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식약처 "살충제 계란, 인체에 해 가할 정도 독성 없어" 의사협회 안전성 단정 어려워

道雨 2017. 8. 21. 17:11




식약처 "살충제 계란, 인체에 해 가할 정도 독성 없어"




식약처 살충제 5종 위해평가 결과 발표
"피프로닐 오염계란 1~2살짜리가 하루 24개 먹어도 안전"


(청주=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21일 오후 충북 청주시 오송읍 식품의약처안전처에서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오른쪽)과 최성락 식약처 차장이 살충제 검출 계란 유통량 추적조사 및 인체 위해성 평가를 발표하고 있다. cityboy@yna.co.kr




국내산 '살충제 계란'이 인체에 해를 가할 정도의 독성을 함유한 것은 아니라고 식품당국이 발표했다.

산란계에 사용이 금지된 피프로닐에 오염된 계란을 1~2살짜리가 24개, 성인이 평생 매일 2.6개씩 먹어도 건강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최성락 식품의약품안전처 차장은 21일 "국민 중에서 계란을 가장 많이 먹는 상위 2.5%가 살충제 최대 검출 계란을 섭취한다는 최악의 조건을 설정해 실시한 살충제 5종의 위해평가에서 건강에 큰 우려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전국 산란계 농장 전수조사에서 검출된 살충제는 '피프로닐', '비펜트린', '플루페녹수론', '에톡사졸', '피리다벤' 등 5종이다.




현재 우리나라 국민 계란 섭취량은 하루 평균 0.46개(27.5g)이며, 연령대별 극단섭취량은 1~2세는 2.1개(123.4g), 3~6세는 2.2개(130.3g), 20~64세는 3개(181.8g)다.

전수조사 살충제 검출량은 피프로닐(0.0036~0.0763ppm), 비펜트린(0.015~0.272ppm), 에톡사졸(0.01ppm), 플루페녹수론(0.0077~0.028ppm), 피리다벤(0.009ppm)이다.


피프로닐은 계란 극단섭취자가 피프로닐이 최대로 검출(0.0763ppm)된 계란을 섭취했다고 가정하였을 때, 위험 한계값(ARfD:급성독성참고량)의 2.39%~8.54% 수준으로 건강에 해를 끼칠 위험은 거의 없었다.

ARfD는 24시간 이내 또는 1회 섭취해 건강상 해를 끼치지 않는 양을 뜻하는데, 100% 미만일 경우에는 안전한 수준으로 판단한다.



(청주=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21일 오후 충북 청주시 오송읍 식품의약처안전처에서 살충제 검출 계란 위해평가 외부 전문가인 권훈정 한국독성학회 회장이 인체 위해성 평가를 발표하고 있다. cityboy@yna.co.kr



식약처는 "피프로닐은 최대로 오염된 계란을 하루동안 1~2세는 24개, 3~6세는 37개, 성인은 126개까지 먹어도 위해하지 않다"며 "국민이 평생동안 매일 2.6개씩 먹어도 건강에 큰 문제는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비펜트린은 극단섭취자의 경우 ARfD가 최대 7.66%~27.41% 수준이었다. 최대로 오염된 계란을 1~2세는 7개, 3~6세는 11개, 성인은 39개까지 먹어도 위해하지 않은 수준이다.

피리다벤은 극단섭취자 기준 ARfD가 최대 0.05%~0.18% 수준이었다.

에톡사졸과 플루페녹수론은 국내·외에서 급성독성이 낮아 급성독성참고치 설정이 필요하지 않은 살충제로 정해져 있다고 덧붙였다.




식약처는 친환경 인증 농장에서 잔류 허용기준치 이하로 검출된 디클로로디페닐트라클로로에탄(DDT), 클로르페나피르, 테트라코나졸 등 3종에 대해서는 추가로 위해평가를 할 계획이다.

최성락 식약처 차장은 "DDT의 경우에는 지금까지 알려진 자료를 바탕으로 하면 위해우려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식약처는 설명했다.

[제작 최자윤]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withwi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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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협회 "식약처, 살충제 계란 안심할 상황 아니다"

"장기 섭취에 대한 부작용 연구 부족…안전성 단정 짓기 어려워"




의료계가 21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살충제 계란'에 대한 위해성 평가에 공감하면서 세부 내용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장기적으로 섭취한 사례에 대한 연구논문 또는 인체 사례 보고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시점에서 살충제 성분의 일종인 피프로닐에 오염된 계란을 1~2살 영유아는 하루 24개, 성인은 126개까지 먹어도 위험하지 않다고 단정한 식약처 발표는 너무 섣부른 대응이었다는 게 의료계의 분석이다.

대한의사협회는 22일 연합뉴스의 취재에 "전날 식약처 발표대로 살충제 계란이 인체에 심각한 유해를 가할 정도로 독성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안심하고 섭취해도 될 상황은 아니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의협은 살충제 계란을 섭취했을 때 급성 독성 발생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만성 독성에 대해서는 정부가 더욱 철저히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경환 의협 홍보이사는 "살충제가 몸에 해롭다는 점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인데, 정부가 왜 저렇게까지 수치화한 내용을 발표했는지 의문"이라며 "문제가 된 살충제 성분이 시간이 지나면 몸 밖으로 배출되는 것은 맞다. 그렇지만 장기적으로 살충제 계란을 섭취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만큼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이사는 "식약처가 국민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이런 식으로 발표하기보다는, 조금 더 정확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피프로닐을 과다 섭취하면 어지럼증·구토·복통·두통·현기증 등 독성물질오염 증상이 나타나고, 심할 경우 신장 등 인체 내부 장기가 손상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급성 독성은 기존 연구를 참고했을 때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지만, 만성 독성은 아직 동물실험 외 공신력 있는 연구결과가 없는 만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홍윤철 서울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는 "'살충제 계란을 연령대별로 몇 개 이하로 먹어도 괜찮다'는 식의 식약처 발표는 오히려 국민을 혼란스럽게 할 수 있는 만큼 표현상 문제가 있다"며 "동물실험에서 나온 결과는 참고사항으로만 간주해야 지, 인간에게 바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장기 추적 연구결과가 없는 상황에서 적정 계란 섭취량을 설정하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또 살충제 성분이 계란 외 다른 식품군에도 남아있을 수 있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피프로닐, 비펜트린 등은 작물 재배 농약에 쓰일 수 있도록 허용된 상태다.

정상희 호서대 임상병리학과 교수는 "아직 쌀 등 작물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사례가 없으므로 식약처가 다른 식품군은 배제한 상태에서 계란 섭취 기준을 발표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사람이 계란만 먹고 살지는 않는다. 따라서 계란의 살충제 성분 검출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다른 식품군에 대한 유해성 평가도 진행해야 한다"고 전했다.

정 교수는 "또 이번 식약처 발표에는 급성 독성의 경우 연령대별로 구분해 계란 섭취량 기준치를 발표했으나, 만성 독성에 대한 위해도 평가는 연령대별 분석이 빠져 있다"며 "만성 독성에 대한 평가가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여기에 대한 추가적인 발표가 이뤄져야 정확한 위해도 평가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