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상식

밤과 밤나무

道雨 2010. 5. 13. 15:25

 

 

                 밤과 밤나무

 

@ 밤나무와 밤

 

밤은 참나무과의 갈잎 큰키나무인 밤나무의 열매이다. 개화기는 5~9월이며 결실기는 9~10월이다. 키는 5~15미터 정도로 자라며 나무 껍질은 담갈색이고 오래되면 세로로 죽죽 갈라지며 잎은 마주나고 갸름한 피침형이며 뾰족한 톱니가 있다.

암 수 한그루로서 수상꽃차례로 피는데 긴 꽃이삭에는 수꽃이 그 기부에는 암꽃이 각각 따로 붙어 피며 특유한 향기를 풍긴다. 벌을 치는 사람들은 봄에 밤꽃을 이용하여 밤꿀을 얻는다.

열매는 견과로 밤이라고 하며 가을에 익고 가시가 많이 난 밤송이와 떫은 껍질인 속 껍질에 싸여 두 개 내지 세 개가 들어 있다. 우리나라 각지에 널리 분포하며 야생으로 자라는 산밤과 재배하는 밤이 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좋은 밤의 세계적 산지로 알려져 있다. 진나라때의 <삼국지> 위지동이전 마한조에도 마한에서 굵기가 배만한 밤이 난다고 기록되어 있고 또한 백제에서는 큰 밤이 난다고 기록되어 있다.

밤은 우리나라에서 관혼상제에 필수적인 과일로 사용되어 왔다. 특히 다남의 상징으로 혼례시 시부모에게 폐백을 올릴 때 아들을 많이 낳으라는 뜻에서 며느리에게 밤을 던져주는 풍습이 있다. 며느리는 그것을 받아두었다가 신방에서 먹는다.

 

 

 

밤을 제사상에 쓰는 이유

밤나무는 밤나무가 가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밤나무는 밤알을 심어 밤나무의 싹을 틔워 밤나무를 키우는데 그 밤나무를 옮기지 않는 한 그 밤알은 밤나무의 어머니 역할을 저버리지 않는 점입니다.
다른 나무는 그 씨나 열매가 썩는 것으로 자신의 자손을 늘려 가지만 밤나무는 30년이 지나거나 40년이 지나거나 간에 썩어 없어지지 않고 자신의 후손을 지킨다는 점입니다. 그러므로 아무리 오래된 밤나무라도 옮겨 심지 않은 밤나무의 원뿌리 밑을 파 보면 반드시 싹을 틔운 밤이 생밤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증명이 된 사실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조상을 모시는 위패는 아무런 나무로나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밤나무로 만들었던 것입니다. 만약 밤나무가 아닌 다른 나무로 위패를 만들었다면 이는 상놈의 집에서나 하는 짓이고 무식한 사람이나 하는 짓으로 여겨 왔던 것입니다.
이것은 무엇을 말합니까?
역시 조상이 후손을 생각하고 후손이 조상을 생각하는 이른 바 맥을 잇는 정신이 함께 하고 있는 것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 밤나무 무엇인가? ≫

 

 


 

 

@ 밤의 성미와 효능

* 밤은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짜며 독이 없다. 밤의 속껍질은 성질이 평온하고 떫으며 맛은 달고 독이 없다.

 

* 밤은 맛이 달고 짜며 성질은 따뜻하고 독이 없다. 비경, 위경, 신경에 들어 간다. 위를 보양하고 비장을 튼튼하게 하며 신장을 보하고 근육을 강하게 하며 혈액 순환을 촉진시키고 지혈하는 효능이 있다. 반위 즉 만성 구토, 수양성 하리, 허리와 다리가 약한데, 구토, 코피, 변혈, 금창이나 골절장통, 나력을 치료한다.
신선한 것이나 끓인 것을 먹거나 약성이 남을 정도로 볶아서 갈아서 분말을 복용한다. 외용시는 짓찧어 바른다.
주의사항은 소아는 많이 먹어서는 안되는데, 생것은 소화가 잘 되지 않고, 삶은 것은 체기격식을 일으키기 때문에 소아에게 병을 초래할 수 있다. 많이 먹으면 비와 격의 체기를 초래한다.

