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상식

조국, 명예, 충용, 그리고 국군 파병

道雨 2010. 12. 10. 10:32

 

 

 

 

                조국, 명예, 충용,  그리고 국군 파병

 

 

1970년대 내가 다녔던 어느 학교의 교훈은 "조국, 명예, 충용"이다.

바로 우리 대한민국 육군의 초급간부를 양성할 목표로 세워진 육군제3사관학교이다.

 

3사관학교에 입교한 사관생도들은 2년 간의 교육과정을 거쳐 육군 소위로 임관된다.

반짝반짝 빛나는 소위 계급장을 우리는 흔히 '5만 촉광의 다이아몬드'라고 불렀다.

 

 

처음 입교했을 때, 우리는 우리의 교훈에 무한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다.

조국, 명예, 충용의 세가지의 덕목 중에서 특히 '명예'를 소중히 여겼다.

육군의 장교를 양성하는 사관학교이니 만큼, '조국'이나 '충용' 등은 처음부터 듣기에도 잘 어울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명예'는 낯선 단어였다.

'명예'에 대한 의미를 이해시키기 위하여 훈육관들은 생도들에게 여러가지를 설명해 주었다.

장교는 '국제신사'라고도 한다. 국제신사는 품위와 자긍심을 중요시하며, 명예도 그것과 일맥 상통한다고도 했다.

미국의 육군사관학교(웨스트 포인트)의 교훈이 Duty(의무), Honor(명예), Country(조국) 라고 소개하며, 여기에도 '명예'가 포함되어 있음을 강조했다.

3사관학교 학교생활에서도 '명예제도'가 있어서 양심과 명예를 강조하였으며, 명예위원장 및 명예위원을 선출하고 명예위원회도 운영되었다.

지금은 잊어버렸지만 '사관생도 명예신조'란 것도 있어서 수시로 암송하곤 하였다.

나도 3사관학교를 다니면서 비로소 명예심과 자긍심에 대한 이해를 갖게 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명예'란 가치는 정말 소중하다.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양심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삿된 유혹에 따르지 않고 품위를 유지하면서, 자긍심을 갖고 처신한다.

 

 

 

 

곧 UAE에 파병할 모양이다. 원전 수출에 끼워팔기식의 파병이라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는 이 법안을 합의없이 강행처리했다. 

 

대한민국 국군은 국가 안보의 핵심으로서의 본질적인 사명에 충실해야 한다.

군대는 끼워파는 상품이 아니다. 옵션 종목도 아니다. 많이 샀다고 덤으로 줄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 군대는 명예도 자존심도 없는 군대인가?

 

처음 임관할 당시의 초심처럼, '5만 촉광의 다이아몬드'처럼 빛날 수는 없는가?

 

명분이 없는 싸움은 이기기도 힘들지만, 혹시 이긴다 해도 진 것과 같으며, 정당하지 못한 파병은 두고두고 논란을 야기할 것이다.

 

이번 UAE에 대한 파병은 국격을 손상시키는, 심히 유감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아, 이젠 경제적 이익이라는 구호 앞에 명예도 속절없이 스러져가야만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