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우리가 먹는 것이 곧 우리다”

道雨 2009. 11. 6. 15:12

 

 

 

              “우리가 먹는 것이 곧 우리다”


               “You are what you eat.”



* 요즘 건강에 관해 약간 관심을 가지고 있던 터라, 웬만하면 가공식품을 사먹지 않고 집에서 만들어 먹자고 하던 참이다.


얼마 전, 집사람이 양파절임을 만드려고 간장을 몇 병 샀다. 집사람 말이 이번 간장은 가격이 꽤 비싼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내가 제품의 라벨을 유심히 읽어보니, 양조간장 50%에 산분해간장 50%가 혼합된 혼합간장이었다.

집사람은 양조간장이라고 산 것인데, 100% 양조간장이 아니고, 산분해간장에 양조간장이 일정량 들어있는 것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양조간장의 원료로 쓰였을 콩도 ‘탈지대두’였다.

탈지대두는 사람의 건강에 해로운 용제(석유계 용제인 헥산을 쓴다고 한다)를 사용하여 대두에서 지방을 추출(이것이 식용유가 된다)하고 남은 찌꺼기인 것이다.

지방을 추출해낸 후 용제를 제거한다고 해도 완전히 제거되지 않고 남아있을 수가 있어, 건강에는 좋지 않은데, 요즘 대부분의 콩단백질 관련제품(두유를 포함)은 이 탈지대두를 원료로 쓴다.


좋은 것이라고 비싸게 주고 샀다는 것이 이 정도이고 보니, 지금까지 얼마나 먹을거리에 소홀했는지를 짐작할 수가 있다.


앞으로는 모든 먹을거리를 살 때, 라벨에 붙어있는 원료성분을 확인하는 습관을 기울여야 하겠고, 간장과 된장을 집에서 만들어 먹는 방안도 강구해야 할 것 같다.

아니면 우리의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들어진 간장과 된장을 조달할 방안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의 간장 구입을 통해 우리의 먹거리 문제의 심각성에 대하여 다시금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차제에 인터넷을 뒤져 간장의 종류에 대해 알아보았다.

 

 

 

 

 

                                        간장에 관하여



1. 전통간장(한식간장, 양조간장)


콩(대두)으로 메주를 쑤어 일정기간 건조시켜 발효시킨 후, 소금물에 담가 오랫동안 숙성시킨 간장으로 조선간장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제조방식으로 만들어진 것으로서, 숙성기간이 매우 길어 대량생산이 어려우며, 가격이 매우 비싼 편이다.

* 요즘 콩(대두)에서 지방 성분(식용유가 됨)을 제거한 탈지대두를 쓰기도 하는데, 우리 몸에 해로운 헥산과 같은 용제를 써서 지방을 추출해내기 때문에 건강에 좋지 않다.



2. 산분해간장(왜간장, 화학간장)


산분해간장은 화학간장을 말하는 것이고, 공정이 간단하여 제조기간이 짧고, 대량생산에 유리하며 가격이 저렴하나, 건강상으로는 좋지 않다.

산분해간장의 제조 화학식은 다음과 같다.


HCl(염산) + NaOH(가성소다) ⇒ NaCl(소금) + H2O(물)



3. 효소분해간장(아미노산 간장, 가수분해간장)


단백질 또는 탄수화물을 함유한 원료를 효소로 가수분해한 후, 그 여액을 가공한 것인데,

완제품으로 시판되지는 않고, 혼합간장의 배합원료로 쓴다.



4. 혼합간장


양조간장에 산분해간장을 혼합하거나, 산분해간장에 효소분해간장을 혼합한 것.

시판되는 대부분의 간장은 혼합간장이며, 양조간장의 혼합정도(비율)에 따라 가격이 많이 달라진다.

 

 

 


*** 산분해간장에 관하여(펌글)


산분해간장은 화학간장을 말하는 것이고, 산분해간장의 역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1908년, 일본의 화학자 이께다 박사는 다시마의 감칠맛 성분은 ‘글루탐산(glutamic acid)’이라는 아미노산이라는 것을 밝혔습니다.