풍습 병자 특히 풍수기를 앓는 환자는 먹어서는 안 되는데 그것은 맛이 짜기 때문이다. 외감이 낫지 않은 환자, 가슴과 배에 기가 잘 통하지 못하여 막힌감과 그득한감이 있는 환자, 감적 환자, 학질 환자, 산모, 소아 환자로서 공복감을 못하는 증상, 변비 환자는 모두 금기이다.

밤을 많이 먹으면 기체하여 소화되기 어려우며 적게 먹으면 기가 잘 통하여 쉽게 소화된다.

밤송이의 한가운데에 있는 한 알을 율설(栗楔)이라고 하는데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는 작용이 있다. 활혈단에도 넣어서 쓴다.

바람에 말린 밤은 햇볕에 말린 것보다 낫고 불에 굽거나 기름으로 볶은 것은 삶거나 찐 것보다 낫지만, 어느 것이나 반드시 잘 씹어서 타액과 함께 삼키면 유익하다.

만일 한꺼번에 배불리 먹으면 도리어 비장을 상하게 된다.

흔한 밤을 잘 이용하면 가정 상비약으로 대단히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모든 것이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는 말씀처럼 밤을 복용할 때도 이말이 참됨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 밤에 관해서 북한의 <동의학사전>에서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건율(乾栗)은 마른밤, 율자(栗子), 율(栗)이다. 참나무과에 속하는 밤나무의 여문 씨를 말린 것이다. 밤나무는 각지의 산에 심는다. 가을에 여문 밤을 따서 그늘에서 말리거나 쪄서 말린 다음 껍질을 벗겨 버리고 완전히 말린다.

맛은 짜고 성질은 따뜻하다. 비경, 신경에 작용한다. 비위와 신을 보하고 원기를 돋군다. 몸이 허약한 데, 비기가 허하여 설사하는 데, 신이 허하여 허리와 무릎이 시큰시큰하며 아프고 연약한 데 등에 쓴다.

영양상태가 좋지 못한 어린이들의 보약으로 써도 좋다. 하루 6~18그램을 물로 달이거나 환을 짓거나 가루내어 먹는다."

안덕균씨가 쓴 <한국본초도감>에서는 밤에 관해서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밤을 율자(栗子) 또는 황률(黃栗)이라고 한다. 맛은 달고 성질은 따뜻하다. 건비, 보신강근의 효능이 있어 건위 작용이 있고 설사를 그치게 하며, 신장 기능 허약으로 인한 요통, 다리무력증, 소아의 다리무력감에 효력이 있다.

지혈 작용이 있어서 토혈, 각혈, 코피, 대변 출혈에도 효력을 나타낸다. 기관지염에도 효과가 있고, 태음인 보약으로 널리 알려졌다."

* 율화(栗花) 즉 밤나무 꽃은 성질이 약간 따뜻하고 맛은 약간 쓰고 떫다. 성분은 꽃에 arginine이 들어 있다. 하루 4~8그램을 물로 달여서 복용하거나 가루내어 복용한다. 오랫동안 낫지 않는 나력에는 밤꽃과 패모와 함께 가루내어 1일 4그램씩 술로 복용한다. <일용본초, 식물본초>

밤나무의 성분은 열매에 단백질 5.7퍼센트, 지방 2.0퍼센트, 탄수화물 62퍼센트, 무기성분 1.3퍼센트, 전분 25퍼센트, 비타민 B, lipase를 함유하고 있다.

밤나무는 뿌리(栗樹根), 나무껍질(栗樹皮), 잎(栗葉), 꽃(栗花), 외측 과피(栗殼), 내측 과피(栗荴), 총포(栗毛球), 율설(栗楔) 등도 약으로 쓴다.

 

 

@ 위장 신장 비장 근육 혈액순환 지혈에 효험

▶ 위장 신장 비장을 보하며 근육강화 혈액순환촉진 설사 지혈에 효험있는 밤나무
가을에 산행을 하다 숲속에서 땅에 떨어진 밤을 주워서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밤을 맨손으로 까다가 손가락이 밤송이에 찔려 피를 흘릴 수 있다. 나뭇가지 끝을 칼날 처럼 어긋나게 빗대어 잘라서 까면 손을 다칠 염려가 없다.

