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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흐르는 강물처럼

道雨 2008. 10. 18. 16:23

                   노먼 노인의 가족들

                                               - 비디오 '흐르는 강물처럼'을 보고 -

 

               누구나 삶의 시작과 끝이 있고 살아가는 방식은 또한 각각 다르다

 

  아버지의 아들로서 아이 때부터 청년기를 거쳐 노인이 되고, 부모님과 동생 폴, 부인 제시가 세상을 떠난 세월 앞에서 노인이 된 노먼이 고향의 강가에서 지난날을 되돌아보며 잔잔히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목사로서 깊은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아버지와 성실하게 남편과 아들을 보살피고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어머니 그리고 화자인 나와 동생 폴.

  노먼은 집을 떠나 동부 도시에서 공부를 하는 동안 학생을 가르치는 일에 소질이 있음을 발견하고 교수 학위를 받은 뒤 집으로 돌아온다. 여러 대학에 취직 지원서를 넣고 기다리는 중에 고향 마을 댄스 파티에서 제시를 만난다. 노먼은 제시에게 청혼을 하고 이어서 결혼을 한 뒤 시카고 대학으로 떠난다.

  폴은 화려하게 피어올랐다 뚝! 떨어지는 꽃잎처럼 그렇게 젊은 나이에 삶을 마무리했다.

폴은 어려서부터 식탁에서 먹기 싫은 음식은 끝까지 먹지 않는 고집을 가졌고 청년기 때 형 노먼과 강에서 폭포를 거쳐 내려오는 목숨을 건 강타기를 함으로써 부모님과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렇게 과격하고 격정적인 폴은 고향에서 대학 공부를 하고 신문기자가 되었다. 또한 강낚시의 전문가가 되었다.그의 격정과 남는 힘은 마을의 거친 도박판을 드나들게 하고 끝내는 강가에서 누군가에게 맞아 죽은 모습으로 발견되었다.

 

브레드 피트가 연기한 폴이 영화가 끝난 후에도 계속 생각나는 것은 어째서일까......

후기 인상파를 대표하는 화가 고흐는 무척 고집쟁이였다고 한다. 자신이 좋은 것은 끝까지 고집하는 바람에 친구들과 잘 지내지 못하고 격렬한 격정은 급기야 정신병으로 입원하기에 이른다. 한 인간 한 개인으로서 고흐는 그다지 행복한 삶이 아니었지만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을 고집하는 삶의 자세 속에서 고흐의 그림은 역사 속에서 젊은 정신으로 살아 남았다. 폴에게서 이런 유사성을 느꼈음일까......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사는 동안 어떤 자세로 살 것이며 무엇을 추구하며 살아갈 것인가?'하는 삶의 의미를 물어 볼 때 폴은 위의 기준에서 어떤 모습이었을까?라고 질문하면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폴은 자신이 하기 싫은 일은 확실하게 하지 않았고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은 끝까지 해내는 힘을 가졌다. 그러면서도 아쉬운 것은 폴의 죽음에는 '무엇을 추구하며 살 것인가?에 대한 성찰이 부족하지 않았는가 라는 생각이 든다. 매일매일을 살아가면서 멀리 바라보는 무엇을 추구하면서 산다는 것은 갈 길이 멀다 하더라도 견딜 힘을 준다. 그래서 폴의 짧은 삶이 아름다우면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아름다운 청년이었는데......

그의 능력과 자질은 무엇인가를 거뜬히 이루어 낼 힘이 있었는데......

 

  조용히 내면의 힘을 목표하는 바를 추구하면서 노년에 이른 형 노먼은 동생 폴의 숨겨진 힘을 안다. 그리고 메시지를 던진다. 강물이 쉼 없이 흘러가듯이 우리 인생도 멈추지 않고 흘러가고 있다고. 그리고 지난날을 돌아보는 노년까지 이르렀다고......

아름다운 노년은 거칠고 위험한 장거리 영행을 무사히 다녀온 여행자와 같다. 그의 가슴 속에는 위험하고 거친 환경을 이겨낸 인내심과 용기가 담겨져 있고 상처를 참고 견뎌낸 생채기가 남아 있다.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생각의 틀은 모두 다르다. 부모님의 생이 반듯하였으니까 자식 역시 반듯한 삶을 살 것이라는 당연한 예상이 그것이다. 이것은 반대로 부모의 삶이 바르지 못하였다면 자식도 그럴 것이라는 단정도 그렇다. 하지만 이것은 일정 비율의 확률은 있겠지만 그 이상은 각자의 몫으로 살아간다. 이것은 사람에 대한 희망이기도 하다. 누구나 달라지려고 노력한다면 자신이 바라는 쪽으로 향상될 수 있다는 것.

이것은 유전적인 요인보다 환경, 즉 후천적인 요소가 사람을 변하게 한다는 측면이다.

 

노먼과 폴.

내면의 모양새는 비슷하면서도 인생을 풀어가는 방법에서는 달랐던 형제를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폴이 죽었을 때 오른손의 상처가 얼마나 심했는가를 거듭 노먼에게 묻는 아버지의 마음이 폴이 당한 고통 못지 않은 짙은 사랑으로 다가온다.

'흐르는 강물처럼' 이 영화는 강물이 곳곳에서 만나게 되는 걸림돌을 돌아 흘러가듯이 우리의 삶, 걸림돌에 걸리면서 혹은 돌아 흘러가면서 살고 있는 우리의 사는 모양을 유연하게 풀어내고 있다. 인생을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의 시선. 그 가슴 안에 녹아든 삶의 기쁨과 슬픔, 고통과 환희가 조용히 흐르는 물살이 되어 빛나고 있는 것 같다. 인생을 강물에 비유하고 풀어가는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 그것은 삶에 대한 소중한 통찰의 기회로서 내 앞을 천천히 돌아 흘러갔다.

                                                                                                                       [2000년  자료]

출처 : 해운대 부실이
글쓴이 : 부실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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