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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정부 ‘권위주의 경제관리’의 역설…취임식장 ‘자유’는 어디로?

윤 정부 ‘권위주의 경제관리’의 역설…취임식장 ‘자유’는 어디로? 정부의 경제정책이 권위주의의 길로 가고 있다. 국가의 행정력을 손쉽게 동원해 경제를 관리하려는 모습이 최근 여러 곳에서 관찰된다는 뜻이다.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금융감독 당국은 시중은행에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소주 회사가 원가 상승을 반영해 가격 인상 움직임을 보이자, 국세청이 원가를 점검하는 실태조사에 나섰다. 시중금리와 통신요금 인하를 압박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가 6개 은행과 통신 3사 직권조사에 나섰다. 대통령이 ‘건폭’(건설 현장 폭력)으로 규정한 노조에 대해서는 경찰이 총력을 다해 수사에 나섰다. 물가 대응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나서는 것이 아니라, 국세청과 공정위, 그리고 검찰 출신 수..

시사, 상식 2023.03.02

곽상도 무죄, 50억 클럽은 견고했다

곽상도 무죄, 50억 클럽은 견고했다 *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월8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아들의 50억원 퇴직금을 명목으로 한 뇌물 수수 혐의 1심 선고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국민의 법 감정이 깡그리 무시당하고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전 의원인 곽상도씨의 50억원 알선수재 및 뇌물 사건의 1심 무죄재판에서다. 형사재판의 증거가 어렵다지만, 평범한 시민도 옳고 그름을 분별할 능력은 갖추고 있다. 재판의 핵심은 곽씨의 아들 병채씨가 받은 돈의 대가성 여부다. 곽씨는 하나은행이 화천대유와 컨소시엄을 유지토록 알선하고, 직무와 관련해 대장동 사업 편의를 봐준 대가로, 병채씨를 통해 50억원을 받은 의혹을 받는다. 병채씨..

정순신 사태…‘더 글로리’가 아니다, ‘내부자들’이다

정순신 사태…‘더 글로리’가 아니다, ‘내부자들’이다 정순신 변호사가 아들 학교폭력 전력으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된 지 하루 만에 낙마했다. 임명 당일인 24일 (KBS)은 9시 뉴스에서 ‘정순신 ‘학폭 가해 아들’ 소송에 가처분까지’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다음날 정 변호사는 스스로 물러났다. 언론이 권력 감시라는 ‘제4부’의 역할을 제대로 한 것이라 본다. 이번 사건은 ‘아들의 학교폭력’ 사건이 아니다. ‘아버지의 집요한 학교폭력 가해 소송’ 사건이다. 여기에서 그쳤다면, 개인 문제였다. 그런데 대통령실의 국가수사본부장 임명으로 정부의 ‘인사검증 실패’ 사건이 됐다. 학교폭력 가해자의 법정대리인이었던 정순신 변호사는 25일 통화에서 “부모로서 피해 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려고 했지..

시사, 상식 2023.03.02

처음 해 본 동영상 편집(제1호, 제2호), 그리고 작은음악회

처음 해 본 동영상 편집 컴퓨터용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인 곰믹스를 처음 배우면서, 저의 동영상 편집 제 1호를 공개합니다. 재부일사회 회원분들에게 보내는 동영상입니다. * 1장의 사진과 두 편의 동영상을 이어붙이고, 업로드 할 수 있도록 용량을 축소시키고, 노래 가사를 자막으로 넣었습니다. 처음 배우니 신기하고, 막 의욕이 샘솟네요. 하모니카 연습 시작한 지 이제 열흘 정도 되었고, 동영상 편집은 어제 처음 시작했습니다. 처음이라 많이 부족(편집, 하모니카)해도 이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동영상 편집 2호는 재부일사친목회의 작은음악회(2023. 2. 16) 통합동영상입니다. 재부일사친목회 정기(1분기)모임 식사(해운대 송광횟집)를 마치고, 태극한의원 지하로 이동하여 작은음악회와 윷놀이를 하고..

