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갑상선암 10~20%는 더이상 암 아니다. 갑상선암 과잉진료 해소 계기돼야

道雨 2016. 4. 18. 11:56

 

 

 

갑상선암 10~20%는 더이상 암 아니다

 

 

 

갑상선암 과잉진료 논란 재점화

미국 갑상선암 관련 위원회 발표
“다른 조직에 전이·침범없어” 이유
유두암 일부 ‘암→종양’ 명칭 변경
의학계 암병명 개정 이번이 처음

한국, 여환자 비율 세계평균 10배
과잉진료 반대 의사들 “타당한 결정”

 

 

 

미국에서 전체 갑상선암 가운데 10~20%를 차지하는 갑상선암의 한 종류를 암 분류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관련 위원회의 결정이 나왔다. 이 종류는 다른 조직으로 전이되지 않기 때문에 양성 종양처럼 위해를 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2년여 전부터 갑상선암 진단이 불필요하게 많이 내려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는데, 미국에서의 이번 결정에 따라 국내

 과다진단 논란도 다시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 “갑상선암 일부는 암 분류에서 제외” 

 

17일 국내 갑상선암 관련 학회와 관련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하면, 미국의 갑상선암 관련 위원회가 지난 14일(현지시각) 암 분야의 세계적인 논문집인 <미국의학협회종양학>을 통해 “갑상선암 가운데 상대적으로 예후가 좋아 생존율이 높았던 유두암의 한 종류인 ‘여포성 변형이 있는 유두암’을 ‘여포 모양의 비침습적인 갑상선 종양’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의학계에서 암으로 부르던 병명을 암이 아닌 것으로 개정한 첫 사례다.

이 위원회는 미국 피츠버그 의대가 미국 국립암연구소의 의뢰를 받아 국제적으로 저명한 병리학자와 갑상선 분야 전문가 수십명으로 구성했다.

위원회는 ‘여포성 변형이 있는 유두암’에 있는 세포가 암세포처럼 보이지만, 갑상선 주변이나 다른 조직으로 전이되거나 침범하지 않아, 일반적인 암과 같은 위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전이되지 않는 이유는 암세포처럼 보이는 세포들이 갑상선 안에 있는 섬유조직 형태의 막으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이다.

위원회는 “이런 종류의 갑상선암환자도 그동안 불필요하게 갑상선 전체나 부분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 평생 갑상선 호르몬제를 먹어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며, “일단 ‘암’이라고 진단하면 환자들의 심리적, 재정적 부담과 함께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빠지기 때문에, 암이라는 말을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위원회는 “미국에서 한 해 갑상선암으로 진단받는 환자 6만5천명 가운데 약 1만명이 이번 병명 재분류에 해당될 것으로 보인다”며 “갑상선암 치료비가 2013년 한 해 16억달러로 추계돼, 이번 병명 재분류로 수술비 등 관련 비용이 크게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에서는 갑상선암에 이어 유방암이나 전립선암의 일부도 암이라는 분류에서 제외돼야 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 세계 평균 10배…국내 과다진단 논란에도 영향?

 

국가암통계자료를 보면 국내 갑상선암 환자 수는 1999년 3325명에서 2013년에는 4만2541명으로 15년 사이 12.8배가 됐다. 그사이 전체 암 환자 수는 10만1천여명에서 22만5천명으로 2.2배로 늘어났을 뿐이다.

갑상선암은 2009년부터 줄곧 암 발생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국내 갑상선암 환자 가운데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80%에 이를 정도로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다.

국제암연구소의 자료를 보면, 여성의 경우 우리나라의 인구 10만명당 갑상선암 환자 수는 이미 2008년 기준 세계 평균의 10배나 된다.

국내에서는 체르노빌이나 일본의 후쿠시마처럼 원자력발전소의 폭발과 같이 갑상선암 발생을 대폭 늘릴 만한 사건이 없었기 때문에, 갑상선암의 과다진단이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다른 나라에 견줘 검사 비용이 낮고 설치 대수 역시 많은 탓에 초음파검사를 쉽게 받을 수 있어, 생명이나 건강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 것까지도 모두 발견한 탓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갑상선암의 경우 인구 10만명당 사망률이 1명 이하이며, 5년 이상 상대생존율은 2009~2013년 기준 100%를 넘기고 있어, 갑상선암의 상당수가 암이라는 명칭이 부적합하다는 지적도 나온 바 있다.

2014년 3월에는 예방의학 전문의와 종양학 전문의 등이 모인 ‘갑상선암 과다진단 저지를 위한 의사연대’(이하 의사연대)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의사연대 쪽은 이번 결정에 대해 “의학적으로 타당한 결정이며, 국내에 적용된다면 미국과 비슷하게 갑상선암 환자의 10~20%는 암 환자 분류에서 제외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갑상선암 수술을 하는 의사들은 실제로 임상에 적용되더라도 그동안의 갑상선암 진단 및 치료 과정에는 별다른 영향을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정기욱 대한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 홍보이사는 “이번에 문제된 종류는 크기가 매우 크거나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예후가 좋아 이번 결정은 바람직해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환자의 암이 이 종류인지 확인하려면 조직검사를 해야 하는데, 조직검사와 제거수술은 동시에 이루어지는 경우가 일반적이었고, 앞으로도 큰 변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의사연대 쪽의 이용식 건국대 의대 교수는 “2015년에 나온 미국 갑상선학회 권고안에서도 갑상선에 생긴 1㎝ 이하의 혹(종양)은 조직검사 등 추가적인 검사를 하지 말라고 나온다.

암 여부를 확인하는 데에는 수술보다는 시간을 두고 관찰해보는 것이 환자 입장에서는 훨씬 안전하고 유용한 방법”이라고 반박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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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 과잉진료 해소 계기돼야

 

 

 

그동안 나라 안팎에서 과잉진료 논란을 빚어온 갑상선암 가운데 한 종류에 대해, 권위있는 전문가들로 꾸려진 외국의 한 위원회가 암이 아니라는 판정을 내렸다. 아직 국내에서의 검증 과정은 남아 있지만, 진단과 치료의 적정성을 둘러싼 혼선이 정리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환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미국 피츠버그의대가 국제적으로 유명한 7개 나라의 병리학자와 임상의사 수십명으로 꾸린 위원회는, 그동안 ‘유두 모양 갑상선암 피포성 소포 변형’이라고 불리던 여포성 변형 유두암을 ‘유두 모양 세포핵을 지닌 비침습적 소포 모양의 갑상선 종양’이라고 이름을 바꾸고, 최근 미국의학협회 종양학 학술지에 발표했다. 암에서 제외해 종양으로 분류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갑상선암 발병률은 세계 평균의 10배나 된다. 그만큼 과잉진단이 만연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2014년엔 의사들이 건강검진에서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실제 초음파 검진을 통해 불필요하게 갑상선 제거 수술을 받고 난 뒤, 평생 방사성 요오드 약을 복용해야 하는 등의 경우도 적잖았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는 지난해 7대 암에 대한 검진 권고안을 제시하면서, 갑상선암에 대해서는 목에 혹이 만져지는 등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초음파 검사를 통한 검진을 할 필요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 피츠버그의대는 이번 발표를 통해, 갑상선암 이외에 전립선암이나 유방암에서도 암이 아닌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암과 관련한 과잉진단이 널리 퍼져 있을 가능성을 말해주는 것이어서, 정부 차원의 후속 조처가 절실하다.

보건복지부 등은 암과 관련한 과잉진료를 없애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고, 건강보험 제외에 따른 혼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

 

 

 

 

[ 2016. 4. 18  한겨레 사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