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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새 심의규정은 언론의 기본 양식에 어긋나고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이어서, 문화방송의 이번 결정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
김씨는 오는 18일부터 격주로 시선집중의 ‘진보 대 보수 토론’ 코너에 진보 쪽 토론자로 나와 보수 성향의 전원책 변호사와 토론을 벌이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문화방송은 엊그제 심의규정을 고쳐 “사회적 쟁점이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된 사안에 대해 특정인이나 특정단체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지지 또는 반대하거나 유리 또는 불리하게 한…” 사람은 시사프로그램 고정출연자로 나올 수 없게 했다.
이른바 ‘소셜테이너 출연금지법’으로 비판받아온 새 심의규정을 기어이 확정한 것이다. 김씨는 홍익대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나 한진중공업 노동자의 파업·시위, ‘반값 등록금’ 문제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하는 대표적 소셜테이너다.
문화방송의 새 심의규정은 언론의 핵심 가치인 ‘표현의 자유’에 스스로 재갈을 물리는 코미디 같은 조처다. 다양한 사회적 견해를 소통시키는 것이야말로 언론의 기본 사명인데, 방송에 고정출연하려면 방송 바깥 영역에서조차 정치·사회·경제적 쟁점에 대해선 입을 다물어야 하니 말이다.
특히나 ‘진보 대 보수 토론’은 이념적 지향성이 다른 두 사람이 논쟁을 하는 방식이어서 새 심의규정에 따를 경우 코너 자체가 성립되기 어렵다. 게다가 문화방송은 새 심의규정에서 고정출연의 요건을 ‘주 1회’에서 ‘정기적 반복출연’으로 손질했다. 김씨의 출연을 봉쇄하려는 치졸한 행태라고 비판받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문화방송은 당장 잘못된 심의규정을 개정하고, 김씨에 대한 출연금지 결정을 재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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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이상한 ‘출연자 심의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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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 ‘시선집중’ 고정패널 무산…“특정단체 지지 출연제한”
배우 김여진씨의 <문화방송>(MBC) 라디오 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집중’ 출연이 결국 무산됐다. 시선집중 제작진은 15일 누리집(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문화방송이 새로 개정한 방송심의규정에 따라 김씨의 출연이 불가능해졌다”고 밝혔다. 문화방송은 앞서 지난달 27일 보도자료를 내어 김씨가 오는 18일부터 시선집중 정치·사회·문화분야 ‘진보 대 보수 토론’에 진보 쪽 토론자로 참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시선집중 제작진이 출연불가 사유로 꼽은 심의규정을 보면 “사회적 쟁점이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된 사안에 대하여 특정인이나 특정단체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지지 또는 반대하거나 유리 또는 불리하게 하는 발언이나 행위로 인하여 회사의 공정성이나 명예와 위신이 손상되는 경우” 고정출연을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문화방송 사쪽이 애초 지난달 중순 마련한 심의규정에는 심의대상을 “주1회 이상 고정출연자”로 제한했으나, 지난 13일 최종 확정 단계에서 ‘주1회 이상’은 “정기적으로 반복출연하는”으로 바뀌었다. 시선집중에 2주에 한번 출연할 예정이었던 김씨도 바뀐 심의규정에 따라 ‘고정출연 제한’ 심의대상에 포함됐다. 그는 한진중공업 파업과 반값 등록금 등 사회 현안에 대해 활발히 의견을 밝힌 대표적 연예인으로 꼽힌다. 시선집중은 18일부터 김씨를 대신해 서해성 성공회대 외래교수가 진보 쪽 토론자로 출연하며 보수 쪽은 전원책 변호사가 나온다고 밝혔다.
