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과 케네디
가갈갈갈^^ <개콘>은 참 기막힌 프로그램이다.
지금은 사라져버린 ‘나를 술푸게 하는 세상’은 시민운동이나 정치판을 훨씬 앞질러 갔다. 찌질해 보이는 술 취한 회사원 박성광이 외치는 “국가가 나한테 해준 게 뭐가 있는데”는 복지논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대중들의 정서를 정확하게 포착했다.
박성광 이전, 우리는 케네디의 후예 아니었던가?
국가가 나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기 전에 내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자고! <정통종합영어>의 독해풀이를 통해 우리는 이 가르침을 외고 또 외웠다.
무시무시할 뿐만 아니라 거룩하기까지 한 국가를 상대로 찌질한 주정뱅이가 삿대질하게 된 걸 보니 한국 사회가 많이 민주화된 모양이다. 그러나 그 코너가 금방 사라진 걸 보니 아직 민주화가 멀었나보다.
아, ‘같기도’ 식으로 표현하면 이건 민주화가 “된 것도, 안 된 것도” 아니다.
참 맞는 말이다. 민주화는 과정이니까.
‘시장을 통한 분배’라고라?
이명박 등 기득권 세력은 낙수효과를 얘기했다. 위가 넘쳐야 아래가 적셔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윗것들이 방수처리를 너무 잘해서 위에는 홍수가 나도 아래는 사막이다.
술 취한 박성광이 자다 말고 벌떡 일어나 외치는 “국가가 나한테 해준 게 뭐가 있는데”는 아이엠에프(IMF) 10년을 거쳐 엠비 정권 3년을 살아낸 서민들이 마침내 “못 참겠다 꾀꼬리!”를 크게 외친 것이다.
시장과 국가를 둘 다 시장만능을 외치는 윗것들에게 맡겨 놓으면 소는 누가 키우고 탐욕의 시장은 누가 견제할 것인가?
대한민국은 이태리 장인이 한 땀 한 땀 수놓은 명품 추리닝을 입을 수 있는 자들만이 사는 곳이 아니다. 한 올 한 올 늘어진 파란 추리닝을 입고 장판을 뒹구는 백수도 사회지도층과 똑같이 한 표를 행사하는 곳을 우리는 민주공화국이라 부른다.
뉴라이트들은 좌빨들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부심이 없다고 거품을 문다.
우리도 그 말이다.
우리도 한 번 가져보자고!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나길 천만다행이라고 느낄 수 있는 복지국가, 우리 한번 만들어보세.
대한민국에 안 되는 게 어딨니?
<한홍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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