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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생 40명 시골 학교의 실험…매주 2천원씩 매점 화폐 지급

道雨 2021. 11. 22. 12:31

전교생 40명 시골 학교의 실험…매주 2천원씩 매점 화폐 지급



기획특집/기본소득 사회실험
국내사례 ➋ 충북 어린이기본소득

 
* 매주 2천원의 매점 화폐를 지급받는 충북 판동초등학교 어린이들에게 기본소득은 생활의 한 부분이다. 매점에서 기본소득의 사용 내용을 기록하는 아이들. 강환욱 교사 제공

 

 

 

어린아이들도 맛있는 것을 먹을 때 큰 행복감을 느낀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학교에 건강한 간식으로 채워진 매점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침 충청북도교육청의 학교협동조합 설립 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도내 초등학교 최초의 협동조합인 ‘팔판동 사회적 협동조합’이 설립됐고, 2019년 9월 매점 ‘빛들마루’를 열었다. 매점을 운영하는 협동조합엔 교사와 학부모뿐 아니라, 아이들도 조합원의 자격으로 참여하고 있다.
 
전교생이 40여명인 우리 학교 근처엔 분식집도 문방구도 없다. 아이들에게 매점은 금세 인기 있는 장소로 자리매김했다.
 
그런데 몇 개월 정도 지켜보니, 매점에 오는 아이들은 일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른 아이들은 용돈이 없거나 적어서 매점에 가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것은 구조신호였다.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매점이라는 공간을 누릴 수는 없을까.
돈이 있어야만 얻는 자격이 아니라, 권리로서 아이들이 매점이란 공간을 누렸으면 했다.
 
그런 권리가 오래 보호받으려면 일회성보다는 정기성, 선별이 아닌 보편성, 조건을 달지 않는 무조건성, 아이 부모에게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 개인에게 주는 개별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이는 기본소득의 주요 요건이기도 했다. 그렇게 ‘어린이 기본소득’을 구상하고 있었다.
 
이런 고민을 하던 중에 학교에 기부금을 기탁하겠단 연락을 받았고, 백만원의 기부금으로 한 아이당 매주 2천원씩 매점 화폐를 지급하는 기본소득을 지난해 10월부터 시행할 수 있었다.
 
어린이 기본소득을 시행하면서 여러 의견을 받았다. 어떤 사람은 ‘기본소득’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일하지 않는 어린이들에게 소득이라는 단어가 쓰여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하지만 어린이들도 일하고 있다. 학생으로서 날마다 학교에 가서 수업을 듣고 관계를 형성해나간다. 스스로 자라는 것이 그들의 일이다. 오래되고 낡은 시각이 이것을 부정하고 있을 뿐이다.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라는 노동윤리는, 정작 노동하지 않는, 가진 자들이 내세우는 눈속임이 아닐까. 존재만으로 가지는 권리, 그 권리에 기반한 소득이 아이들에게 필요했다.
 
 
아이들은 기본소득을 지급받기 전과 후가 확연히 달랐다.
가장 직관적인 변화는 매점에 오지 못하는 아이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한편으론 자신들의 손을 통해 주도적으로 소비를 하니, 무엇을 살지 즐거운 고민에 빠진다고도 한다. 매점의 간식, 문구류와 장난감 앞에서 갈등하는 아이들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기본소득의 사용 내용을 기록하는 것도 뿌듯하다고 했다. 기본소득은 생활의 한 부분이 되어가고 있었다. 어린이 기본소득은 모두가 품고 있던 ‘불편한 마음’을 사라지게 했다. 매점을 이용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서운함을 느꼈고, 다른 한편에선 자신들만 간식을 사 먹는 것 같아서 미안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학교의 어린이 기본소득은 유지될 수 있을까?
 
한 아이에게 한 주에 2천원씩 지급하고 있으니, 한 해에 한 아이당 7만원, 전교생에겐 300만원 정도면 어린이 기본소득이 유지될 수 있다.
첫 기부금 100만원은 서너 달 정도 사용 가능한 예산이었다. 이 기금이 소진된 이후의 학교 자체 예산 책정 가능성에 대해 고민을 했지만, 감사하게도 기부금이 몇 차례 더 이어지면서, 그 고민의 시점이 자연스레 늦춰지고 있다. 어린이의 삶을 응원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어린이 기본소득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아이들에게 건강한 먹을거리를 주려고 매점 운영을 시작했으나, 그로 인해 우리 사회의 많은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삶의 출발선부터 격차를 경험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또래 사이에서 느끼는 격차는 서러움으로 남는다. 이런 마음으로 인해 세상이 불공정하다는 원망이 생기지 않을지 걱정했다. 이런 문제를 조금이라도 보완하는 방법이 어린이 기본소득이라고 생각한다.
 
