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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ABC협회 신문부수 부풀리기 확인. 불투명한 신문 유통 드러낸 ‘부수 인증’ 개선해야

道雨 2021. 3. 17. 11:25

불투명한 신문 유통 드러낸 ‘부수 인증’ 개선해야

 

신문사들의 실제 유료부수가 한국에이비시(ABC)협회를 통해 발표하는 수치보다 크게 적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6일 문화체육관광부가 3개 전국일간지 표본 지국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평균 유가율(발송부수 대비 유료부수 비율)은 63%로 협회가 공시한 2019년분 유가율 79~96%와 큰 차이를 보였다. 신문사가 지국에 보내는 신문 10부 중 4부는 구독료를 제대로 다 받지 못하는데도 유료부수인 것처럼 발표한 것이다.

에이비시협회의 인증부수는 정부 광고나 지역신문 지원 등의 근거로 쓰여, 정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수인증 시스템을 포함해 신문 유통시장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일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광고주의 합리적 광고 집행을 돕기 위한 에이비시협회의 부수공사 결과가 정확하지 않다는 것은, 그동안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신문사들은 유리한 인증을 받기 위해 팔리지도 않을 신문을 지국에 밀어내고, 할인판매, 세트판매 등의 방식으로 유가 인증부수를 늘려왔다. 그렇게 해도 남는 신문은 지국에서 폐지상으로 직행하는 장면이 언론 전문매체를 통해 여러차례 보도됐다.

 

신문의 구독률·열독률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유료부수는 몇년째 그대로이다 보니, 기업 광고 담당자들 사이에서는 공시된 부수의 신뢰도가 낮아진 지 오래다.

결국 협회 내부에서 폭로가 나오고, 협회에 대한 검사·감독권을 가진 문체부가 조사에 나선 것이다.

 

인증제도가 신뢰를 잃게 된 데는 구조적인 문제도 있다. 인증을 받는 언론사가 협회 이사회에서 강한 발언권을 행사하고, 협회 운영비도 대부분 분담하다 보니, 유료부수 인정 기준이 차츰 느슨해졌다. 구독료 정가의 50%만 받아도, 무료로 6개월을 보고 구독료를 내도 1부로 인정받았다.

부수 점검을 나가는 표본 지국 선정을 협회에서 한 사람이 단독으로 결정하는 등, 인증 절차도 객관적으로 진행되지 않은 사실이 이번 조사에서 확인됐다.

 

신문의 유료부수 부풀리기는 신뢰를 생명으로 하는 언론사로서 독자와 시민에게 정직하지 못한 일이다. 시민단체와 국회는 신문 부수 부풀리기의 진상 규명과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문체부도 에이비시협회의 지배구조 개선 등을 촉구하며, 3곳 외에 다른 신문사들도 조사할 방침이다.

부수인증 제도의 신뢰성, 객관성, 투명성을 높이는 작업에 <한겨레>를 포함한 모든 신문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 2021. 3. 17  한겨레 사설 ]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987035.html#csidx741a4f709bf95c1828922aa74e67b6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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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ABC협회 신문부수 부풀리기 확인

석달 조사 결과 발표…기관장 경고도
상반기 중 지국 현장조사 규모 확대
권고 미이행시 협회 인증 활용 중단

 

* 더불어민주당 미디어·언론 상생 태스크포스(TF) 소속 위원들이 11일 오전 국회에서 신문 부수 부풀리기 의혹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위원들은 문체부의 부수인증제도 개혁방안 발표와 국가보조금 등 부당 수령에 대한 철저한 조사 및 환수를 촉구했다. 공동취재사진

 

