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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소설 `목민심서`

道雨 2009. 1. 15. 11:51

소설 '목민심서'를 읽고

 

  5권으로 엮은 소설 '목민심서'는 읽는 동안 글쓴이 황인경을 처음 알았는데 좋은 이웃을 알게 된 것처럼 좋았다. 한 작품을 쓰기 위해서 7년이라는 시간을 자료수집하고 글을 써서 퇴고하고 완성하는 데 바쳤다고 하는 데 작가가 작품에 몰두하여 일궈 낸 그 일념과 열정으로 소설 '목민심서'는 충실감을 느낄 수 있었고 실제로 읽으면서도 작품을 쓰기 위해서 작가가 접한 자료가 무척 많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소설 '목민심서'는 독자에게 200년 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서 읽게 하였고 1800년대 조선이 쇠락해 가면서 그 시대가 가졌던 한계상황이나 어쩔 수 없는 흐름을 읽으면서 과거의 실수나 실패에 견주어서 현대를 살고 있는 오늘날에도 그러한 실수나 실패를 되풀이 하는 것은 아닌지 뒤돌아보게 한다.

 

  다산 정약용은 1762년에 태어났다. 붕당정치의 폐해가 심해지고 또한 영`정조가 탕평책을 내세워서 인재를 고루 당파에 관계 않고 뽑아 쓰겠다고 고심하던 시기이기도 하다. 붕당정치의 말기적 현상, 즉 백성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자신이 속한 당의 정권유지를 앞세운 붕당들의 싸움은 지방의 관리 목민관들의 부정 부패를 관리 감독할 수 없어 백성들의 삶은 비참했다. 정약용이 관리가 되어 정조의 신임을 받지만 반대당인 노론 벽파는 1800년 정조가 세상을 떠남과 동시에 정약용 집안과 정약용 집안이 속한 남인들이 천주교에 관련된 것을 빌미로 정치적인 박해를 가한다. 

  강진으로 유배되어 18년 동안의 유배 생활.

유배지에서 다산은 500여 권의 책을 썼다고 한다. 유배라는 정치적인 형벌을 받는 동안 다산은 학문에 열중해서 정치적인 업적 대신에 예사롭지 않은 학문적인 업적을 이룩한다. 대표적인 저서인 '목민심서'는 다산이 목민관으로 근무하면서 직접 백성들을 직접 대면하고 그들의 사정을 가장 가까이 알 수 있는 위치에있어봤기에 경험에 입각하여 목민관이 어떤 몸가짐으로 직무에 임해야 하는가를 밝혔다.

  다산은 봉건 군주제의 폐해까지도 짚어 내지만 그것은 국가의 정체성에 관계되는 중대한 사안이기도 하였다. 다산이 살았던 때와 비슷한 시기인 1789년 프랑스는 민중들이 민중에 의한 정치를 요구하면서  대혁명이 일어났고 이어서 세계 역사는 귀족에서 대중으로, 차별에서 평등이라는 새로운 시각으로 전개되어 가는 시기이기도 하였지만 조선에서는, 다산의 시대에는 생각으로는 가능하지만 행동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그런 때였다.  같은 맥락으로 학문의 영역에서도 그러했다. 서양은 자연 과학의 위력을 깨닫고 생활에 응용하여 생활의 편리와 부유함을 누리는데 다산의 조선시대는 여전히 인문 철학인 주자 성리학이 정치의 근본이자 나라 전체 백성의 생활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그것은 일례로 사농공상 즉 선비와 농업`공업`상업 순으로 백성들은 좋은 직업의 순위를 매기고 있었던 것이다.

  다산은 과거제도의 폐해로 젊은 인재들이 사서삼경을 읽으며 과거 준비하느라 좋은 머리를 다른 쪽에 돌릴 겨를이 없어, 또한 다른 실용적인 부분을 나라가 인정해 주지 않아 나라 살림이 부강해질 수 없다고 했다. 농사짓는 농부들이 그저 일하기 바빠 농법을 개량하고 변화시킬 깨달음을 얻을 수가 없으므로 이것은 배운 자들, 지식인들이 연구하고 깨우쳐 농민들에게 가르쳐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농업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에 적용시켜야 할 필요성을 자각할 때 나라의 부강으로 연결되는 것이고 이렇게 살림에 직접 도움 주는 학문을 '실학'이라고 하였다.

 

  다산의 생각과 행동은 200여 년 후 지금의 우리들에게도 생생한 가르침이 되고 있다. 어느 세계에서든 삼매경을 이루고 사는 것은 보람있는 일이고 깊이 있게 추구하는 삶은 아름다운 삶이라면서 어떤 자세로 생활에 임해야 하는지를 지적한다. 같은 재료인 철을 이용하여 호미나 쇠스랑을 만드는 조선과 뒷박 즉 상선`군함을 만드는 외국과의 비교는 엄청난 부가가치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멀리 바라보는 안목의 중요성을 느끼게 한다. 이것은 또한 학문하는 자세로 곧바로 직결되는 사항이기도 하다. 이것은 미래의 우리 사회의 주인공이 될 아이들을 어떻게 교육시켜야 하나?하는 현실의 문제로 대두된다. 소설 '목민심서'를 읽는 동안 짧은 안목인 나에게도 현실에 눈뜨고 직시하여 미래를 향해 전진하지 않으면 퇴보한다라는 위기의식이 밀물처럼 다가온 성찰의 시간이었다.

 

 

                          보석보다 귀한 글자

 

           너희들에게 물려줄 밭 뙈기도 장만하지 못했으나

           오직 정신적인 부적 두 글자를 마음에 지녀 살고

           가난을 벗어날 수 있도록 하거라

           (부지런하고 검소한 것).

          두 글자는 좋은 밭이나 기름진 땅보다도 나은 것이니

           일생동안 써도 닳지 않을 것이다.

                      ( 다산이 유배지에서 아들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한 대목이다.)

출처 : 해운대 부실이
글쓴이 : 부실이 원글보기
메모 : 이 글은 저의 집사람이 쓴 글로서, 집사람 블로그(해운대부실이)에서 옮겨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