어린이 기본소득이 시행된 이후, 아이들은 학교가 자신을 지지해준다는 느낌, 즉 안정감을 받는다고 전했다. 교사로서 이는 상당히 중요한 변화라고 본다. 왜냐하면 어릴 때 지지를 받아본 경험이 쌓여야 타인을 지지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등 기술이 발전할 미래 사회에서 사람에게 필요한 능력은 결국 자립과 협동, 창조성일 것이다. 기본소득은 이런 능력을 함양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강환욱 충북 판동초등학교 교사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986147.html#csidxbcad98a4f762e15987e24499b02132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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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의 사위’ 이재명, ‘매타버스’ 타고 충청 순회



“여러분 일을 대신할 사람은 왕이 아니라 일꾼”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1일 부인 김혜경 씨와 함께 충북 청주시 상당구 육거리종합시장을 방문,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충북의 사위 말고 딸이 왔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1일 충북 청주시 육거리종합시장에서, 지지자가 흔들던 ‘충북의 사위’라는 손팻말을 보더니 이렇게 외쳤다.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 버스) 일정으로 충청 지역을 부인 김혜경씨와 함께 찾은 이 후보가 지역적 연고를 강조한 것이다. 청주와 인접한 충북 충주가 이 후보 장인의 고향이다.
 
부산·울산·경남에 이어 두번째 매타버스 일정으로 충청을 잡은 것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대선 출마로 꿈틀거리는 ‘충청 대망론’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아버지가 충남 논산과 공주에서 자라 윤 후보 본인은 ‘충청도 사람’으로 인식되고 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충청 지역의 아들(윤 후보)과 사위(이 후보)가 맞붙은 것”이라며 “충청지역은 영호남과 강원지역과도 맞닿은 중요한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충청 순회 3일째인 이날 이 후보는 청주 육거리종합시장에서 즉석연설에서, 윤 후보를 ‘국정경험과 실력’으로 압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국정은 아무것도 모르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사람에게, 증명된 실력도 없이 황금빛 미래에 대한 청사진만 보고 운명을 맡길 것이냐”며 “저는 말이 아니라 행동했고, 꿈만 얘기한 것이 아니라 실천해 실적을 쌓았다”고 말했다. 자신의 비교 우위를 강조한 것이다.
 
이 후보는 윤 후보가 당내 경선 당시 손바닥에 ‘왕(王)자’를 쓰고 토론회에 나온 일도 언급하며 “여러분의 일을 대신할 사람은, 여러분을 지배하는 왕이 아니라 여러분의 명령을 충실하게 따르는 일꾼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초등학생과 국민반상회하는 이재명 대선후보 (보은=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1일 충북 보은군 보은읍 보은마루에서 열린 판동초등학교 학생들과 함께하는 국민반상회에서 초등학생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1.11.21 srbaek@yna.co.kr/2021-11-21 10:51:35/ <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이에 앞서 이 후보는 충북 보은군 판동초등학교를 방문해, 학생들과 ‘국민반상회’를 열어 기본소득 문제를 토론했다. 이 학교는 매주 월요일 모든 학생에게 ‘매점화폐’ 2천원씩을 지급하는 ‘어린이 기본소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후보는 “결국 양극화, 극단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는 미래사회에서, 최저선을 지지하는 기본소득이 중요한 화두가 될 수밖에 없다”며 기본소득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날 오전에는 국립대전현충원을 방문해 연평도 포격 전사자 묘역에 참배한 뒤 “민간인 지역에 대한 (북한의) 불법 도발은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전날 충남콘텐츠기업지원센터에서 서울대와 지역거점 국립대 학생들과 만나 “통일은 지향하기에 너무 늦다. 굳이 체제를 부인하고, ‘누가 누구에게 흡수당했냐’며 적대성을 강화할 필요가 없다. 학계에서 ‘사실상 통일’이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그 점이 오히려 낫겠다”며, 실리적인 접근을 강조하기도 했다.
 
 
청주/조윤영 기자 j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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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020148.html#csidx669aaa26edde9a08bc85836db84e5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