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재

[스크랩] 천하명필 추사 김정희의 자화상

道雨 2007. 7. 1. 15:26

천하명필 추사 김정희의 자화상

 

 

-걸작 평가 자화상 첫 공개-

 

“이 사람이 나라고 해도 좋고 내가 아니라 해도 좋다. 나라고 해도 나이고 내가 아니라고 해도 나이다. 나이고 나 아닌 사이에 나라고 할 것도 없다. 제주(帝珠·제석천의 구슬)가 주렁주렁한데 누가 큰 마니주(摩尼珠·여의주) 속에서 상(相)을 집착하는가. 하하. 과천 노인이 스스로 쓰다.

(謂是我亦可 謂非我亦可 是我亦我 非我亦我 是非之間 無以謂我 帝珠重重 誰能執相於大摩尼中 呵呵 果老自題)”

‘자화상’을 그린
추사 김정희(1786~1856)는 이렇게 그림에 자찬(自讚)을 붙였다.

추사는 자기가 그린 얼굴 모습에 담긴 내면의 실상을 봐야지, 겉모습이 자신과 닮았느냐, 아니냐는 시시비비에 집착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 자화상은 지금까지 알려진 추사파 초상화(소치 허유와
이한철의 추사 초상화)와는 다소 다르다.

눈매라든가, 굳게 다문 입술이라든가 하는 부분은 비슷하다. 하지만 예컨대 이한철의 초상화가 온화하고 원만한 모습이라면 추사의 자화상은 극히 사실적이다. 요컨대 추사의 자화상은 전문 화가가 그리는 초상화의 도식화, 양식화 틀에서 벗어났다는 뜻이다.

“소략한 옷 처리와는 달리 봉황 눈과 얼굴, 봉발에 가까운 털이나 수염 묘사는 리얼리티의 극치를 이룬다.”(성균관대 조선미 교수)

이 작품은 19세기 사실주의적인 시대정신을 그대로 담고 있으며, 공제 윤두서(17세기), 표암 강세황(18세기)의 자화상 계보를 잇는 초상화의 걸작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선문대 박물관에 소장돼 있었던 이 작품은 도록으로 알려져 있었을 뿐 본격적인 평가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 초상화는 예술의전당이 27일부터 2007년 2월25일까지 서예박물관에서 여는 ‘추사문자반야(秋史文字般若)’ 특별전에서 처음으로 일반에게 공개됐다.

이동국 예술의전당 학예연구사는 “추사 스스로 거울 앞에 앉아 곰살맞게 그리지 않으면 절대 그릴 수 없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고 전했다.

자화상 말고도 이번 전시회에서는 ‘추사학예의 화두’라 할 수 있는 ‘문자반야(文字般若)’ 묵서도 처음 공개됐다. 전형적인 해서로 썼으며, 추사는 이 문구를 가장 아낀 소치 허유에게 주었다. ‘문자반야’는 부처님이 설하신 경(經), 율(律), 논(論) 전부를 가리킨다.

즉 추사는 모든 사물의 도리를 분명하게 꿰뚫어 보는 깊은 지혜, 즉 문자반야의 경지를 지향했던 것이다. 그래서 이번 전시회의 제목도 ‘추사문자반야’이다.

 

 


출처 : 토함산 솔이파리
글쓴이 : 솔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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