잘 영근 밤이 밤송이에서 금방이라도 터져 나올 듯이 달려 있는 모습은 결실의 계절 가을의 운치를 한층 더해주며 시각적인 아름다움이 대단하여 보는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시골 어린이들은 가을철에 긴대나무를 들고 다니면서 밤나무 꼭대기 달려 있는 밤송이를 털어 밤을 줍는다. 덜익은 밤도 먹으면 딱딱하지도 않고 부드럽게 씹히는 맛이 먹기가 매우 좋다.

옛날 시골에서 쥐가 많을 때는 쥐들이 다니는 길목마다 또는 쥐구멍에 밤송이로 막아놓으면 쥐들이 다니지 못한다.

밤은 삶거나 구워서 먹으며 군밤장수가 겨울철에 군밤을 파는 것을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밤으로 밥을 지어 먹는 풍속이 있는데, 생밤의 껍질을 깨끗이 벗겨 반으로 가르고 색이 변하지 않도록 뜨물에 담가두었다가 쌀과 섞어 소금을 약간 뿌린 뒤 흰밥 짓듯이 지으면 된다. 이때 팥 삶은 물을 붓고 지으면 색이 곱고 구수한 맛이 난다고 한다. 밤밥은 비타민 C가 많이 함유되어 특히 야채가 귀한 겨울철 주식으로 중요하다.

밤죽은 밤가루와 쌀가루를 함께 섞어 끓인 죽인데 조선시대 <산림경제>지에 조리법이 기록되어 있다. 만드는 법은 쌀가루로 죽을 쑤다가 밤가루를 함께 넣고 고르게 섞으면서 끓인다. 밤가루와 쌀가루의 비율은 2:1 정도가 알맞은 양이다. 젖먹이 아이의 이유식으로 알맞아 젖이 부족할 때 밤가루를 밥물에 풀어 끓이거나, 밤가루와 백설기가루를 섞어 암죽을 끓여 먹이기도 하였다. 밤죽은 당분이 많아 건강식으로 매우 좋다.

 


@ 밤을 이용한 질병 치료를 열거하면 아래와 같다.

1, 설사
구운 밤 20~30 개를 먹으면 낫는다.

2, 신장이 허약하고 허리 다리가 무력하고 연약한 데
매일 날 밤을 10여 개씩 오랫동안 먹으면 효력이 난다.

3, 감창종독(疳瘡腫毒)
날 밤을 씹어서 이것으로 바르면 낫는다.

4, 말에 물려 헌 데가 난 데
밤을 태워 잿가루를 만들고 이것을 참기름에 개어 바르면 된다.

5, 아이의 입이 헌 데
큰 밤을 삶아서 이것을 껍질을 벗겨 자주 먹이면 된다.

6, 칼이나 도끼로 인한 외상
밤을 갈아서 또는 짓찧어 바르면 된다. <빈호집간방>

7, 토혈 또는 하혈
밤을 태워 잿가루로 만들고 이것을 배번 따뜻한 물로 7.5그램씩 하루 3 차례 복용하는데 토혈에는 식후마다 복용하고 하혈에는 식전마다 복용하면 된다.

8, 가시가 목에 걸렸을 때(돼지 뼈, 닭 뼈, 물고기 뼈)
밤의 속 껍질을 태워 보드라운 잿 가루를 만들고 가느다란 대나무로 목구멍에 불어 넣으면 곧 내려간다. 또 한 가지 처방은 위령선(威靈仙) 37.5그램을 삶은 물을 한 번에 먹는다. 매일 3 차례씩 먹어도 내려가지 않으면 계속 만들어 먹으면 된다. <본초강목>

9, 반위 토사(反胃吐瀉), 구갈(口渴), 또는 사혈(瀉血)
밤 껍질 40~80 그램을 삶은 물을 마시면 된다. 매일 3~5회 마셔야 한다.

10, 코피가 멎지 않는 것, 그리고 모든 약이 듣지 않는 데
밤 껍질을 태워 가루를 만들고, 이 가루 7.5그램에 쌀 한 줌과 죽을 쑤어 먹으면 된다. 효력이 없으면 재차 복용하면 된다.

