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상식

지하철 적자가 ‘노인의 무임승차’ 때문인가

道雨 2023. 2. 13. 16:03

지하철 적자가 ‘노인의 무임승차’ 때문인가

 

 

달면 마시고 쓰면 뱉는 것이 노인에 대한 도리인가?

 

 

 

65세 이상 노인들의 지하철 무임승차가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앞두고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지난해 1조원을 넘어선 적자의 30%가 지하철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이며, 전국 도시철도의 누적 적자는 24조원에 이른다. ’ 고 밝혔다.

65세 무임승차는 1981년에 제정된 노인복지법상 노인 연령 기준을 준용한 것이다. 무임승차는 1980년 만 70세 이상 노인들에게 지하철 요금 50%를 할인해주면서 시작됐다. 이후 1984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지시로 만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100% 요금을 면제해주는 제도로 확대 시행되고 있다.

노인복지법 제정 당시 66.1세이던 평균수명은 2022년 83.5세로 늘었다.

 

 

 

 

 

홍창의 가톨릭관동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서울 도시공사의 매년 1조원이 넘는 적자가 노인의 무임승차 때문이라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무임승차로 인한 연간 손실액은 약 3천억원 정도”라고 밝혔다.

홍교수는 노인에게 운임료를 받으면 노임들이 낸 돈으로 적자를 매꿀 수는 있지만, 노인 때문에 적자가 났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노년유니온  ’ 의 고현종 사무처장은 ‘김종배의 시선집중’ 에 출연해 “지하철 손실과 관련, 무임승차 부분도 있지만, 낮은 운임이며 비효율적인 경영 등도 따져봐야 된다”며 “무임승차 같은 경우는 사실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보편적인 노인 복지”라고 밝혔다.

 

전국 13개 지방정부가 참여하는  ‘전국 도시철도 운영 지자체 협의회’ 는 최근 경로우대 등 법정 무임승차 손실에 대해 국비 보전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 공동 건의문을 통해 무임손실을 국비 지원으로 받고 있는 한국철도공사와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도시철도 법정 무임승차 손실을 막기 위한 도시철도법 개정안을 신속하게 처리해달라고 촉구했다. 현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계류 중인 도시철도법 개정안은, 법정 무임승차 손실을 중앙정부가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OECD 국가 중 가장 가난한 노인들이 사는 나라>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 고령자 통계’를 보면, 2022년 우리나라 65살 이상 고령 인구는 전체 인구의 17.5%인 901만 8천 명이다. 지난해 독거노인이 166만명을 넘어서며 전체 고령자 가구의 35.1%에 이른다.

최근 보건복지상담센터는 최근 연도 기준 OECD 회원국의 노인 자살률(인구 10만 명당 명) 평균은 17.2명이고, 한국은 46.6명(’19년)으로 1위로, OECD 평균보다 2.7배 높은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자살률은 80세 이상(61.3명)이 가장 높았고, 뒤이어 70대(41.8명), 50대(30.1명), 60대(28.4명) 순으로 나타났다.

 

 

 

참여연대가 ‘2023년 보건복지 분야 예산(안)’ 자료를 보면, 2023년 노인복지예산은 작년 추경 대비 11.3% 증가했지만, 이는 지난 3년과 비교해 가장 낮은 수준이다. 또한 예산의 대부분이 기초연금 자연증가분으로 노인복지 예산의 80.9%에 달한다. 급격한 고령화로 노인돌봄에 대한 수요가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노인장기요양시설확충 사업은 19.3% 삭감되었고, 일반 국공립노인요양시설 신축 예산은 전혀 편성되지 않았다.

 

 

<노인... 그들은 누구인가?>

 

오늘의 시각으로 역사를 조명하면 진실이 보이지 않는다?

불과 5년 뒤면 천만 노인 시대를 맞는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국민이 이 정도의 복지, 이 정도의 경제적인 안정, 그리고 이 정도의 민주화된 사회에 살 수 있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일제 강점기 왜놈들의 종살이를 하고, 6·25전쟁과 4·3제주민중항쟁, 그리고 이승만, 박정희의 독재정권에서 가난과 싸워 온 사람은 노인들이다. 절대빈곤의 시대를 극복하고 1인당 국민소득 3,656달러, 2027년도에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를 앞두고 있다. 그들의 눈물겨운 희생이 없었다면 가능한 일이었겠는가?

 

덴마크의 격언집에는  ‘집안에 노인이 없으면 이웃에서 빌려오라’ 고 하였으며, 아프리카에도  ‘한 명의 노인이 사라지는 것은 소중한 도서관 한 개가 불타는 것과 같다’ 고 하였다.

 

노인 때문에 적자가 난다...?

지하철 공사는 ‘65세 이상 노인들의 지하철 무임승차 때문에 누적 적자 24조원에 이른다’ 며 엄살을 떨고 있지만, 설사 노인 때문에 적자가 났다고 하더라도 노인을 마치 범법지 취급하듯 몰아붙이는 것은 노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그들이 언제 대접받기를 원했는가?

물론 옛날 농업사회에는 노인의 경험이 빌려올 만큼 필요하던 시절도 있었다.

달면 마시고 쓰면 뱉는 것이 노인에 대한 도리인가?

과거 없는 오늘이 어디 있으며, 노인 없는 청년이 어디 있는가?

 

 

[ 김용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