 결절이 있으면 그걸 세포검사를 해서 암을 찾게 되는데, 최근에 초음파가 워낙 널리 보급되고 하다 보니까 이 과정이 우리한테 굉장히 쉬워졌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과도한 진료행위가 발생한 거죠.

그렇게 해서 많은 사람들이 발생하게 됐고. 특히 사보험이 많아지면서 암보험들이 있잖아요. 그런 것들이 하면서 갑상선암이 발병되면 보상을 해 주게 돼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그 사보험에 든 사람들 입장에서 갑상선암이 없어도 좋고 있으면 보상을 받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나도 한번 검사를 해 보자, 이렇게 잘못된 지나친 진료행위가 벌어진 겁니다.

그래서 갑상선암이 급증하게 됐는데 그게 이득이냐, 손실이냐를 우리가 계산을 해야 되는 거죠. 그런데 갑상선암을 찾아서 아주 작은 것들을 찾아서 수술들을 하고 있는데, 그렇게 할 경우에 말하자면 생존 향상에는 크게 도움이 안 되면서 그 사람이 수술을 받게 되고, 또 수술을 받게 되면 갑상선을 떼어내기 때문에 결국은 평생 동안 30년, 40년 동안 갑상선기능 저하증 환자가 돼요.

◇ 정관용 > 아이고.

◆ 서홍관 > 그래서 30년, 40년을 약을 먹어야 됩니다. 그렇게 해서 어떻게 보면 갑상선암의 경과가 좋은 사람들은 어떻게 보면 그냥 나뒀으면 평생 모르고 평생 잘 지냈을 사람이 환자가 되고 평생 약을 먹어야 된다는 거죠.

◇ 정관용 > 그런데 우선 첫 번째 궁금한 게 말이죠. 초음파 검사기계가 보편화된 거하고 관련이 있다고 말씀하셨잖아요?

◆ 서홍관 > 네.

◇ 정관용 > 그런데 의료선진국들은 우리보다 더 빨리 초음파 검사기계가 보편화됐을 거 아닙니까?

◆ 서홍관 > 우리나라도 그런데 초음파 기계가 많이 보급된 나라이기도 합니다.

◇ 정관용 > 어쨌든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보급됐다손 치더라도 그들 나라보다 우리나라가 10배씩 많다 그러면 그 나라들에서는 초음파 검사를 안 하나요?

◆ 서홍관 > 그러니까 중요한 것은 제가 꼭 강조하고 싶은 것은 무증상인 경우, 그러니까 갑상선의 결절이 만져지거나 보이지 않는 사람들은 검사할 필요가 없다는 거죠. 그래서 외국에서는 갑상선의 덩어리가 만져지지도 않고 보이지도 않은데 이렇게 갑상선 초음파를 하는 일이 별로 없습니다.

◇ 정관용 > 알겠습니다.

◆ 서홍관 > 그런데 우리는 지금 그걸 하고 있는 거죠. 아무 것도 안 만져져도 검사를 하는 거예요. 그게 잘못됐다는 거예요. 그래서 일부에서 갑상선이 만져지거나 덩어리가 만져지면 그건 당연히 검사를 해야 됩니다.

◇ 정관용 > 알겠습니다.

◆ 서홍관 > 그런데 무증상인 경우에 할 필요가 없다는 걸 저는 강조하고 싶은 것이죠.

◇ 정관용 > 그러니까 갑상선암의 특징을 정확하게 알면, 모든 의사들은 작은 갑상선의 이상 같은 것은 찾으려고도 안 해야 되는데 우리는 일부러 찾는다 이거죠?

◆ 서홍관 > 그렇죠. 환자들도 그것을 원하기도 하고요.

◇ 정관용 > 암 보험 같은 것 때문에.

◆ 서홍관 > 그런 것들이 벌어지는 거죠. 자꾸 가속화되는 겁니다. 그리고 최근에 자꾸 갑상선암 환자가 있다고 하니까 그러면 나도 검사해야지, 이렇게 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이게 자꾸 가속화되는 겁니다.

◇ 정관용 > 이렇게 되면 사실 불필요한 의료비가 많이 지출되는 거고. 검사비, 수술비 등등 말이죠.

◆ 서홍관 > 그렇죠. 그리고 평생 약 먹어야 되고요.

◇ 정관용 > 약 먹어야 되고. 후유증만 훨씬 더 큰 거네요?

◆ 서홍관 > 그렇죠. 그래서 전세계에서 말이죠. 갑상선암의 무증상인 사람들한테 이런 갑상선암 조기검진을 권하는 국가가 한 국가도 없습니다.

사실 우리나라도 권하지 않아요. 우리나라도 국가 암 검진 가이드라인이라는 게 있는데 거기에 갑상선암 검진하라고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그냥 그런 가이드라인과 관계없이 사람들이 하고 있는 거죠.

◇ 정관용 > 결국은 일단 병원의 책임 아닙니까? 수익 추구하는 병원 책임 아니에요?

