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성공적인 모유수유… 노하우 전수가 필요”

道雨 2007. 12. 13. 16:44

 

 

 

              울 엄마는 한의사 

                                         -----  맹유숙 원장 청담여성한의원

 
“성공적인 모유수유… 노하우 전수가 필요”
 
어렸을 때에는 버스에서도, 동네에서도 젖을 먹이는 엄마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그런 모습은 거의 볼 수 없다.

우리나라의 모유수유율은 1961년에 95%이상이었던 것이 2000년에는 10.2%로 감소되었다고 한다. 최근에는 점차 수유율이 회복되고 있긴 해도 아직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에 속한다고 한다. 

이렇게 수유율이 저조해서는 모유수유에 대한 노하우들이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그래도 최근에는 주변의 친구들이 거의 모유수유를 원하고 열심히 시도를 하고 있다. 성공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하는데 성공적인 모유수유를 위해서는 필요한 노하우들이 잘 전수되어야 할 것이다.

아기를 낳은 후에 간단하게 목욕을 시킨 후 엄마에게 데려다준다. 난 당시 30분내에 젖을 물려야 젖이 잘 나온다는 말을 들었던 기억으로 젖이 돌 기미도 없는 빈 젖을 물렸다. 갓태어나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는 갓난아기가 열심히 젖을 빠는 모습이 참 신기했다. 아기가 엄마젖을 빨면 그 자극에 의해서 젖분비 호르몬과 옥시토신이 분비되므로 출생후 가능하면 빨리 젖을 물려야 젖생산을 유도하게 된다.

출산 후 하루내에는 100ml미만의 소량이 분비되지만 4~5일 후면 약 500~750ml로 증가된다.  출산후 초기 3일이내에 젖을 빨아내지 않으면 젖의 구성비율에 변화가 생겨서 젖분비가 중단되어 수유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고 한다. 보통 초기에 모유분비가 충분하지 않거나 수술등으로 모유수유를 멈춘 기간이 있을 때에 모유수유에 실패할 확률이 높아진다. 

그러나 언젠가 TV에서 보니 쌍생아를 제왕절개 출산한 산모가 모유수유에 대한 의지가 강한데 수술 후 몸의 컨디션이 나빠서 일주일이상 모유수유를 시작하지 못해서 뒤늦게 모유수유를 시작했다. 

가뜩이나 부족한 모유량에 아이가 두명이나 되니 산모의 고통이 말이 아니었다. 그래도 모유수유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며 열심히 노력을 하니까 결국 양 옆구리에 아기를 눕히고 동시에 여유있게 모유수유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시간이 늦었다고 포기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끈기있게 시도하면 반드시 모유수유에 성공할 수 있다.

나의 경우도 첫아이는 초기에 젖이 부족해서 30분 간격으로 젖을 물려야 해서 무척 힘들었다. 아기가 배가 고파서 울 때마다 젖을 물리니 물려도 물려도 젖이 안 늘고 오히려 너무 자주 물리는 것보다 젖이 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생각에 아기를 안고 울음을 그치게 달래주느라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  4~5일 정도가 지나니까 젖답게 나오기 시작했고 백일이 지나니까 양이 아주 많아졌다. 

첫번째 임신시기에는 유방자극에 의한 자궁수축으로 조산의 위험에서 비교적 안전해진 임신8개월 이후부터 꾸준히 유방마사지를 했었는데도 젖이 충분하지 않아서 초기에 고생을 많이 했다. 큰 아이에게 모유수유를 오래해서 그런지 둘째 아이는 출산 후 만 하루 정도가 지나니까 아이가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양의 젖이 분비되었다. 

 젖을 먹일 때에는 양쪽젖을 번갈아 물리는 것이 좋다. 그래야 젖이 지속적으로 분비되고 젖의 양도 고르게 유지된다. 많이 부푼 쪽의 젖을 충분히 먹이고 더 먹고 싶어하면 다른 쪽의 젖을 먹인다. 

다음번 젖을 먹일 때에는 이전에 나중에 먹였던 쪽의 젖을 먼저 먹이고 10분정도 지나 다른 쪽의 젖을 먹인다. 사촌동생의 경우에 한쪽 젖이 잘 나온다고 계속 한 쪽 젖만 먹이니까 그 한쪽만으로 충분한 양의 젖이 나오고 다른 쪽은 아예 젖이 불지 않게 되어 짝짝으로 되었다.
 
