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관련

"국정원, 전문가 '세월호 인터뷰 통제' 의혹"

道雨 2014. 4. 22. 14:11

 

 

 

  "국정원, 전문가 '세월호 인터뷰 통제' 의혹"

<노컷> "대학교수들, 21일부터 약속한듯 입 다물어"

 

 

세월호 참사로 박근혜 정부의 재난관리 대응의 민낯이 드러난 가운데, 국가정보원이 정부의 부실한 대응을 지적해온 전문가들에 대해 '인터뷰 통제'를 하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다.

22일 CBS <노컷뉴스>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후 정부의 부실하고도 허술한 재난 대응 실체가 드러난 데에는 관련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문제제기가 한 몫을 해, 구조에서의 골든타임 실기와 주먹구구식 인력운용, 장비의 후진성 등 민감한 문제들이 대학 교수들의 입을 통해 나왔다.

그러나 사고 발생 6일째로 접어든 21일부터는 이들이 약속이나 한 듯이 입을 닫고 있다.

한국해양대학교와 함께 국내 양대 해양대로 불리고 있는 목포해양대에 기자가 전화를 했더니 조교가 교수들의 입장을 대신 전했다.

그는 "선생님들이 인터뷰를 피하고 계시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이유가 뭐냐는 기자의 이어진 질문에 대해 그는 "상황이 그렇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서울대도 마찬가지였다. 조선해양공학과 관계자는 "저희과 교수님들이 인터뷰 안하시겠다고 한다. 저는 그렇게만 전달 받았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목포대 해양시스템공학과 조교도 "교수님들이 인터뷰를 모두 거절하시고 계신다"고 전했다.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별로 하고 싶지 않아서라고…"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동안 언론 인터뷰에 활발히 참여했던 교수들이 이렇게 한 날 한 시에 입을 닫은 배경에 대해 A 교수에게 물어봤더니, 정부가 통제에 나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곳 저곳에서 압력이 들어온다. 주로 정보 부처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정보 부처라고 표현했지만 맥락상 국정원으로 해석된다.

그는 "조금이라도 안 좋은 말이 나가면 그걸 누가 말했는지 찾아낸다"고 했다. "찾아낸다"는 말은 국정원의 정보활동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자신도 여러 차례 당했다며 "학교에 어떤 식으로든 찔러서 압력을 넣는다"고 귀뜸하기도 했다.

<노컷뉴스>는 "군사정권 시절에서나 있었던 보도통제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얘기"라며 "민주화를 겪으며 용도폐기됐던 그 녹슨 칼로 세월호 사건에 대한 국민적 공분을 싹둑 자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라고 경고했다.

보도를 접한 전우용 역사학자는 트위터를 통해 "국정원이 해난 구조 전문가 교수들의 방송 인터뷰를 통제한다는 저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 정부가 총력을 다해 구조하려는 대상이 배에 갇힌 학생들이라고만은 할 수 없을 것 같군요"라고 힐난했다.

 

최병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