라디오본부 평피디협의회는 이날 “‘김여진 법’을 만들려 하는가”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김씨는 단독 출연이 아니라 특정 의견을 대변하는 토론자로, (보수 쪽) 전원책 변호사도 사회에 대해 자신의 의견과 입장을 활발히 개진해온 인사였다”며, “사쪽 논리라면 대선 때 특정 후보 지지를 선언했던 이순재씨나 이덕화씨 등은 지금 당장 프로그램에서 하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성명은, 제작진이 김씨 출연을 정한 뒤, 사쪽이 고정출연 제한 심의규정을 확정짓고, 결과적으로 김씨 출연이 무산된 것을 두고, 사쪽이 김씨 출연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김여진 법’을 만들어 “상식 이하의 패널 교체를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진숙 문화방송 홍보국장은 “회사는 고정출연자에 관한 방송심의규정을 마련했을 뿐, 출연 여부에 대한 개별적 판단은 각 본부가 알아서 할 일”이라며, “회사가 특정 인물을 거명하며 출연이 된다 안 된다를 일일이 말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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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쟁점에 대해 공개발언 한 사람은 출연 제한’ 새 규정
문화방송 노조 “비판적 성향 출연자는 솎아내겠다는 뜻”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홍대 청소노동자 문제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온 소셜테이너 김여진씨의 ‘손석희의 시선집중’ 출연이 15일 최종 무산됐다.
‘손석희의 시선집중’ 진행자 손석희씨는 15일 오전 라디오 방송에서, “엠비시(MBC) 새 규정으로 김여진씨가 ‘시선집중’에 출연을 못하게 되었습니다. 양해를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시선집중’ 제작진도 이날 아침 홈페이지에 공지를 올려 “격주로 월요일마다 진행되고 있는 ‘정치·사회·문화’ 분야 토론의 새로운 패널로 보도됐던 배우 김여진씨는 문화방송이 새로 개정한 방송심의규정에 의해 출연이 불가능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김여진씨는 오는 18일부터 ‘손석희의 시선집중’ 보수·진보 토론 코너에 2주에 1번 고정 출연할 예정이었으나, 문화방송의 새 심의조항에 따라 출연 불발 가능성이 점쳐졌으며, 이날 공식 확인됐다.
지난 13일 이사회를 통과한 문화방송의 방송심의규정 ‘고정출연제한 심의’ 제55조는 “사회적 쟁점이나 이해관계가 대립한 사안에 대해 특정인이나 특정 단체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지지 또는 반대하는 발언”을 한 사람에 대해 고정출연을 제한할 것을 정하고 있다. 또한 ‘주 1회 이상 출연자를 고정출연자로 정의한다’는 기존 조항 문구를 삭제해, 격주로 1회 출연하는 김여진씨도 고정출연자로 분류됐다.
문화방송 노동조합은 이번 사규 제·개정에 대해 지난달 27일 성명을 내고, “사회적 의제에 무관심한 사람들 혹은 정권의 뜻에 충실한 부역자들만 출연시키고 마음에 들지 않는 비판적 성향의 출연자는 모두 솎아내는 ‘엠비시판 블랙리스트’를 공공연하게 만들겠다는 뜻”이라며, “개인의 양심과 사상, 표현의 기본적인 자유를 완전히 무시한 전체주의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문화방송은 지난 1일 김여진씨의 출연 결정과 홍보를 ‘보고 없이 처리했다’는 이유로 이우용 라디오본부장과 김애나 라디오본부 라디오 1부장에게 근신 15일, 이진숙 홍보국장과 홍곤표 홍보국 홍보시청자부장은 근신 7일의 징계를 내렸다.
문화방송 노동조합은 4일 노보를 발간해 “타당한 근거도 없이 피디(PD)와 시피(CP)의 고유 권한인 출연자 섭외 하나하나까지 임원들이 참견하는 것은 창사 이래 초유의 일”이라며 “이번 논란은 사측이 최근 제·개정 중인 사규를 통해 속내를 드러낸 것처럼 엠비시판 ‘블랙리스트’ 또는 ‘살생부’를 만들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
- MBC라디오PD들 "김여진 교체..상식 이하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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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김현록 기자]
MBC라디오 평PD협회가 김여진의 '손석희의 시선집중' 출연 무산과 관련해 "제작자율성을 심대하게 침해한 고정출연제한 심의조항을 즉각 폐기하라"며 경영진을 강도높게 비난했다.
