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비핵화 대가 5개안 미국에 제시했다”
정상회담 실무접촉에서 요구
① 미국 핵 전략자산 한국 철수
② 한·미 전략자산 훈련 중지
③ 재래식·핵무기 공격 포기
④ 평화협정 체결 ⑤ 북·미 수교
주한미군 철수는 주장 안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5월 말 혹은 6월 초’ 정상회담을 앞두고 최근 이뤄진 북-미 간 실무접촉에서, 북한이 비핵화에 상응하는 대가로 5가지 안팎의 ‘군사 위협 해소 및 체제 안전 보장’ 방안을 미국 쪽에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정상회담 논의 상황에 밝은 복수의 소식통은 11일(현지시각) “최근 북-미 접촉에서 북한이 △미국 핵 전략자산 한국에서 철수 △한-미 연합훈련 때 핵 전략자산 전개 중지 △재래식 및 핵무기로 공격하지 않는다는 보장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 △북한과 미국의 수교 등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은 이 자리에서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체제 안전이 보장되면 미군 철수를 요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일각에서는 북한이 체제 보장 방법의 하나로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은 바 있다.
앞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단장으로 한 대북특사단은 김 위원장과 면담한 뒤인 지난달 6일 ‘언론발표문’을 통해 “북쪽은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하였으며,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체제 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명백히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요구할 ‘군사 위협 해소 및 체제 안전 보장 방안’이 초미의 관심사였다.
미국 쪽도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확실하다면 평화협정 체결이나 북-미 수교에 대해 긍정적인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은 과거처럼 실패한 회담은 안 된다는 원칙에 따라, 이른바 ‘북한의 시간 벌기’를 막기 위해 비핵화 시간을 최대한 단축시키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정한 ‘비핵화 시한’과 관련해 한 소식통은 “대략 앞으로 1년 정도로 보면 된다”며 “하지만 협상을 진행하다 보면 기술적 문제 등으로 2년 정도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은 최소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20년 말까지는 비핵화를 완료한다는 목표를 ‘마지노선’으로 설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 정상회담에선 ‘비핵화 시한’ 및 ‘비핵화 및 보상에 대한 기본적 원칙’ 등 두가지 정도만 정하고, 구체적 로드맵은 이후 후속 실무회담을 통해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복수의 소식통은 밝혔다.
정부 고위관계자도 지난 10일 워싱턴 주재 한국 특파원들을 만나 “북-미 회담은 과거 다른 정상회담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과 김 국무위원장이 만나 큰 틀에서 합의를 하고, 구체적인 것은 후속 회담에서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장소 문제를 두고는 여전히 평양과 워싱턴을 놓고 양쪽이 팽팽하게 줄다리기를 계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의 북-미 회담 개최 가능성은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11일(현지시각) 오전 미국 워싱턴에 도착한 정의용 실장은 존 볼턴 신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만나, 이달 27일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 및 5월 말~6월 초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의견 교환 및 조율에 나선다. 지난 9일 취임한 볼턴 안보보좌관과의 소통 채널 확보도 방미 목적으로 보인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미국 워싱턴에서 11일 오후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쪽과 예비 협의를 가졌으며, 12일 오전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협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실장은 남북 정상회담의 3대 의제인 △비핵화 △평화체제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우리 쪽 구상을 설명하고 ,북한의 기류에 대해서도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 북-미 정상회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협상 전략에 대해서도 조언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사이에 잡힐 한-미 정상회담에 관해서도 조율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는 12일 오전 열리는 상원 인준 청문회를 앞두고 백악관을 통해 배포한 머리발언 발췌록에서 “수십년간 우리한테 가해진 위협(북핵 문제)을 해결하는 것보다 국무부에서 (우선순위가) 더 높은 외교적 사안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 재직하면서 과거 북한과의 협상 역사를 읽었다.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자신한다”며 “트럼프 대통령도 협상 테이블에서 대충 넘어가는 사람이 아니며 나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성연철 기자 yyi@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840412.html?_fr=mt1#csidx3fab1b15452bf80b445582256b16f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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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김정은과의 회담 아주 멋질 것"
폼페이오 "북미정상회담서 비핵화 합의 조건 도출할 수 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북미정상회담과 관련, "아주 멋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주지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 나 자신과 김정은 사이의 회담들에 대한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며 북한과의 직접 접촉 사실을 밝히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나는 매우 존중하는 마음으로 (협상장에) 들어갈 것"이라며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중국의 역할에 대해선 "그들은 북한과의 국경에서 우리를 매우 돕고 있다"며 "핵무기를 없애는 것은 그들에게도 좋고 모든 이들에게 좋다. 그들은 우리가 일종의 해결에 다다르는 데 있어서 정말로 훌륭하게 우리를 도와 왔다"고 평가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 지명자도 이날 상원 외교위에서 열린 국무장관 인준청문회에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대통령의 (김정은과의) 회담을 통해서 포괄적인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는 환상의 영향을 받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면서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는 합의 도달이 가능한지를 결정할 조건을 설정할 수 있다"며 '비핵화 합의 조건' 도출을 낙관했다.
그는 이어 "미국과 세계가 너무도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외교적 결과들을 달성하기 위한 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거듭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종전에 북한정권 교체를 주장했던 것과 관련해선, "나는 북한 정권 교체를 옹호한 적이 없다"며 한발 물러섰다.
짐 매티스 국방장관도 이날 국방부 예산안 청문회에 출석해 "다가오는 회담을 비롯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합의된 결의로 이어질 수 있을지 등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신중하게 낙관한다"고 밝히는 등, 트럼프 행정부는 북미정상회담 성공 여건 조성을 위해 한 목소리를 내는 양상이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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