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상식

불행한 어린이, 더 불행해질 우리 사회

道雨 2011. 5. 5. 12:47

 

 

 

    불행한 어린이, 더 불행해질 우리 사회
한겨레 2011. 5. 5 사설

 

 

우리 아이들에게 행복 여부를 묻는 것 자체가 민망한 일이다.

요람에서 벗어나기 무섭게 친구들과 경쟁해서 이기도록 단련받게 되는 아이들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건 어불성설이다.

그런데도 한국방정환재단과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이런 물음을 6410명에게 던졌다.

결과는 예상대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23곳 아이들 조사 결과와 비교해, 주관적 행복지수는 추종을 불허하는 꼴찌였다.

오이시디 평균(100점)보다 34점이나 낮았고, 한국 다음인 헝가리와도 20점 이상 차이 난다. 3년 내리 이런 형편이니, 우리 아이들의 심리적 불안과 불만은 이제 체질화되는 듯하다.

특히 교육의 기회와 성취, 물질적 수준, 보건과 안전 등 객관적 지표에선 최상위권이었음에도 아이들은 불행하다고 느꼈다.

경주마처럼 내쫓기듯 살지 않는다면 나올 수 없는 결과다. 경쟁으로 촘촘히 짜인 구조 탓이다.

 

다른 나라의 경우, 학업성취 등을 따지는 교육지수와 학교나 가정생활의 만족도 등을 따지는 주관적 행복지수가 대체로 비례했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은 교육지수와 주관적 행복지수가 정확하게 반비례했다. 인간관계 등을 포기하고 살인적인 성적 경쟁에 내몰린 결과일 터이다.

이는 전교조 조사 결과와도 일치한다. 어린이 스트레스의 80% 이상이 학원 다니기와 학업 성적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이밖에 고학년일수록 행복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돈을 꼽았다. 돈을 꼽은 아이일수록 행복지수는 떨어졌다. 나이가 들수록 아이들이 성적, 성공, 돈에 대한 중압감에 시달리는 셈이다.

 

 

문제는 명료하다. 해결 방향 또한 선명하다.

정글과도 같은 경쟁 교육을 혁파하는 게 우선이다.

가족간의 유대, 친구들과의 우정과 협력을 증진하도록 교육과 삶의 틀을 다시 짜는 것이 다음이다.

 

우리 사회의 미래를 짊어질 아이들이 불행하다면, 그 사회가 행복해질 순 없다.

어른들이 대오각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어린이가 행복하지 않은 나라 -->

  

 

 

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이 느끼는 주관적 행복지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방정환재단과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전국 초등학교 4학년∼고교 3학년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평균점수는 65.98점으로 OECD 평균보다 34점이나 낮았다.

같은 아시아권인 일본, 중국에 비해서도 턱없이 저조하다. 꿈과 희망으로 빛나야 할 동심이 세계 밑바닥 수준으로 어둡다니 걱정스럽다.

오늘은 어린이날이다.

정부와 사회단체는 동심을 어루만지는 각종 행사를 열고 다양한 이벤트도 벌인다. 부모들은 한결 각별하게 자녀들을 챙긴다. 각종 놀이시설도 가족 나들이객으로 붐빌 것이다.

그러나 하루살이와 같은 겉치레 행사가 어린이들의 행복감을 얼마나 높여줄지 의문이다.

우리 새싹들이 왜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외로워하며 불만족스러워하는지 깊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어린이를 불행하게 하는 요인 중 하나가 공부 스트레스다.

초등학교 5학년이면 절반가량은 중압감에 시달린다고 한다. 부모 강압에 못 이겨 학교 공부 외에 3∼5개의 교습학원을 다니느라 녹초가 된다.

어려서부터 과잉경쟁에 떠밀려 삭막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또래와 어울리며 정을 나누기보다 경쟁상대로만 인식하는 왜곡된 분위기마저 생겨났다.

‘일류병’이 낳은 병폐다.

학습 부담을 줄여주고 좀더 관심과 사랑을 베풀어야 한다.

‘꼴등’에게도 갈채를 보내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성적이 하잘 것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성장기의 전부인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기성세대부터 되새겨야 한다.

자존감이 떨어진 아이들은 비행, 폭력 등의 유혹에 쉽게 빠질 수 있다. 그런 막다른 골목으로 동심을 내몰아서는 안 된다.

사회적 처방에 대한 숙고와 반성도 요청된다. 양육의 사각지대에 버려진 어린이도 많기 때문이다.

가정 불화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부모 곁을 떠나 지내는 아이가 15%나 된다고 한다.

학교폭력이나 어린이를 상대로 한 각종 범죄도 어린이의 행복지수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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