‘신문 부수 부풀리기’ 의혹을 조사한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한국에이비시(ABC)협회에서 발표한 유가율과 실제 유가율 사이의 상당한 차이를 확인했고, 부수공사(인증) 과정 전반의 업무 처리가 불투명했다”며, 한국에이비시협회에 오는 6월까지 전면적인 개선 조처를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문체부는 “(협회가) 권고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협회의 부수인증을) 정부 정책(광고 및 기금 지원)에 활용하는 일을 중단하는 등 추가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부수인증제 혁신 의지를 내비쳤다. 문체부는 또 신문지국 현장조사 규모를 확대해, 상반기까지 현장 실사를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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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는 16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협회 사무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협회는 종이신문과 잡지의 발행·유료 부수를 공식 인증해주는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지난해 11월 협회 내부고발자는 주무관청인 문체부에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부정행위를 조사해달라”며 진정서를 냈다. 이에 문체부는 11월 말부터 3개월 동안 언론·미디어 분야 전문가 등 5명과 함께, 진정서 내용 및 공사업무 전반에 대한 사무검사를 벌였다.

현재 정부광고법·지역신문법 등에선 협회의 부수인증을 받은 매체를 우선해서 선정·지원하도록 명시하고 있어, 사무검사 필요성이 대두했다고 문체부는 밝혔다.

 

문체부는 협회가 제출한 자료 분석은 물론, 지난 1~2월 전국 12개 신문지국 현장점검에 나섰다. 정부가 직접 지국 현장실사를 나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체부가 지국 자료와 인터뷰 등을 통해 조사해보니, 협회가 발표한 성실률(신문사가 보고한 유료부수 대비 실제 유료부수 비율)보다 훨씬 낮은 수치가 나왔다. 문체부가 조사한 12개 지국 3개 신문사 평균 성실률은 55.37%로, 협회가 2020년 발표한 3개 신문사의 지국 성실률 평균 91.90%와 큰 차이를 보였다.

 

성실률은 신문의 최종 유가부수를 도출하는 데 쓰이기 때문에, 유가율(발행부수 대비 유가부수) 또한 협회 발표와 문체부 조사에 따른 추정치가 큰 차이를 보였다.

 

문체부는 이러한 ‘부실공사’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협회 회장에게 ‘부적절한 기관 운영에 대한 기관장 경고’를 내리고, 부수공사 전반에 대한 제도 개선 조치사항 8건을 권고했다. 권고에는 신문사 부수보고 방식, 표본지국 선정 방식, 공사원 배치 방식, 지국 실사 방식 개선 등, 부수공사 과정의 전면적 개선, 협회 회장·이사 선출과 관련한 지배구조 개선까지 포함됐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ABC협회 주먹구구 ‘예견된 부실’…신문 평균 유료부수 최소 30% 거품 가능성

