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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이는 KBS의 ‘이승만 특집’, 당장 중단해야

道雨 2011. 5. 7. 12:29

 

 

 

  속보이는 KBS의 ‘이승만 특집’, 당장 중단해야
한겨레 2011. 5. 7  사설

 

<한국방송>(KBS)이 올해 광복절에 5부작 특집 다큐멘터리 ‘대한민국을 움직인 사람들-이승만 편’을 방영한다고 한다.

그동안의 논란을 볼 때 이승만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왜곡하고 방송의 공정성을 해칠 우려가 크다. 당장 중단해야 한다.

 

‘이승만 특집’은 지난해 7월 김인규 한국방송 사장의 아이디어로 출발했으나 “이승만 띄우기”라는 내부 비판에 흐지부지되는 듯했다.

그러자 경영진 쪽은 ‘대한민국을 움직인 사람’을 주제로 일반인 및 전문가 여론조사를 했다. 그 결과 일반인과 전문가 조사 모두에서 김구가 1위를 했고, 이승만은 각각 8위와 3위에 그쳤다.

 

그런데도 경영진은 이승만 특집을 고집했다. 다른 의도가 의심되는 이유다. 게다가 경영진은 이승만만 특집으로 다루는 데 반대한 제작진을 모두 교체하고, 새 제작팀을 꾸렸다고 한다. 제작진이 김 사장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 작품의 자율성과 공정성을 기대하긴 어렵다.

 

이승만 특집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 뉴라이트 세력, 보수언론 등이 추진해온 이승만 미화 작업, ‘엠비(MB) 특보’ 출신이라는 김 사장의 처지 등과 떼놓고 생각하기 어렵다.

보수진영은 광복절을 ‘건국절’로 바꿔 이승만을 ‘건국의 아버지’로 격상시키려 하는가 하면, 이승만 동상광화문에 세우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 목적이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훼손하고 친일세력의 과오를 ‘세탁’하려는 데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승만 특집은 보수진영의 이런 움직임에 일조할 뿐이다.

 

이승만 평가에는 굳이 방대한 특집이 필요하지 않다.

헌법 전문은 대한민국이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은 임시정부에 있고, 이승만 독재에 대한 부정이 우리나라 가치체계의 기본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승만 특집은 역사왜곡 시비만 불러올 게 뻔하다.

 

한국방송, 특히 김인규 사장은 고집을 버리는 것이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