이들은 15일 성명을 내고 "배우 김여진 씨를 출연시키기로 결정한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제작진에게 경영진이 상식 이하의 패널 교체를 강요하고 있다"라며 "(경영진이) 짜고 치는 고스톱을 벌였고, 급기야는 방송과는 상관없는 한 사람의 평소 생각과 의사표현을 검열하려는 위헌적 발상으로 사내외의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고정출연제한 심의조항'까지 동원했다"고 밝혔다.
MBC라디오 평PD협회는 "그간 김재철 사장이 개입한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진행자 김미화 씨의 하차와 시사평론가 김종배 씨의 '시선집중' 외압하차 등 라디오 시사프로에 대한 상식 밖의 외압과 칼질은 계속되어 왔지만, 김여진 씨와 관련된 이번 문제는 차원을 달리하는 코미디"라며 "아직 출연도 하지 않은 출연자에 대한 교체기도라는 사상초유의 작태 외에, 사규집 방송운영규정 제5조 2항에 따라 담당 부장과 PD가 출연을 결정하고 라디오본부장마저도 이를 승인한 상황에서 경영진이 뒤늦게 이를 막는다는 것은 사규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이자 '본부'라는 라디오의 형태 자체에 대한 이율배반"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김여진 씨는 단독 출연도 아닌 특정 의견을 대변하는 토론자"라며, "이 논리라면 사회적인 이슈에 발언한 차원이 아니라 아예 대선 때 특정후보 지지를 선언한 이순재 씨나 이덕화 씨 등은 지금 당장 프로그램에서 하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이어 "또 조갑제 씨나 이문열 씨 같은 보수 논객들을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시킬 수도 없다.
- 대체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당초 '1주 1회 출연'이었던 적용대상을 허겁지겁 바꾸면서까지 김여진 씨의 출연을 막은 경영진의 행동은 자신들과 MBC를 웃음거리로 만들고, 소셜테이너로서 김여진 씨의 위상을 높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도대체 무슨 의도인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
문화방송, 기어이 ‘죽은 언론’이 되려는가 2011. 5. 14 사설 지난 3월 피디수첩의
간판인 최승호 피디 등 피디 6명을 대거 교체한 데 이어 두달여 만에 다시 ‘피디수첩 죽이기’를 강행한 것이다.이러고서 저널리즘의 본분을 어떻게 수행하겠다는 것인지 김재철 문화방송 사장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올해 들어 피디수첩을 둘러싸고 벌어진 여러 일들은 문화방송 경영진이 정권 입맛에 맞지 않는 프로그램에 재갈을 물리겠다고 작정했음을 보여준다.
최승호 피디가 쫓겨나기 직전 준비했던 주제는 이명박 대통령이 장로로 있는 소망교회였고, 이우환 피디는 지난달 ‘쌍용차 해고자 2년’을 다룬 뒤 ‘남북경협 중단 1년 그 후’를 준비중이었다.
다들 청와대가 불편해할 주제들이다.
특히 이 피디는 최근 윤길용 시사교양국장한테서 남북경협 문제를 취재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으며, 한 피디는 이런 취재중단 지시를 놓고 전체 피디를 대표해 윤 국장과 면담을 해왔다.
이런 가운데 두 사람이 갑자기 프로그램 제작과 관련이 없는 부서로 발령났으니 ‘보복성 인사’라는 말 외에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윤 국장은 두 피디의 교체에 대해 “그동안 시사교양국은 문화방송의 해방구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고 말해, 이번 조처가 정치적 결정이었음을 숨기지 않았다.
이 대통령과의 친분 때문에 취임 때부터 ‘낙하산’ 비판을 샀던 김 사장은 줄곧 정권에 비판적인 진행자의 교체와 비판적 프로그램의 폐지에 매달려왔다.
