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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여행 사진 2 (송악산, 마라도, 알뜨르 비행장)

道雨 2009. 8. 25. 19:32

 

 

 

                         제주도 여행 사진 2 (송악산, 마라도, 알뜨르 비행장)

 

 

 

* 마라도에서 기념사진 한 컷.

 

 

제주도 서남쪽 끝에 있는 송악산은 지질학적으로는 세계에서 유례가 드문  이중 분화구로 된 독특한 화산지형이며, 일제강점기에는 제주도가 어떻게 도륙당했는지를 알려주는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송악산은 차례로 수중 분화와 육상 분화라는 2중 폭발을 거친 화산으로, 큰 분화구 안에 두번째 폭발로 주봉이 생기고 주봉 안에 깊은 제2분화구가 형성된 것이라고 한다.

 

송악산  가까운 곳에는 일제가 만들어 놓은 비행장(알뜨르비행장)이 있으며, 이곳에는 콘크리트로 만든 격납고가 아직도 남아있어서, 이곳이 군사기지였음을 쉽게 짐작하게 한다.

 

 

대한민국의 최남단은 제주도 남쪽에 있는 마라도이다.

제주도에서 마라도로 가는 배는 모슬포와 송악산 밑의 산수이동 포구 등 두 곳이다. 이 두 곳에서 정기여객선을 운항(1일 4-5회)하는데, 성수기에는 수시로 증편 운행한다.

우리는 송악산 밑(산수이동 포구)에서 마라도유람선을 탔다. 산수이동 포구에서 마라도까지는 약 40분이 소요된다.

 

  

마라도는 샘이 없어 얼마 전까지 빗물을 모아 사용했지만, 지금은 해저심층수를 뽑아올려 식수로 사용한다고 한다.

그리고 배(유람선이나 정기 여객선)의 접안은 가능하지만, 파도를 피할 수 있는 시설이 없으므로 배를 이용한 어업에 종사하는 주민은 없으며, 대부분 관광과 관련한 업종(유람선, 식당, 전기차운행 등)에 종사한다.

 

 

 

* 마라도유람선을 타는 선착장에서 보면 동굴들이 보인다.

송악산 바닷가 절벽 쪽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제주사람들을 동원해 뚫어놓은 인공동굴 15개가 있어서 '일오동굴'이라고 불리는데, 이 굴들은 일본군의 특수잠수정을 숨겨두었다가 연합군 함정이 접근해 오면 어뢰를 싣고 돌진해서 자폭하려는 의도로 만들어진 것들이다.

 

 

 

* 이 굴들은 태평양전쟁 말기 일본군이 모슬포에 알뜨르비행장을 만들면서 함께 만들어진 것이다. 길이는 약 4-15m 정도로 다양하며, 안에서 서로 연결된 것들도 있다. 

지금은 잠녀(해녀)들이 옷을 갈아입는 장소로 활용되기도 한다.

 

* 지층을 뚫고 솟아나오는 용암의 흔적. 부글부글 끓어오르다가 식어버린 듯한 모습이다. 이곳은 현무암이 부서져 모래를 이룬 까닭에 모래가 검다.

 

 

* 마라도 가는 유람선 안에서... 날이 하도 더우니 에어컨이 있는 안이 더 시원하다.   

 

 

마라도로 가는 중간에 가늘게 떠 있는 섬이 보이는데 가파도이다. 이곳 사람들에게 돈을 빌렸을 때 '갚아도(가파도) 되고 말아도(마라도) 된다'는 우스개 소리로 더욱 친근하게 느껴지지만, 마라도 가는 배 위에서 보면 얇은 징 처럼 보인다.

 

 

 

* 마라도의 해안, 험한 절벽으로 되어있고, 곳곳에 해식동굴들이 형성되어 있다.

 

 

* 마라도의 해식동굴

 

 

* 국토의 끝인동시에 시작이라 할 수 있는 마라도는 요즘들어 각광받는 제주관광의 포인트로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곳을 찾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마라도는 환상(幻想)이다.

 

 

* 마라도의 절벽 해안 모습.

멀리 둥근 모자같은 산방산이 보인다. 산방산 앞으로 야트막한 산이 송악산이고, 송악산 왼쪽으로 수면 위로 얇고 길게 보이는 곳이 가파도이다. 

 

 

* 마라도의 전기자동차. 

일가족용은 대여료 3만원으로 손수 운전하며, 앞에 있는 다인승용(10여 명 탈 수 있다)은 1인당 요금이 3천원이며, 운전자가 운전하며 마라도의 곳곳에 대해 설명해준다. 우리는 이 다인승용을 탔다.  

자전거도 대여해주는데, 날씨가 너무 더운데다 경사도 약간 있어서 힘들듯...

 

 

* 마라도의 전기자동차 안에서 기념사진 한 컷...

 

 

* 마라도가 원래는 원시림이 우거진 곳이었는데, 화전을 일구면서 불태워버려 지금은 큰 나무가 없다.  

