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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반도체 수출 ‘-42.5%’ 내리막…무역적자도 12개월째

道雨 2023. 3. 2. 11:41

2월 반도체 수출 ‘-42.5%’ 내리막…무역적자도 12개월째

 

 

2월 수출, 7.5% 감소한 501억달러
올 무역적자, 작년 연간 규모의 38%

 

 

 

우리나라 수출이 1월에 이어 2월에도 하락세를 지속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째 이어진 뒷걸음질이다.

무역수지는 1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월 수출입동향(잠정)’을 보면,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7.5% 줄어든 501억달러, 수입은 3.6% 늘어난 554억달러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53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1년 연속 무역적자는 외환위기 직전인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최장 기록이다.

5개월째 이어진 수출 감소세 또한 2020년 3~8월 이후 처음일 정도로 이례적이다.

1~2월 누적 무역적자는 179억5천만달러로, 지난해 연간 적자 규모(477억8500만달러)의 38%에 이른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주요국 수입 수요 감소와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며, “동절기 수요에 따른 에너지 수입이 여전히 큰 규모를 유지하면서 무역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지난해 2월 수출이 역대 2월 중 최고실적(541억6천만달러)을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수출 감소세에 일부 영향을 끼쳤다고 산업부는 풀이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수출이 42.5%나 줄었다. 반도체 업황 부진에 따른 가격 하락세 탓이다. 우리나라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은 59억6천만달러로, 지난해 2월에 견줘 무려 44억달러 감소했다. 이달 전체 수출 감소액(41억달러)을 웃도는 규모다. 디스플레이(-40.9%), 컴퓨터(-66.4%) 등 나머지 정보기술(IT) 품목의 수출도 부진했다. 석유화학 수출은 18.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자동차 수출은 47.1% 늘어난 56억달러에 이르러 반도체 수출에 맞먹을 정도였다. 석유제품(12.0%), 이차전지(25.1%)도 수출 증가 품목에 이름을 올렸다.

 

지역별로는 중국에 대한 수출이 24.2% 줄어 두드러졌다. 대중 수출 감소 흐름은 지난해 6월부터 9개월째 이어졌다. 산업부는 “세계경기 둔화로 중국의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그 영향으로 무선통신을 제외한 다수 품목의 대중 수출이 줄었다”고 밝혔다.

품목별 대중 수출(2월1~25일)을 보면 반도체가 39.0% 줄었고, 디스플레이(-43.5%), 석유화학(-29.5%)도 대폭 감소했다. 2월 중 아세안에 대한 수출은 16.1% 줄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에 대한 수출은 각각 16.2%, 13.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11.0%)·중동(20.2%) 지역에 대한 수출도 늘었다.

 

2월 수입 증가세는 역시 에너지 부문에서 비롯됐다. 2월 에너지 수입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9.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에너지 외 수입은 1.5% 줄었다. 산업부는 “유가 하락 영향으로 원유 수입은 약간 줄었으나, 동절기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을 위한 가스 수입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만기 무역협회 부회장은 “수출 부진 추세가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에스케이(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반도체 회사들의 생산량 감축 효과가 나타나려면 시일이 더 걸릴 것이란 점을 들었다. 정 부회장은 “반도체 수급 조절 효과나 중국의 리오프닝(코로나 봉쇄 완화에 따른 경제활동 재개)을 고려하면, 5~6월쯤부터 분위기가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무역적자 누적에 대해 정 부회장은 “적자가 많이 쌓이는 건 당연히 안 좋은 일이지만, 무역규모 대비 적자비율을 같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외환위기나 석유파동 때는 적자비율이 전체 무역액의 7~8% 수준이었던 데 견줘 지금은 2% 안팎이란 설명이다.

정 부회장은 “이런 수준의 적자 또한 지속되면 문제지만, 하반기 수출 반등을 전제로 한다면 지금의 무역적자 규모 자체가 거시경제 운용에서 큰 문제라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수출 전반의 흐름에 결정적인 변수로 꼽히는 반도체 가격 하락세를 두고 산업부는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나, 주요 업체 투자 감축, 신규 서버 시피유(CPU) 수요 등에 힘입어 하반기 이후 반등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산업부 자료를 보면, 반도체 제품 중 디(D)램 고정가는 지난해 1~4월 개당 3.41달러에서 올해 1~2월 1.81로 대폭 하락했다. 낸드플래시 고정가는 지난해 1~5월 4.81달러에서 지난해 10월~올해 2월에는 4.14달러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