지난해 ‘후플러스’와 ‘더블유’(W)를 없앴고, 지난달에는 강한 반대 여론을 외면하고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의 진행자 김미화씨를 사실상 퇴출시켰다.
김 사장은 김씨에게 “라디오가 시끄럽던데 다른 프로로 옮겨보세요”라고 직접 사퇴 압박을 가했다는 주장마저 불거진 상태다.
문화방송의 이번 조처는 전국언론노조의 성명대로 ‘진실의 목격자를 죽이고, 시대의 파수꾼을 내쫓은’ 행위다.
정치·경제 등 주요 영역의 권력을 비판하고 견제하는 것이야말로 언론의 첫째가는 사명이다.
문화방송에서 이런 가치를 앞장서 구현해온 프로그램이 피디수첩임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문화방송 경영진은 지금 ‘죽은 언론’의 길로 향하고 있다.
김여진, 결국 '손석희의 시선집중' 출연 제재
[엑스포츠뉴스=정수진 기자]
김여진의 '손석희의 시선집중' 출연이 결국 무산됐다.
15일 방송된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진행자 손석희는 "마치기 전에 드릴 말씀이 있는데 격주로 월요일마다 진행되고 있는 '시선집중'의 정치,사회,문화 분야 토론의 새로운 패널로 보도됐던 영화배우 김여진씨는 문화방송이 새로 개정한 방송심의 규정에 의해 출연할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개정된 문화방송의 심의규정과 새롭게 참여하실 토론패널에 대한 소개는 홈페이지 게시판 공지문에 담겨 있다. 청취자 여러분께 깊은 양해 구한다"고 덧붙였다.
'시선집중' 측이 게재한 공지사항에 따르면 개정된 MBC의 심의규정은 "사회적 쟁점이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된 사안에 대해 특정인이나 특정단체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지지 또는 반대하거나 유리 또는 불리하게 하거나 사실을 오인하게 하는 발언이나 행위로 인해 회사의 공정성이나 명예와 위신이 손상되는 경우 시사프로그램의 고정 출연자로는 출연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여진의 경우 최근 반값등록금 문제, 한진중공업 노사 갈등 등 사회적 사안에 대해 자기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 온 행보에 MBC 고위 관계자들이 이를 곱지 않게 봤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김여진을 대신한 새로운 패널로는 소설가이자 한신대, 성공회대 외래교수인 서해정 작가가 결정됐다.
press@xportsnew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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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가요라면 서민의 애환을 반영하고, 세태를 꼬집고 권력 등 가진 자를 풍자하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김인규 사장의 한국방송에는 용납되지 않는다.
다른 방송은 모두 허용했는데 한국방송만 방송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편파 방송, 친일독재세력 찬양, 자사 이익을 위한 도청 의혹 등에 이은 파행이다. 한국방송의 퇴행에 브레이크는 없다.
방송 불가 판정을 받은 곡들은 4대강 정책을 비판하고(‘흐르는 강물처럼’), 용산참사의 잔혹성을 고발하며(‘가혹하고 이기적인’), 족벌 언론의 폐해를 비판한(‘뮤트’) 노래 등이다. 모두 장삼이사가 느끼는 감정이나 생각들이다. 그럼에도 사회갈등을 조장한다느니, 부정적 가치관을 조성한다느니 따위의 터무니없는 이유로 금지 딱지를 붙였다. ‘쥐-20 그림’ 처벌의 대중가요 판이다.
방송 금지의 효력은 다행히 한국방송 전파에 국한된다. 하지만 지난달 여성가족부의 청소년유해매체 판정 결과와 나란히 놓고 생각하면 심란하다. 여성부는 가사 중에 ‘술’이 들어갔다는 이유로 ‘여자와 남자가 이별한 뒤에’에 유해 판정을 내렸다. 문제가 된 것은 고작 “가끔 술 한 잔에 그대 모습 비춰볼게요”였다.