 
젖을 얼마나 먹여야 아기가 충분히 먹은 건지 알기가 어려웠다. 한쪽 젖을 다 먹이고 다른 쪽 젖을 먹이다보면 아기가  열심히 빨지 않는 시기가 오는데 그 때쯤 슬그머니 젖을 빼면 별 저항이 없다. 그쯤이면 충분히 먹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젖의 양이 충분해지면 한 쪽만 먹여도 된다. 엄마젖은 수유의 처음과 나중에 나오는 젖의 성분이 다르다고 한다. 젖을 먹이기 시작하여 5~6분간 나오는 전유는 수분과 유당이 풍부하고 양이 많아 아기의 목마름을 충족시켜 주고 젖 먹이기가 진전되어 감에 따라 나오는 후유는 농축되어 지방 함유량이 점점 많아져 아기의 배고픔을 채워준다고 한다. 

처음부터 젖을 물리는 자세가 좋으면 모유수유를 훨씬 쉽게 성공할 수 있는데 그 비결은 아기가 젖꽃판(유륜)까지 충분히 물도록 하는 것이다. 젖꽃판을 제대로 물지 못하면 엄마는 젖꼭지에 통증을 느끼거나 상처가 나고 젖도 제대로 분비되지 않는다. 아기의 머리를 받치지 않은 손의 엄지손가락을 위로 하고 네 손가락을 아래로 해서 손 모양이 ‘C’자가 되도록 유방을 잡으면 쉽게 유륜까지 물릴 수 있다. 

초기에는 젖을 먹이는 동안 갑작스럽게 배가 뒤틀리듯 아픈 경우가 종종 있다. 이것은 아기가 젖을 먹는 동작에 의해서 옥시토신이 분비되어 자궁근육을 매우 강하게 수축시키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로 인해 자궁 퇴축이 빨라져 출혈을 감소시킬 수 있다.  

 출산 후 몇 개월이 지나고 직장생활을 다시 시작하면서 젖을 싸서 냉동했다가 우유병에 담아서 수유를 했다. 미리 유축기도 사 놓았었는데 나는 그냥 손으로 짜는 것이 덜 번거로와서 유축기는 사용하지 않았다. 요즘에는 성능이 좋은 유축기가 많아서 사용해도 좋을 것 같다. 

모유수유를 오랫동안 하는 것이 사회생활속에서 쉬운일은 아니다. 그러나 모유수유가 얼마나 좋은 지 잘 알고 있다면 절대로 모유수유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우선, 아기에게 어떠한 장점이 있는가? 
진화과정을 통해서 아기에게 가장 필요한 영양소를 골고루 갖추게 되었기 때문에 엄마가 섭취하는 음식과 상관없이 아기의 성장발달 단계에 필요한 단백질이나 미량원소가 들어있고 중추신경계 발달에 필요한 콜레스테롤과 DHA가 풍부하게 들어있다. 그래서 분유를 먹은 아기보다 지능지수가 약 10점 정도 더 놓게 나타난다고 한다. 

또한, 각종 면역물질과 항체를 포함하고 있어서 감염질환의 발생을 현저히 줄여준다. 그리고 천식, 습진, 임파종, 당뇨등의 비감염성 질환의 발생도 줄여준다. 젖을 빠는 입의 움직임에 의해 구강근육과 안면골격이 잘 발달하고 언어능력이 향상된다(우유병의 경우 빠는 것이라기보다는 물었다 놓았다를 반복하는 과정이다). 또 충치가 적게 생기고 치열이 고르게 된다. 모유수유는 아기뿐 아니라 산모에게도 많은 장점이 있다.

아기가 젖을 빨 때에 반사적으로 옥시토신이 분비되어 자궁을 수축시켜서 자궁이 원래의 상태로 회복되도록 도우며 산후출혈을 예방한다. 프로락틴의 분비가 많아서 배란을 억제하여 자연적인 피임의 효과가 있다. 산후우울증의 발생을 감소시킨다. 칼로리 활용이 높아져 체중 감소에 도움이 된다. 칼슘대사를 촉진시켜서 골다공증의 발생이 줄어든다. 유방암이나 난소암의 발생빈도를 낮춘다. 초기에 모유수유가 자연스러워질 때까지는 잠깐 더 힘든 시기가 있지만 모유수유가 익숙해진 다음에는 분유보다 훨씬 간편하게 수유를 할 수 있다.

한의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