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상식

미국 민주주의의 종말일까

道雨 2025. 1. 27. 09:18

미국 민주주의의 종말일까

 

 

 

경제적으로 발전한 국가들은 원자재보다 완제품을 수출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은 컴퓨터, 자동차, 항공기와 같은 제품을 수출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할리우드, 힙합, 민주주의와 같은 문화를 수출하는 것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물론 미국 민주주의가 완성된 시스템은 아니다. 국민투표에서 패배한 후보가 선거에서 승리하거나, 부유층이 의회 자리를 사들이는 현상, 특정 정당에 유리한 선거구 재조정, 고착화된 양당제 등 명백한 결함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 바이든 행정부는 민주주의를 고취하려 애썼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민주주의의 진전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는 자신의 두번째 취임식에서 미국의 원칙이 아니라 미국의 힘을 과시하는 데 더 관심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는 “가격을 낮추고 전략 비축분을 다시 채우며 미국 에너지를 전세계에 수출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 자동차를 밀어주고, 미군을 강화하며, 파나마운하를 되찾겠다고도 약속했다.

 

미국이 공식적으로 민주주의 홍보를 중단하는 것은 어쩌면 큰 손실이 아닐 수 있다. 다른 나라들이 더 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국민은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했을 때 탄핵했지만, 미국 의회는 트럼프가 법을 위반했음에도 두차례나 탄핵에 실패했다.

유럽의 여러 나라도 미국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시민 참여와 낮은 경제적 불평등을 이루어냈다.

 

 

트럼프는 2020년 대선에서 패배했음에도 자리를 내려놓지 않으려 시도했던 전과자다. 법을 어기고 백악관에 머물려 한 혐의는 유죄 판결을 받을 만큼 강력했지만, 2024년 대선 승리로 사건은 사라졌다. 감옥을 피하는 것이 대선에서 승리하려 했던 주요 동기였을 것이다.

 

트럼프가 대선에서 패배했다면, 그는 ‘선거가 도난당했다’며 나라를 분열시킬 준비가 되어 있었다. 다행히 그는 승리했지만, 득표율은 49.9%로 거의 60년 만에 가장 적은 차이로 당선되었다.

 

 

트럼프는 취임 첫날부터 독재자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취임일에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많은 행정명령을 발표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행정명령은 새로운 일이 아니며,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대통령 권한 확대에 협력해왔다.

그러나 트럼프는 출생 시민권을 폐지하겠다고 선언함으로써,헌법 자체에까지 도전했다. 2021년 1월6일 의회 폭동 가담자들을 사면하며, 연방 정부를 공격한 이들에게 처벌이 없을 것이라는 불길한 메시지도 전달했다.

 

트럼프는 정부 규제 기관을 대폭 축소해, 미국인의 안전을 지키는 기관들을 무력화할 계획이다. 연방 정부의 권한을 축소하고, 보수적인 주 정부, 기업, 종교기관에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할 것이다.

트럼프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 혁명은 공공기관 파괴를 목표로 한다.

 

트럼프는 “노동자의 영웅”을 자처했지만, 실제로는 자신 주위에 크렘린 스타일의 과두제를 형성했다. 일론 머스크는 그의 내각에 선택된 억만장자 중 가장 부유하고 눈에 띄는 인물일 뿐이다.

 

미국 민주주의는 200년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한 사람이 이렇게 위대한 제도를 해체할 수 없다.

민주주의는 트럼프의 첫번째 임기를 견뎠다. 그의 두번째 임기도 견뎌낼 것이다. 아마도.

 

트럼프는 국가의 근본을 위협하고 있다. 민주주의 규범이 계속 약해지고 있다.

2028년 대선은 그렇게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것이다.

헌법의 임기 제한 규정을 무시하며, 비상사태를 선포해 집권을 연장하거나, 자신이 지명한 후계자를 독재적으로 백악관에 들일 수 있다.

 

자신의 후계자가 패할 경우, ‘선거가 도난당했다’며, 2021년 1월6일의 폭동보다 훨씬 계획적이고 조직적인 반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이미 분열된 미국을 완전히 붕괴시킬 수 있는 전국적 반란이 될 것이다.

 

미국 최악의 시나리오는 쿠데타, 최선의 시나리오는 내전이라는 뜻이다.

 

 

 

존 페퍼 | 미국 외교정책포커스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