11, 단독창절(丹毒瘡癤), 종농양통(腫膿痒痛)
밤송이(가시가 달린 것)만 1되를 삶은 물로 자주 씻으면 된다. 또 한 가지 처방은 밤나무 껍질을 삶은 물로 자주 씻어도 역시 효력이 있다.

12, 나력(瘰歷: 속명은 서창(鼠瘡)이라고 하며 목위에 생기는 병)
외부에는 밤꽃과 꿀을 찧어 갠 고약으로 바르고 내복에는 밤꽃 삶은 물을 차 마시듯 마시면 된다. 밤은 원기를 돕고 신기를 튼튼하게 한다. 날 것을 먹으면 허리와 다리무력을 치료하고 익은 것을 먹으면 위장 허약을 치료하여 주며 토사를 멎게 하고 창독을 없애 준다. 또한 가루내어 복용하면 대용 식량이 될 수 있다. 적게 먹으면 이롭고 많이 먹으면 해롭다. 과식을 주의해야 한다.

13, 신장이 약하고 허리 다리가 쑤시고 아프며 무력한 것, 또는 복사뼈의 연약증
마른 밤 10개(속껍질 있는 것)를 으깨서 두충나무껍질 150그램과 물 4 사발로 삶아 반이 되면 3등분 하여 이것을 매일 만들어 먹어야 하는데 장복하면 신장을 튼튼하게 할 뿐만 아니라 고혈압이나 신경통에는 치료와 예방의 효과도 갖는다. 또 한가지 처방은 돼지 콩팥 1 개를 편으로 썰어 껍질 벗긴 알밤 14 개와 구워 먹으면 신장을 보하는 효능이 있다. 여기에 쌀죽과 함께 먹어도 좋다.

14, 설사
껍질 벗긴 밤 7개, 백변두 즉 제비콩 1 티이컵을 물 3 사발로 달여 반이 되면 이것을 매일 3~5 차례 양것 먹으면 설사를 멎게 하는 효능이 있다. 설탕을 넣어도 좋다.

15, 만성 설사
껍질 벗긴 밤 1 되와 계내금 즉 닭위속껍질을 씻어 말린 것 150그램을 먼저 계내금을 태워 잿가루를 만들고 밤은 쪄서 익힌 다음 말려서 가루를 만들어 복용할 때에는 밤가루 한 숟가락에 계내금 가루 반 숟가락을 약간의 설탕과 섞어 끓인 물 한 그릇으로 복용한다. 이것을 매일 3 차례 식전마다 복용하며 소아는 반 만 복용한다. 매우 효력이 있고 또한 가정 상비용으로 훌륭한 약이 아닐 수 없다.

16, 하혈, 토혈, 비출혈
밤의 걷 껍질을 태워 잿가루로 만들고 이것을 7.5그램씩 밥물로 매일 3 차례 또는 4 차례 복용하면 된다. 토혈, 비혈은 식후에, 하혈과 설사는 식전에 복용한다. 이 처방은 외상 출혈에 대해서도 발라 주면 지혈이 되고 통증을 풀어 주는 효력을 갖는다.

17, 신허로 인하여 허리와 무릎이 무기력한 데
율설(栗楔: 밤송이 가운데서 중간에 들어 있는 밤알로 활혈에 특효가 있다.)을 바람에 말려 날마다 7알씩 먹고 또 돼지 콩팥을 죽을 끓여 복용한다. <경험방>

18, 다리가 약하고 무력하여 3~4세가 되어도 걷지 못하는 소아
신선한 밤을 먹인다. <식물본초>

19, 기관지염
알밤 반 근을 돼지 살코기와 함께 달여 복용한다. <초약수책>

20, 근골 부종 및 동통
알밤 과즙을 짓찧어 환부에 바른다. <절강천목산약식지>

21, 소아 감창
밤을 짓찧어 바른다. <비급방>

22, 옻이 오른데, 불에 데인데
율엽(栗葉) 즉 밤잎은 수렴제로서 옻이 오르거나 불에 데인데 밤잎 8~12그램을 물로 달여서 복용하면서 외용으로 환부에 바른다. <현대실용중약>

