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기간에 PC방 가고 부부모임... '설마'가 감염 키웠다
9일간 34명 '조용한 전파' 예천의 교훈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예천군에 따르면, 40대 여성 일가족 4명의 가족 감염이 지역 내 집단 감염으로 이어지면서, 17일 기준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사람이 94명, 자가 격리자가 340명에 달한다.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방역당국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키지 않아 벌어진 대표적 확산 사례로 보고 있다.
방역당국은 확진자들의 동선을 파악한 결과, 40대 여성의 아들 A 씨(19)가 추가 감염자를 대거 유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사결과 A 씨는 이달 1∼8일 중 이틀을 제외하고 거의 매일 PC방과 음식점을 방문했다. 밀폐된 공간이거나 비말 접촉 가능성이 높아 방역당국이 방문 자제를 권한 대표적 장소다.
10일 확진 판정을 받은 A 씨의 친구 2명도 일주일 중 하루나 이틀을 제외하고 PC방과 주점을 찾았다. 15일 확진된 A 씨의 한 친구는 7일 하루에만 음식점 2곳과 노래방, 오락실을 방문했다.
예천군 관계자는 “폐쇄회로(CC)TV를 살펴본 결과, A 씨와 친구들이 마스크를 턱 밑으로 내리거나 한쪽 귀에 걸치고 있는 등 제대로 쓰지 않은 상태였다”고 전했다.
A 씨의 친구 B 씨(19)는 2차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 첫날인 6일, 여자친구(19)와 드라이브를 하며 데이트를 즐겼다. 이들이 밀폐된 차량에서 보낸 시간은 3시간 40분에 이른다. B 씨와 여자친구는 각각 10일과 11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A 씨의 어머니에게서 감염된 한 여성(50·여)은 지인들을 초대해 부부 동반 모임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확진자(85·여)는 경북 문경시에 사는 친척들과 식사 모임을 가졌다. 모두 정부가 “불요불급한 모임은 자제해 달라”고 한 달째 권고하고 있는 시점이었다. 이들 모임에서 3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이런 일상 속 접촉은 순식간에 대규모 집단 감염으로 이어졌다.
방역당국은 아직 첫 번째 감염자를 찾지 못했다.
어딘가에서 감염 사실을 모른 채 지역사회를 배회하는 또 다른 ‘조용한 전파자’가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는 19일로 예정된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 종료를 앞두고, 예천의 사례를 들며 거리 두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7일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4월 들어 코로나19 감염 확산세가 확연히 줄었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마치 폭풍 전야의 고요함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감염경로 불명 환자나 무증상 환자 등 ‘조용한 전파자’가 계속 늘고 있을 위험성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가 끝나가는 시점에, 그간의 피로감 등을 이유로 방심할 경우, 자칫 다른 지역에서도 집단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 마지막 주말인 이번 주말에도, 모두 방역 수칙을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미지 image@donga.com / 예천=장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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