‘김건희 대변인실’ 같은 대통령실의 앞뒤 없는 헛소리

‘김건희 대변인실’ 같은 대통령실의 앞뒤 없는 헛소리 “3일간 매수” 했으면 결백? 해괴한 논리 ‘김건희 특검’ 법대로 소환하고 수사하자 대통령실 누리집 뉴스룸에는 ‘사실은 이렇습니다’라는 알림 코너가 있다. 최근 줄줄이 올라온 글은 대부분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관련이다. 제목만 봐도 “터무니없는 거짓” “거짓 의혹에 ‘결백 증명’ 요구는 법치 위반” “‘민주당 주장은 허위’ 명백히 확인” “판결문에 무고함 드러나” 등,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공격에 날을 세웠다. 2023년 1월27일부터 2월14일까지 사흘에 한 번꼴로 낸 입장문 여섯 건이 첫 화면에 올라 있는데, 이 가운데 다섯 건이 김 여사 관련이다. 나머지 한 건은 ‘천공’에 대한 내용이다. 그만큼 억울한 것일까. 그보다는 사력을 다한 방어로 ..

자살예방책 논란 ‘번개탄 생산금지’…과거 그라목손은 효과 내

자살예방책 논란 ‘번개탄 생산금지’…과거 그라목손은 효과 내 보건복지부가 이달 중순 발표한 자살예방 대책안에 ‘번개탄 생산금지’가 담긴 사실이 알려지면서, 자살을 막을 근원적 문제는 해결하지 않은 채 자살 수단만 규제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번개탄 등을 이용한 극단적 선택 시도가 빈번하고, 자살 수단의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것이 실제 자살감소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번개탄 생산 관리가 타당하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는다. 21일 정치권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복지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5차 자살예방기본계획안(2023∼2027년)’에 담긴 내용을 두고, 조롱 섞인 비판이 잇따랐다. 계획안에 자살위험 요인 감소를 위해 “(일산화탄소 중독을 일으키는) 산화형 착화제가 사용된 번개탄..

시사, 상식 2023.02.22

김학의 사건이 남길 교훈은?

김학의 사건이 남길 교훈은? 법관 인사를 앞두고 묵은 판결을 쏟아내는 것은 사법부의 오랜 관행이지만, 최근 2주 남짓 서울중앙지법은 그야말로 굵직한 판결을 쏟아내며 이슈의 중심에 섰다. 곽상도 전 의원 아들의 50억원 퇴직금을 무죄로 선고한 판결이 공분을 일으켰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과정에 김건희 여사의 계좌가 이용된 정황을 세세하게 기록한 판결이 있었다. 베트남전쟁 때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과 관련해 가해국으로서 책임을 인정한 의미 있는 판결도 있었다. 이들 가운데서도 계속 곱씹게 되는 판결은, 2019년 3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심야 출국을 막기 위해 긴급 출국금지에 나선 문재인 정부 법무·검찰 간부들의 직권남용 등 혐의를 대부분 무죄로 본 판결이 아닐까 싶다. 재판부는 당시 대검찰청 과거사진..

왜곡·과장 동원한 정부의 노조 공격, 도 넘었다

왜곡·과장 동원한 정부의 노조 공격, 도 넘었다 * 지난 20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가운데)이 김은혜 홍보수석(왼쪽)과 안상훈 사회수석이 배석한 가운데, 회계 관련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노조의 보조금 지원을 끊고 노조 조합비 세액공제도 해주지 않겠다는 내용으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윤석열 정부의 ‘노조 때리기’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노조가 잘못한 게 있으면 정확히 비판하고 법률에 근거해 바로잡는 건 정부가 할 역할이다. 문제는 사실관계를 왜곡하거나 부풀리고 있는 점이다. 노조를 파렴치 집단으로 몰아가려는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국무회의에서 “건설현장에서 강성 기득권 노조가 금품 요구, 채용 강요, 공사..

시사, 상식 2023.02.22

저보다 나이 많으신 분 모두 나오세요, 함께 갑시다

저보다 나이 많으신 분 모두 나오세요, 함께 갑시다 * 경기도 김포시 한강하구에 설치된 철책선 너머로 쇠기러기 떼가 날아가고 있다. 박경만 기자 저는 1964년생입니다. 올해 58살이지요. 저보다 나이 많으신 분 모두 나오세요. 함께 갑시다. 어디로 가느냐고요? 북쪽으로 갑시다. 왜 북쪽으로 가냐고요? 지금 갑자기 5초간 올라갔다가 3초간 떨어지는 파상음의 사이렌이 울리면 공습경보예요. 2분30초 안에 지하 깊숙한 대피소로 가야지요.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요? 한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북한의 240핵출력(kt) 미사일 1개만 용산에 떨어져도 즉시 약 37만명이 죽고, 120만명 사상자가 발생한답니다. 남한이 공격받으면 북한은 온전할까요? 전면전이 되면 남북한 전부 초토화돼 살아 있는 사람을 ..