23, 반위, 비출혈, 혈변, 소갈증, 인삼이나 산삼을 먹고 체한데
율각(栗殼) 즉 밤의 걷껍질은 맛은 달고 떫으며 성질은 평하고 독이 없다. 열매 걷껍질을 물로 달이거나 가루내어 분말로 복용하거나 환으로 만들어 복용한다. <식료본초, 양춘애경험방>

24, 단독, 나력담해, 백일해, 독종, 중풍불어
율모구(栗毛球) 즉 밤의 총포를 10~40그램을 물로 달여서 복용하거나 달인 물로 씻거나 가루내어 개어서 바른다. 태워서 재로 만든 율모구를 콧구멍에 불어 넣으면 중풍으로 말을 못하는 증상을 치료한다. <본초강목, 전남본초, 보결부후방, 당본초>

25, 나력, 목구멍에 생선 가시가 걸린데
율부(栗荴)즉 밤의 속껍질은 맛이 떫고 달며 성질은 평하고 독이 없다. 나력에는 밤송이 안쪽의 얇은 껍질을 벗겨내어 짓찧어서 바른다. 목구멍에 가시가 걸린데는 밤의 얇은 속껍질을 약성이 남을 정도로 태워 가루내어 목구멍에 불어 넣는다. <식물본초, 본초강목>

26, 산기(疝氣), 혈비(血痹), 치통으로 빨갛게 부은 증세
율수근(栗樹根) 즉 밤나무뿌리는 맛이 달고 싱거우며 성질은 평하고 독이 없다. 산기의 치료에는 하루 8~12그램을 물로 달여서 복용하거나 술에 담가서 우려내어 먹는다. 치통으로 빨갛게 부은데는 밤나무 뿌리, 종려나무 뿌리 달인물로 계란을 삶아 복용한다. <식물본초, 사천중약지, 초약수책>

27, 단독, 구창, 타박상, 옻이 오른데,
율수피(栗樹皮) 즉 밤나무 껍질에는 quercetin, 요소, 색소, 탄닌이 함유되어 있다. 외용으로 달인물로 씻거나 태운 재를 바른다. 옻이 오른데는 밤나무 껍질 또는 밤나무 뿌리 껍질 300~600그램을 물로 달여서 철수(鐵銹: 쇠를 공기 중에 방치하여 산환된 후에 생성되는 홍갈색의 산화철을 의미한다. 즉 녹이쓴쇠이다. 맛은 맵고 쓰며 성질은 차다. 청열해독, 진심평간한다.) 40~80그램을 주입한 것으로 1일 2~3회씩 환부를 씻는다. <절강천목산약식지, 식료본초>

28, 설사, 오래된 적백 이질, 변혈, 나력, 만성 설사, 만성 이질, 소아 소화 불량

 

 

 

@ 백문보(白文寶)의 율정설(栗亭說)

윤상군(尹相君)이 처음에 곤강(坤岡) 남쪽에 집터를 마련하였다. 집터 동서편에 밤나무 숲이 울창하여 그곳에 가옥을 건축하고 명칭을 율정(栗亭)이라 하였다.

지금은 또 조금 서편으로 가서 새로 집을 샀는데 밤나무 숲이 더욱 무성하였다. 성안에 있는 주택에서는 밤나무를 심는 사람이 적은데, 윤공은 집터를 구할 때마다 오직 밤나무 있는 곳을 선택하였다.

 

일찍이 나에게 말하기를, “봄에는 가지가 엉성하여 가지 사이로 꽃이 서로 비치고, 여름이면 잎이 우거져서 그늘에서 놀 수가 있으며, 가을에는 밤이 맛이 들어 내가 먹을 수 있으며, 겨울이면 껍질을 모아 아궁이에 불을 땐다. 나는 이러므로 밤나무를 좋아한다.” 하였다.