 

**  마라도에 관한 전설

사람들이 처음 살기 시작할 때에는 제주특유의 나무절구인<남방애>를 만들 정도의 아름드리나무가 울창하였으나, 이주민들은 농경에 필요한 경작지를 마련하고자 숲을 태워 없애고 탄 자리를 일구어 농지로 바꾸어 나갔다고도 한다.

전설에 의하면, 고향을 떠나온 이주민중 한 사람이 환한 달밤에 퉁소를 부는데 그 소리를 듣고 수많은 뱀이 몰려 왔는데, 이에 놀란 주민들은 섬 내의 많은 뱀을 제거하기 위하여 숲에 불을 질렀으며, 타기 시작한 나무는 석 달 열흘이 지나서야 불길이 멎었고, 그러자 이 숲에 서식하던 새들은 날아가고, 그렇게 많았던 뱀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바다로 헤엄쳐, 제주도 동쪽지방으로 건너갔다고 전해진다.

이때부터 마라도에는 나무가 자라지 않고, 뱀과 개구리를 볼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마라도에 나무가 자라지 않는 이유는, 폭풍이나 태풍이 불면 파도가 때려 염분이 섞인 물방울들이 온 섬을 덮는다. 그래서 나무가 자라지 못하고 온 섬을 덮고 있는 것은 잔디와 억새풀 정도이다.

 

마라도 북쪽 바닷가 언덕에는 <당>신으로 섬기고 있는 할망당(처녀당)이 있다. 이곳은 100여 년 전 부모와 같이 마라도에 해산물을 채취하러 왔다가 돌아가지 못하고, 섬에 혼자 남아 죽은 여자 아기의 애절한 영혼을 기려 당을 만든 후, 제사를 지내며 마을과 가족의 안녕을 비는데서 연유한 이름이다.

 

 

 

 

* 마라도의 성당. 

마라도에는 절과 성당, 교회가 모두 있다. 실제의 종교생활을 위한 것이 아니고 상징적으로 건축해두었다고 한다. 

 

 

 * 마라도 등대와 성당. 그 사이로 태양광 발전시설이 조금 보인다.

 마라도 등대는 1915년 건립될 당시 마라도의 유일한 건축조형물로서, 세계 해도 상에는 제주도는 표기되지 않았으나 마라도와 등대는 표기되어 있을 만큼 중요한 해상지표인 곳이다.

 

 

* 마라도남쪽에서 태평양을 배경으로 삼고...

 

 

* '대한민국최남단' 비 앞에서... 

 

 

* 마라도 주민들의 실제 거주지.  평온하고 조용한 모습이다...

 

 

* 대한민국에서 가장 학생수가 적은 학교라는 가파초등학교 마라도분교.  현재 학생수는 2명이라고...

 

 

마라도에서 나와 송악산 인근의 알뜨르비행장을 찾았다. 표지판이 따로 없으므로 책과 지도를 보고 지나는 주민에게 물어서 찾아가야 한다.

 

태평양전쟁 말기, 전세가 불리해진 일제는 제주도를 본토 사수를 위한 최후의 방어기지로 이용하고자 병력 7만을 제주도에 상주시키고, 섬 전체를 요새화하기 위해 제주도민을 강제로 동원하여 온갖 군사시설을 지었다. 그 가운데 큰 공사가 지금의 제주국제공항인 정뜨르비행장과 모슬포 알뜨르비행장 건설이었다.

 

 

 * 알뜨르비행장에 남아있는 콘크리트 격납고.

알뜨르의 비옥한 밭에 아직도 10여 개가 남아있다.

뒤에 있는 돌산이 산방산인데, 그야말로 제주도 남쪽에서는 군대 용어로 '특징있는 지형지물'이다.

'알뜨르'는 아래쪽에 있는 너른 들판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 알뜨르 비행장과 가까운 곳에 '백조일손지묘'가 있는데, 우리는 알뜨르비행장을 찾다보니 그 진입로를 지나치게 되었고, 알뜨르비행장을 보고 나오는 진출로가 반대쪽이라 시간 관계상 들르질 못해 아쉬웠다.

 

 

 

**** 백조일손지묘(百祖一孫之墓)

한국전쟁 발발직후, 제주지구 계엄당국은 대정, 한림 일대의 무고한 양민들과 보도연맹원, 4.3 항쟁 때 체포되었다가 석방된사람 등, 다수를 예비검속으로 검거해 대량 학살(193명)을 감행하였다.

 대량학살이 있은 뒤 6년 8개월 만에 유족들이 수습한 시신들은 부러진 팔, 다리,등뼈 등이 뒤섞여있어 도저히 누구의 시신인지 분간되지 않았다.

이에 유족들은 이 뼈들을 모아 132명의 봉분을 만들고, 유족들이 희생자들의 한 자손으로서 132명의 희생자를 한 조상으로 함께 모시겠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백할아버지한무덤은 4.3 항쟁을 전후한 시기에 희생된 수많은 시신을 모아 대단위 공동묘지로 만든 유일한 곳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