[문체부 사무검사 결과 보니]ABC협회 공사 단계마다 문제 적발일부 신문사 분기별 보고 별도 관리문체부, 6월까지 표본확대 현장조사문화체육관광부가 16일 발표한 한국에이비시(ABC)협회의 사무검사 결과를 보면, ‘신문 부수 부풀리기’는 협회의 부실하고 불투명한 부수 공사(실사) 과정 전반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문체부는 ‘신문사의 협회 부수 보고→협회의 표본지국 선정·통보 및 공사원 배치→표본지국 공사→신문사의 보정자료 인정 및 인증위원회 운영’으로 이어지는 과정 전반에 대해 사무검사를 벌였다. 그 결과 단계마다 문제점이 적발됐다. 문체부가 권고한 사항은 8건이지만, 세부적으로는 17개항에 이른다.예컨대 협회 규정상 모든 신문사는 전체 지국의 월별 부수를 협회에 분기별 보고할 때 방문 또는 우편접수가 원칙이지만, 일부 신문사들은 예외적으로 협회의 관리자에게 전자우편으로 신고하며 별도 관리를 받았다. 또 협회가 전체 지국을 조사할 수 없기에 일부 지국을 뽑아서 실사를 하는데, 표본지국을 뽑는 과정이 실제 무작위로 이뤄지는지 파악할 수 있는 기록은 남아 있지 않았다. 표본지국 선정·교체 모두 직원 1명이 참관인 없이 단독으로 진행했다. 유료부수 증빙 자료는 지국 현장에서 공사원이 확인할 뿐, ‘개인정보 보호’ 명목으로 자료를 제대로 보관하지 않아 사후 검증이 어려운 상황이다. 부수를 최종 확정하는 인증위원회는 2015년부터 현재까지 단 한번도 인증을 보류하거나 재인증을 결정한 사례가 없어 형식적 운영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이번 조사에선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협회와 신문사들과의 담합 정황도 일부 엿볼 수 있었다. 문체부의 한 지국장 인터뷰를 보면, 협회가 지국에 공사하러 나오기 전에 신문사 직원이 유료부수 증빙과 관련한 자료를 직접 수정(변경)하고 관리하며, 공사 당일에도 신문사 직원이 현장을 지켰다. 신문사가 부수공사 결과에 이의신청을 하면서 ‘유료부수 인정 불가’로 확정된 자료를 추가 증빙 없이 다시 제출한 것을 유료부수로 인정해준 사례도 확인됐다.또 문체부는 현장 점검을 통해 ‘부수 부풀리기’ 정황을 직접 포착했다. 협회가 2020년 발표한 지국 성실률은 ㄱ신문사 98.09%, ㄴ신문사 94.68%, ㄷ신문사 82.92%였는데, 문체부 조사 결과 지국 성실률은 ㄱ신문사 55.36%, ㄴ신문사 50.07%, ㄷ신문사 62.73%에 불과했다. 이를 토대로 전체 신문 부수에 대한 유가율을 내보면 ㄱ신문사 67.24%, ㄴ신문사 58.44%, ㄷ신문사 56.05%에 불과하다. 협회가 발표한 신문의 유료부수는 최소 30% 이상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문체부는 “사무검사의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부수공사 과정의 부실을 추정하고 제도 개선 사항을 도출하기에는 충분히 유의미한 결과이나, 표본의 한계로 모든 신문지국의 상황으로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강조하며 추가 현장조사 계획을 발표했다. 협회, 전문가, 한국언론진흥재단 등 다른 유관기관과 함께 공동조사단을 꾸려 오는 6월까지 전국 30~50개 지국을 대상으로 조사에 나선다는 것이다.이날 문체부 조사 결과 발표 뒤, 협회는 의견문을 내어 “문체부의 권고 사항은 6월30일까지 최선을 다해 마련하겠다”면서도 “지국 현장조사는 회원사(신문사)와 관련한 문제라서 회원사의 양해와 협조를 구해야 한다. 신중히 검토해달라”고 덧붙였다.하지만 ‘부수 부풀리기’ 문제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문체부에 진정서를 낸 박용학 전 협회 사무국장은 17일 이성준 협회장과 직원 12명을 배임과 업무방해 등으로 고소할 예정이다.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도 협회와 <조선일보> 등을 보조금관리법, 공정거래법 위반 등으로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문화체육관광부가 신문 부수 인증기관인 한국에이비시(ABC)협회 법인 사무검사 결과 신문사들의 유가율이 과장돼 있다고 16일 밝혔습니다. 협회 회원사인 한겨레신문사도 유료부수 인증 부수를 부풀렸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습니다.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협회의 유료부수 인증 기준은 정가의 절반 이상만 받으면 유료부수로 인정하는 등 매우 느슨하게 운영됐습니다. 정가를 다 받아야 유료로 보는 일반적 기준에 비추어볼 때, 한겨레 부수도 정직하지 못했습니다. 협회의 실사 절차 또한 엄격하지 못했습니다.한겨레는 자체적으로 발송 부수의 투명성을 끌어올리는 내부 혁신에 먼저 나서겠습니다. 이미 지난해부터 지국의 유료부수에 맞춰 발송 부수를 대폭 줄여왔고, 올해는 신뢰 회복을 위한 조처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에이비시협회 부수 인증의 구조적 문제를 바로잡는 제도 개선에도 적극 협력하겠습니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media/987054.html?_fr=mt2#csidx1c3179c0342dbc08f0c56deeeae6b2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