 

나는 말하기를, “불은 마른 것에 잘 붙고 물은 축축한 곳으로 흐르는 것은, 성격이 같은 것끼리 서로 찾아가는 것이니 이치에 있어서 반드시 그러한 것이다. 그 숭상하는 것이 같으면 물건이나 내가 다를 것이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어째서 그러냐 하면 하늘과 땅 사이에 풀이나 나무가 나는 것은 모두 한 기운으로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 뿌리ㆍ삭ㆍ꽃ㆍ열매가 어려운 것, 쉬운 것, 일찍 되는 것, 늦게 되는 것 등 일정하지 않은데, 다만 이 밤은 모든 물건보다 가장 늦게 나는 것이며, 그것을 재배하기도 매우 어렵고 장구한 시일이 걸린다. 그러나 자라기만 하면 쉽게 튼튼해지며, 잎이 매우 늦게 피지만 피기만하면 곧 그늘을 쉽게 만들어 준다. 꽃이 매우 늦게 피지만 피기만 하면 곧 왕성하며, 열매가 매우 늦게 맺히지만 맺히기만하면 곧 수확할 수 있다.

이는 물건으로 이지러지면 차게되고 부족하면 보태지는 이치가 있기 때문이다.

 

윤공은 나와 같은 해에 과거에 합격했는데 그 때의 나이가 30여 세였다. 그러다가 나이가 40세가 넘어서야 비로소 처음으로 벼슬에 나아갔으므로 사람들은 모두들 늦었다고 하였으나, 공은 직무에 더욱 조심하며 충실히 하였다.

그러다가 임금께서 먼저 공을 알아보시고 크게 쓰이게 되어서는 하룻 동안에 아홉 번씩 승진하여 대신의 지위에 이르게 되었으니, 이것은 별로 손질을 하지 않았는데도 무성하게 뻗어나간 나무와 같다. 그 기틀을 세우는 것이 처음에는 어려웠으나 그 성취하는 것이 뒤에는 쉽게 된 것이니, 이 밤나무의 꽃과 열매와 같은 바가 있다.

나는 이치로 설명하려 한다. 식물의 뿌리가 흙에 묻혀있을 때에 그 싹이 깊으면 그 올라오는 것이 늦다. 올라오면 곧 눈이 트고, 눈이 트면 가지가 생겨서 반드시 줄기를 이룬다.

샘물이 웅덩이에 차 있으면 그것이 조금씩 흘러나오다가, 그 흐르는 것이 멈추게 되면 물이 고이고, 고이면 못이 되어 반드시 바다에까지 도달한다.

 

그러므로 그 느린 것은 장차 빨리 되려는 것이요, 그 중지되는 것은 장차 끝까지 도달하려는 것이니, 곧 이지러진 것은 채워질 수 있는 것이며, 부족한 것은 보태질 수 있는 것과 또한 무엇이 다르겠는가. 한 가지 물건에 다가가 보더라도 이것을 실증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여기에서 사람이 숭상하는 바를 관찰하게 되는 것이니, 곧 불은 건조하며 물은 습한 것이어서 물건이나 나와의 차이가 없다는 것이 모두 그렇지 않음이 없다.

따라서 곧 공이 출세하여 영화롭게 된 것은 밤나무의 생장함과 같으며, 밤을 수확하여 간직함은 공의 은퇴하는 것과 같다.

그 생장함에는 세상을 유익하게 하는 바가 있으며, 그 간직함에는 자신의 몸을 수양하는 작용이 있다. 이에 나는 이 정자에 대하여 그 이치를 들어 설(說)을 짓는다.” 하였다.

 

 

 

 

 

@ '너도밤나무'와 '나도밤나무' 이야기

 

화창한 어느 봄날 이율곡 아버지가 두엄을 푸고 계셨답니다.

이때 한 스님이 탁발을 오셨는데 율곡 어머니께서 쌀을 한되박 시주하셨대요.

돌아서서 나가던 스님이 대문앞에서 놀고 있는 어린 율곡을 보고는 혀를 끌끌 차면서 그것참 총명하게는 생겼다만 호산에 갈 팔자로구나!(호랑이에게 물려갈 팔자로구나) 라고 중얼거리며 대문을 나가더랍니다.

이 말을 들은 육곡 아버지와 어머니는 얼마나 기가 막혔겠어요.

스님! 스님! 하고 급히 불러세워서 연유를 물었답니다.