시사, 상식 2023.02.22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가해자의 자리에 선다는 것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가해자의 자리에 선다는 것 * 베트남 꽝남성 퐁니마을 집에 머물던 응우옌티탄이 지난 7일 승소 판결 뒤 변호인단과 화상 연결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베트남전쟁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 네트워크 제공 평화란 무엇일까. 평화롭다는 상태란 무엇일까. 철학자 에마뉘엘 레비나스의 ‘비폭력’에 대한 설명을 조금 변형해서 정의해보면 이렇다. ‘내가 누군가에게 폭력을 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피해자로서의 불안함)과 ‘내가 누군가에게 폭력을 가할 수 있다는 두려움’(가해자로서의 불안함) 사이의 팽팽한 긴장 상태. 일견 평화와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이 불편한 두려움을 함께 품고 그 사이에서 갈등할 때, 비로소 ‘평화’라는 상태가 유지될 수 있다. 피해자가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만이 ..

시사, 상식 2023.02.22

국방장관·특전사단체, 학살 인정않는 '2차가해' 닮은꼴

국방장관·특전사단체, 학살 인정않는 '2차가해' 닮은꼴 이종섭 국방 "베트남 학살 국가배상 판결 수용 불가" 특전사 전우회, 전투복차림 5·18민주묘지 기습 방문 국민 신뢰 어떻게 얻나···머나먼 '군'의 과거사 정리 한편의 부조리극이라 해야 하나. 아니면, 초현실적인 상황이라 해야 하나. 지난 금요일부터 사흘 동안 한반도에서 동시에 벌어진 몇 가지 퍼포먼스가 쉬이 정리되지 않는다. 복잡다단하다는 말 외에 맞춤한 표현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국방부 장관은 국회에서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이 전혀 없었다"고 태연하게 말하는가 하면, 특전사 동지회 소속 2.5개 분대 정도가 전투복 차림으로 5·18 민주묘지를 밟았다. 일부는 군화를 신었다. 국회 국방위, 장관의 왜곡발언 국방부 장관 이..

시사, 상식 2023.02.21

나무 나이가 8만 살... 아주 오래 살아남은 생명체

나무 나이가 8만 살... 아주 오래 살아남은 생명체 [독서 소감] 레이첼 서스만이 쓴 을 읽고 떠올린 단상 ▲ 세월이 만만치 않아 보이는, 수령이 400년 된 느티나무. 성주군 동포리. 여행을 하다 보면, 종종 수령이 제법 오래돼 보이는 나무들을 볼 때가 있다. 주로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마을 어귀 길가나 공터에 그런 나무들이 많다. 그런 나무들을 보게 되면, 가슴이 벅차다. 그 나무들에게서 묵은 세월을 읽는다. 세파에 시달리느라 상처뿐인 세월. 늙어서 몸통에 울퉁불퉁 온통 주름이 진 나무들을 보면, 마치 세월이 나무라는 형태를 빌려 그 자리에 뿌리를 박고 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 나무들에서 나와는 다른 시간을 살아가는 생명체의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가 느껴진다. 그런 나무들의 경우, 수령이 보통..

법원, 동성부부 건강보험 자격 인정... "법적지위 첫 공인"

법원, 동성부부 건강보험 자격 인정... "법적지위 첫 공인" 1심 '현행법상 부부는 남녀 결합' 판결 뒤집혀... "동성 부부 평등사회 바라는 모든 이의 승리" 동성 부부가 배우자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해달라며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내, 2심에서 이겼다. 서울고법 행정1-3부(이승한 심준보 김종호 부장판사)는 21일 소성욱씨가 건보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보험료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혼인은 남녀 간의 결합'이라며 원고 패소로 판결한 1심 판단을 뒤집은 것이다. 재판부는 법정에서 판결 이유를 따로 설명하진 않았다. 소씨를 대리한 박한희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는 "오늘 판결은 동성 부부의 법적 지위를 법원이 인정한 최초 사례"라며 환영했다. 소씨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