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전설, 설화

용등(龍藤 : 등나무) 이야기

道雨 2010. 5. 18. 16:24

 

 

 

 

                     용등(龍 : 등나무) 이야기

 

 

                                                         

                                                            

 

                                                         

 

 

 

등나무에 얽힌 슬픈 이야기가 있다. 

 

소재지는 경북 경주시 현곡면 오류리 527번지이며, 천연기념물 제 89호로 지정되어 있다.

 

4그루의 등나무가 2개씩 가까이 서 있으며 옆에 한채의 농가가 있다. 가슴높이의 둘레는 0.24m, 0.28m, 1.72m, 0.60m로서, 서로 얼키고 설켜서 팽나무를 얼싸안고 있는데,  높이가 11∼12m정도이며 동서쪽으로 20m, 남북쪽으로 50m 정도 퍼졌다.

옛날에는 연못가에서 자랐다고 하지만, 지금은 연못은 없어지고 옆에 실개천이 흐르고 있다.

나무에 얽힌 전설(傳說)은 옛적 신라시대(新羅時代)에는 임금님이 신하와 더불어 사냥을 즐기시던 곳으로서 용림(龍林)이라고 불렀다. 등나무가 서 있는 곳에 깊은 연못이 있었다.

이 등나무를 용등(龍藤)이라고 하는데, 이는 용림(龍林)에서 자라는 등나무란 뜻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고, 또 구불구불한 줄기가 마치 꿈틀거리는 용 처럼 보인다는 뜻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꽃을 말려서 신혼 금침에 넣어주면 부부의 정이 더욱 두터워진다고 하며, 부부의 사이가 벌어진 사람들이 이 나무의 잎을 삶은 물을 마시면 둘 사이의 애정이 회복된다고 하여, 이를 보고자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데, 다음과 같은 전설(傳設)도 있다.

신라 어느 때엔가 이 마을에 있던 한 농가(農家)에 19살과 17살 되는 예쁜 자매가 살고 있었는데, 바로 옆집에는 씩씩한 총각이 살고 있었습니다. 얼굴뿐 아니라 마음씨가 착한 두 자매는 모두 이웃집 청년을 사모하였습니다.

 

그런데 전쟁이 일어나 이웃집 청년은 싸움터에 나갔습니다.

자매는 모두 눈물 지으며 청년이 돌아오길 기다리다 서로 같은 청년을 사모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남달리 다정하고 착한 자매였음으로 서로 양보하기로 굳게 결심하고 있던 차에, 그 청년이 전쟁에서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전사(戰死)의 소식을 들은 자매는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서로 얼싸안고 연못에 몸을 던졌습니다. 그 뒤 연못 가에 등나무 두 그루가 자라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죽은 줄만 알았던 청년이 훌륭한 화랑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청년은 자매의 슬픈 소식을 듣고는 애통해하며 연못에 몸을 던졌습니다.

 

그리고 그 화랑이 죽은 연못에 팽나무가 자라났는데, 먼저 생겨났던 두 그루의 등나무가 팽나무를 감고 올라가 얽혀 있는 모습이, 마치 이승에서 못 다한 사랑을 나무가 되어 이룬 듯이 여겨집니다.  

 

이 등나무들은 해마다 음력 3월이면 탐스러운 꽃송이를 터뜨리고 그윽한 향기를 퍼뜨리며, 팽나무를 한층 더 힘차게 얼싸안는 듯이 보인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