◆ 서홍관 > 아, 네. 그 부분에 서로 의견들이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환자분들은 병원에 갔더니 검사를 해 보라고 했다고 말하고, 의사들은 환자들이 자꾸 불안해서 검사를 원하니까 한다, 이렇게 서로들 말하고 있는데요.

◇ 정관용 > 그래요?

◆ 서홍관 > 어쨌든 이 검사는요. 갑상선 초음파 검사라든지 갑상선 조기진단은 누구나 좋아하는 거예요. 그 검사를 받은 사람도 하고 싶어 하고, 의료진도 손해 볼 게 없는 그런 방식입니다. 그런데 국가적으로 볼 때 말하자면 전문가 입장에서 볼 때 정말 불필요한 일이 너무 많이 낭비되고 있는 일이라고 볼 수 있는 거죠.

그런데 검사를 받은 개인은 싫어하지를 않아요. 갑상선암 검사해서 정상이 나와도 좋아하고요. 암이 나오면 내가 조기에 잘 찾았다. 이렇게 생각하는 거죠.

◇ 정관용 > 그런데 그게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닙니까? 검사 받은 분들이 잘못 알고 그걸 좋아하는 거 아니에요?

◆ 서홍관 > 그럴 수 있죠. 그래서 사실은 저희들이 국민들에게 이런 정보를 알려야 되겠다라는 책임감을 가지고 말을 하게 된 거죠.

◇ 정관용 > 이게 혹시 갑상선암 말고 다른 암에는 이런 과잉진단 이런 거 없습니까?

◆ 서홍관 > 다른 암 같은 경우에는요. 결국 경과가 좋은 암이 문제가 되는데 전립선암이 약간 거기에 해당이 됩니다. 그래서 전립선암도 경과가 좋은 암이에요. 갑상선보다는 좀 나쁘지만. 그래서 전립선암도 혈액으로 PSE라고 해서 검사하는 게 있는데 이런 것들을 아무 증상도 없는 사람한테 무분별하게 검사하는 것들은 어느 나라도 권하지 않고 있어요. 그렇게 하는 것은 불필요하다. 그런데 그런 것들도 어딘가에서는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 이런 게 사실은 하루 이틀 된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데 왜 이제야 공개적으로 얘기가 나오나요?

◆ 서홍관 > 그러니까요. (웃음) 그런 부분에 있어서, 그러니까 이런 문제제기를 서로들 꺼리는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는 정말 국민들이 이런 정보를 좀 정확하게 알았으면 좋겠다는 거죠. 그래서 제가 가까운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하면 다들 놀라는 거예요. 갑상선암이 그런 측면이 있다는 거를 자기들은 처음 알았다. 그런 얘기를 왜 안 해 주느냐. 그래서 우리도 정말 빨리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야 되겠다는 어떤 책임감을 느끼게 된 것이죠.

◇ 정관용 > 암이라고 해서 무조건 다 똑같은 암이 아니다. 조기진단이라고 해서 무조건 다 좋은 게 아니다. 그렇죠?

◆ 서홍관 > 네.

◇ 정관용 > 여기에서는 의사분들과 병원의 윤리성을 문제제기 안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 서홍관 > 네.

◇ 정관용 > 답변 안 하시겠습니까?

◆ 서홍관 > (웃음) 그러니까... 그런데 의사분들은 또 갑상선암을 치료하는 의사나 이런 분들은 암이 있는데 그것을 치료 안 할 수는 없다는 거고요. 그런 측면이 있고 어쨌든 그런 여러 가지 입장들이 조금씩 다른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 아니, 치료 안 하고 있어도 생존율이 사실 상대생존율이 똑같다는데 굳이 그걸 치료한 의사분들이 문제 아닙니까?

◆ 서홍관 > 그런데요. 제가 계속 강조하는 것은 조기진단을 하지 말라는 거지, 그러니까 무증상인 경우에 진단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게 그 강조점이고, 그 암이 이미 발생이 된 뒤에는, 그 뒤에는 또 문제가 달라집니다.

암이 있는데 그것을 혹시 괜찮을 수도 있다 하더라도 괜찮을 확률이 90%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그냥 치료 안 하고 가는 것 자체는 엄청난 고통이에요. 그래서 치료를 안 하기는 대단히 어렵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그런 경우에는 결국은 만약에 갑상선암이 진단이 되면 그런 경우에는 결국 전문가하고 상의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 정관용 > 알겠습니다.

◆ 서홍관 > 전짜 안전한지 아닌지는 판단을 같이 해 봐야죠. 정보를 얻어서요.

◇ 정관용 > 그러니까 과잉수술, 이런 이름을 붙이지 않고, 갑상선암 과다진단 저지를 위한 의사연대를 만드셨군요.

◆ 서홍관 > 그렇죠. 진단이 중요한 겁니다, 과다진단이 중요한 거고요.

◇ 정관용 > 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서홍관 > 감사합니다.

◇ 정관용 > 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서홍관 박사였습니다.

jcn200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