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상식

윤석열 한동훈이 기억해야 할 ‘檢上得之 檢上治之’

道雨 2023. 1. 3. 11:57

[칼럼]

 

윤석열 한동훈이 기억해야 할 ‘檢上得之 檢上治之’

 

 

 

子曰 射有似乎君子 失諸正鵠 反求諸其身

 

 

한(漢)고조 유방에게 육가라는 신하가 있었다. 육가는 웅변에 능한 외교가이기도 하고 문에 능한 신하이기도 했다.

따라서 그는 중국을 통일한 유방에게, 문과 무가 조화를 이루어야 나라를 다스릴 수 있음을, 수시로 詩經(시경)과 書經(서경)을 인용 설득, 유방의 통치를 도왔다.

 

이에 한 고조는 어느 날 듣다 못해 ‘나는 말 잔등 위에서 천하를 얻었는데, 어느 겨를에 시경, 서경을 읽겠는가(居馬上而得之 安事詩書/ 거마상이득지 안사시서)?’라고 물었다.

이에 육가는 “말 잔등에서 천하를 얻었다고 어찌 말 위에서 천하를 다스릴 수 있겠습니까(居馬上得之 寧可以馬上治之乎/ 거마상득지 녕가이마상치지호)?”라고 말했다.

이때 유래된 말이 馬上得之 馬上治之다.

 

원문은 居馬上得之(거마상득지) 寧可以馬上治之乎(영가이마상치지호)다.

“말 위에서 천하를 얻을 수는 있어도 말 위에서 천하를 다스릴 수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면서 육가는 商(상)나라 湯王(탕왕)과 周(주)나라 武王(무왕)은 무력으로 천하를 얻었지만 민심에 순응하여 나라를 지켰으나, 더 강했던 秦(진)나라가 망한 것은 형벌에만 의지했기 때문이라며, 문무를 겸비하는 것이 나라를 지키는 장구한 계책이라고 했다.

 

이에 한 고조는 육가에게 자신이 어떻게 해서 천하를 얻었는지, 또 秦(진)나라가 어떻게 통일에 성공하고 망했는지 글을 지어 올리라고 명했다.

 

이렇게해서 완성된 책이 新語(신어)인데, 모두 12편인 글을 한 편씩 지어 바칠 때마다 고조는 훌륭하다고 칭찬했고, 좌우의 신하들은 만세를 불렀다고 한다.

 

검찰총장 출신의 윤석열 대통령과 그의 심복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금 검찰통치로 권력을 영원히 장악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것 같다. 흡사 진나라 시황 모습이다.

 

 

윤석열이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누가 뭐라고 해도 그가 가진 검찰권으로 박근혜 이명박시대의 ‘적폐청산’ 수사를 통해서 국민들에게 그들이 의로운 세력으로 보여졌기 때문이다. 즉 한나라 유방이 마상에서 천하를 얻었듯(馬上得之), 윤석열은 검상에서 천하를 얻었다. 檢上得之다.

 

그렇다면 육가의 진언인 馬上治之를 생각해야 한다. 지금의 윤석열-한동훈이 휘두르고 있는 檢上治之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빠른 시간 안에 깨달아야 한다.

 

 

감사원과 특수본과 국세청과 검찰권은 양날의 검이다.

지금 그들이 이 양날의 검으로 전임정권을 단죄하고, 현재의 정적을 단죄하고 비판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는 성공할 수 없다. 이제 5년이 안 남았는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재판에서 김건희 최은순 이름이 거론된 횟수만 수백 번이란 보도도 있다.

 

 

반구저신(反求諸身), 돌이킬 反, 구할 求, 어조사 諸, 몸 身, 어떤 일이 잘못됐을 때 남의 탓을 하지 않고, 그 일이 잘못된 원인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아서 고쳐 나간다는 의미다.

 

화살을 과녁에 명중하도록 시위를 당겼음에도 화살이 명중하지 못하고 빗나가는 것은 활을 쏘는 당사자의 잘못이다. 그러나 대부분은 “활이 잘못되었다. 바람이 불어서 그렇다”고 탓을 하는 것이 범부들의 변명이다.

이에 공자는 “활쏘기는 군자의 태도와 비슷함이 있으니, 그 정곡을 맞히지 못하면 돌이켜 그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는다”라고 말했음을, 중용 14장에서 기록하고 있다.

 

 

子曰 射有似乎君子 失諸正鵠 反求諸其身 (자왈 사유사호군자 실저정곡 반구저기신)

 

자신을 미행하고 집의 초인종을 누른 기자들을 스토킹 또는 가택침입이라며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고발하고, 이 고발에 경찰과 검찰은 구속 수사를 하겠다고 기자와 언론사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나라...

 

이 구속영장이 그나마 법원에서 기각이 되었기에 망정이지, 만약 영장이 발부되어 이들이 수감되기라도 했다면, 지금까지, 또는 앞으로도 우리 언론사 기자들의 ‘뻗치기’ 탐사취재는 모두 구속수사를 받아야 되는 범죄를 저지른 셈이다.

 

그래서다 지금이라도 이들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잘못되어 가고 있는지를 알았으면 좋겠다.

‘檢上得之 檢上治之’ 검찰을 이용, 권력을 확득했을지라도, 검찰로 백성을 다스리지는 못한다 것을 알아야 하고, 화살을 과녁에 명중하도록 시위를 당겼음에도 화살이 명중하지 못하고 빗나가는 것은, 활을 쏘는 당사자의 잘못임도 알아야 한다.

 

9개월 전 48.6%의 전국득표율로 당선된 대통령이, 한때 20%대로 반토막이 났다가, 최근 강경기조의 국정운영을 통해 ‘집토끼’몰이에 성공하고 있을지라도 30% 중반 지지율에서 멈춰있는 것은 누가 뭐라고 해도 자신들 탓이다.

 

주변에 육가같은 사람도 없는 정권에서, 당당하게 피의사실 공표죄를 범하는 법무부 장관이 언필칭 ‘후계자’로 운위되는 현실이 답답한 연말이다.

 

그러나 다시 말하지만 윤석열 한동훈이 기억해야 할 말은 ‘檢上得之 檢上治之’다.

 

 

 

[ 임두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