스님 왈, "율곡이 앞으로 꼭 10년 뒤인 15세가 되면 호산에 갈 팔자입니다", 그러면 그 운명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세요 라고 사정을 하였다네요.

스님왈, 방법이 있기는 있는데 시키는 대로 하겠소?

뒷산에 밤나무 1,000그루를 심으시오. 이것이 방책 입니다.

이말을 들은 율곡 아버지는 즉시 뒷산에 밤나무 1000그루를 심었다네요.

10년뒤 어느날 스님(호랑이가 스님으로 변신을 하여)이 나타나 이율곡에게 가자고 하므로 율곡 아버지왈,뒷산에 밤나무 1000그루를 심었노라고 막아서니까 그러면 어디 가서 세어 봅시다.

산으로 올라가서 밤나무를 세기 시작했는데 아무리 세어 보아도 998그루 밖에 되지 않더랍니다.

2그루는 자라는 과정에서 죽었겠지요.

이때 밤나무와 비슷하게 생긴 나무가 나서면서 "나도밤나무요" 라고 말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999주 이므로 1그루가 모자라지 않느냐고 스님이 호통을 치더랍니다.

바로 이때 나도밤나무가 옆에 있는 나무에게 "너도밤나무 잖아" 라고 말하더랍니다.

그래서 밤나무 1000그루를 심은 것이 확인이 되었고, 율곡은 호랑이에게 물려가지 않고 성장하여 큰 인물이 되었지요.

그런 일이 있은 이후로  나도밤나무와 너도밤나무라는 이름이 생겨나게 되었대요.

 

물론 학술적으로는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이지만, 이상이 나도밤나무와 너도밤나무의 유래 입니다.

이런 연유로 해서 지금도 율곡의 집이 있던 골이 밤나무골이 되었고 율곡(栗谷)이란 호가  만들어졌답니다.(밤나무율, 골곡 즉 밤나무골 이란 뜻)

 

 

 

너도밤나무
너도밤나무는 우리나라 어느 곳에도 없고 오직 울릉도 성인봉의 높은 곳에만 자라는 특별한 나무다. 우리 땅에서야 울릉도로 밀려나 버린 비운의 나무이지만 세계적으로는 널리 자라고 쓰임새가 많아 이름을 날리는 영광의 나무다.

조그마한 세모꼴의 도토리를 달고 있어서 상수리나무나 떡갈나무와는 같은 집안임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으며, 비슷한 열매를 달고 있는 밤나무와는 먼 친척뻘이다. 잎은 밤나무 보다 약간 작고 더 통통하게 생겼으니 전체적으로 밤나무와 매우 닮은 셈이다.

이 나무를 처음 본 사람들은 ‘너도 밤나무처럼 생겼구나!’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서 울릉도 사람들은 하나둘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이 나무에 자연스럽게 너도밤나무란 이름을 붙였을 터이다.

너도밤나무는 잎뿐만 아니라 열매의 특징으로도 밤나무 무리의 유전자가 조금 섞였으니, 출세한 친척의 이름을 빌려 쓴 것에 대하여 이해해 줄만한 구석이 있다.

 
나도밤나무
나도밤나무는 사정이 다르다. 비슷한 이름을 빌려 쓰고 있지만 족보를 따지고 들어가면 밤나무와는 옷깃한번 스치지 않은 완전한 남남이다.

우선 콩알만한 새빨간 열매가 줄줄이 매달리는 점에서도 밤과의 인연을 더욱 상상할 수 없게 한다. 자라는 곳도 밤나무가 전국의 어디에나 가리지 않은 것과는 다르다. 나도밤나무는 남해안에서 섬으로 이어지는 따뜻한 지방에 만 가끔 볼 수 있을 뿐 조금만 추운 곳으로 올라와도 만날 수 없다.

다만 잎 모양으로는 진짜 밤나무보다 잎이 약간 크고 잎맥의 숫자가 조금 많아 언뜻 보아서는 또한 밤나무로 착각할 수 있을 따름이다.

한마디로 나도밤나무는 밤나무와 잎의 생김새가 닮아있기는 하나 실제적으로는 전혀 다른 나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