1909년, 이께다 박사는 글루탐산을 다량으로 제조하기 위하여 소맥글루텐을 염산으로 화학분해한 후 글루탐산을 추출해내는 방법으로 특허권을 확보하고 본격적으로 생산하게 되었습니다.


1929년, 20년이 지나서 이께다 박사의 특허권이 만료되자, 간장 제조업계에서도 이 기술을 활용해서 ‘산분해간장’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2차 세계대전 무렵, 군수물자로 폭발적인 수요 증가와 함께, 유럽, 미국으로도 전파되어 국제적으로 식물성단백질가수분해물(HVP : Hydrolyzed Vegetable Protein)로 공식 명칭화 되었습니다.


공업적인 측면에서 산분해간장은 만드는데 1∼2일이면 되고, 원료를 염산으로 거의 100% 분해하기 때문에 분해율이 높고, 값싸게 제조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급속하게 확산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제강점기시대에 일본인이 만든 간장 공장에서 생산하기 시작했고, 옛날 부모님들이 밥에 비벼먹던 왜간장이 산분해간장이었습니다.

현재 공장에서 생산되는 간장은, 약 6개월의 발효숙성과정을 거쳐 만드는 양조간장이 상당히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의 약 70% 정도는 아직도 산분해간장입니다.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에 아이러니한 사실이기도 합니다.

산분해간장의 원조 생산국인 일본의 경우는, 현재 산분해간장 생산량이 전체 간장의 약 3%도 되지 않고, 소비자용으로 시판용은 전혀 없고, 공장의 가공용으로만 생산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우리나라 간장 시장은 아직도 후진국형태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화학적으로 만들기 때문에 "산분해간장"은 우리나라에서 크게 3번의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습니다.


첫번째는 1968년 5월의 풀찌꺼기 사건입니다.

방직공장에서 나오는 풀찌꺼기로 간장을 만들어서 팔고 있다는 TV, 신문 보도가 있었는데, 당시 방직공장에서는 밀가루에서 녹말을 뽑아서 풀로 이용하고, 부산물인 글루텐은 간장 공장에 산분해간장의 원료로 팔아왔던 것을, 당시 영등포보건소장이 언론에 공개해 큰 사회적 파장을 몰고 온 사건이었습니다.

이후 글루텐은 안전한 것으로 정리되고, 업계에서 암암리에 사용되던 불법 첨가물을 사용한 간장 회사들이 퇴출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두번째는 1985년 8월의 간장 파동입니다.

MBC에서 간장 제조공정 및 표시 사항을 고발하였는데, 시판 간장이 알고 보니 대부분 화학간장이고, 제품에 표시도 안 되어 있어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고 보도하였습니다. 이에 소비자단체를 비롯한 언론에 의해 큰 파장을 일으키게 됩니다.

이후 위생상태 미비업체는 행정처분 및 허가 취소되었고, 산분해간장 혼합간장등의 표시가 시행되게 되었고, 그 당시까지 미미한 수준이었던 ‘양조간장’의 판매가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세번째는 1996년 2월 유해물질 함유시비입니다.

경실련에서 산분해간장에 유해물질이 존재한다고 발표하였는데, MCPD, DCP라는 물질이 발암물질이라는 취지였습니다.

식약청과 학계의 적극적인 변호로 산분해간장은 안전하다고 정리되고, MCPD 함량의 감소 방향으로 업계에서 노력하게 되고, ‘양조간장’의 수요는 더욱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 참고로 아미노산 간장이 있는데, 콩 단백질의 성분을 분해시켜 그 중에서 아미노산 성분 엑기스를 모아 만든 간장입니다.

완제품으로 시판되는 아미노산 간장은 없으며, 간장의 감칠맛을 더하기 위하여 혼합간장의 배합용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 '프랑켄푸드Frankenfood'라는 합성어가 있다.

프랑켄슈타인과 푸드를 결합한 말로, '과학의 힘을 빌려 만들어진 끔찍한 음식'이라는 뜻이다.

각종 화학물질(첨가물 등)로 범벅이 된 가공식품들이 난무하는 요즘, 우리는 프랑켄푸드를 먹고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먹는 것이 곧 우리라고 하는데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