유해 판정을 받으면 19살 이하에겐 판매도 방송도 힘들다. 사실상 퇴출이다. 유신과 5공이 노래에 가한 억압이 떠오르는 까닭이다. 당시 공연윤리위원회는 창작물에 대한 저승사자 구실을 했다. 공륜이 붙인 딱지는 대개 가사 내용이 허무하고 염세적이라느니, 저속하고 퇴폐적이라느니, 사회 통합을 해친다느니 따위였다. ‘동백아가씨’나 ‘독도는 우리 땅’도 그런 이유로 금지 처분을 받았다.
방송사 심의는 표현의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정부 비판 혹은 세태 풍자를 문제 삼는다면 그건 심의가 아니라 검열이다. 검열이 철폐된 이상 음악의 사회 비판을 금지해선 안 된다. 방송의 공적 기능을 고려해 욕설, 선정성 등 표현을 따져야 할 뿐이다. 한국방송이 2007년 공륜 시절 금지 처분이 내려졌던 노래 가운데 표절곡을 제외하고 대부분 금지 목록에서 제외한 것은 그런 정신에 따른 것이다.
유신과 5공 시절 방송인으로서 잔뼈가 굵었다고 해서 김인규 사장이 공륜 시절로 퇴행하려 해선 안 된다. 그런다고 대중의 비판, 분노, 애환이 줄어들거나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 커지고 깊어질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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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루액·물대포·송경동 시인 인터뷰 등 ‘2차 희망버스’ 자세히 실어
누리꾼 “외신이 더 정확하다니” “진짜 뉴스가 사라진 나라” 개탄
미국의 유력 보도전문 방송사인 시엔엔(CNN)이 지난 9일~10일 진행된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를 위한 희망버스’ 시위를 보도하면서, “현지 언론의 무관심 속에 시위가 성장해 왔고, 시민들은 트위터와 같은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이를 홍보하고 있다”고 전해 화제다. (The protest has gone largely unnoticed by the local media, and protestors have been using Twitter and social media to rally support.)
한진중공업 노동자 해고를 둘러싼 갈등을 전하는 외신 보도들은 모두 국내언론의 소극적 보도를 지적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엔엔 보도 이전 아랍권 유력 매체인 <알자지라>와 프랑스 유력 매체인 <르몽드>가 한진중공업 사태를 보도한 바 있다. 특히 <르몽드>는 지난 6월25일 “시위가 6개월째 계속 되고 있는데 한국 주류 언론에서는 오래도록 외면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엔엔은 11일 “한진중공업 노동자 해고에 항의하는 7천명의 시위대가 10일 부산에서 경찰과 충돌했다”고 전한 뒤, 경찰이 최루가스를 포함한 물대포를 쏘았다는 사실을 전했다. 시엔엔은 최루액에 위험한 성분이 있다는 시민의 주장과 이를 반박하는 경찰의 해명도 균형있게 다루었다.
특히 시엔엔은 희망버스 조직자인 송경동 시인을 직접 인터뷰해 “경찰이 평화시위를 혼란에 빠뜨리고 충돌을 조장했다”는 주장을 실었고, “경찰에게 평화 행진을 보장해달라고 했지만 경찰은 이를 거절했다”는 주장도 자세하게 덧붙였다.
이러한 보도는 경찰과 시위대 사이 물리적 충돌이 벌어진 전후관계를 설명한 것으로서, 이날 국내 방송사들이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했다는 정도의 단순 보도를 한것과 크게 대비된다.
시엔엔의 보도가 알려지자 누리꾼은 “외신이 더 정확하다니”(@doax), “ 진짜 뉴스가 사라진 나라”(@webthedog) 등의 글을 남기며 국내 언론의 보도 태도를 질타하고 있다.
‘@4chapter’는 “시엔엔과 비비시(BBC)에서 보도하는 한진중공업 사태를 한국 방송 3사가 보도 안한다는 것은 해외토픽감”이라고 말했다.
한편, 10일 국내 방송사들은 ‘희망버스- 경찰 충돌’ 사건을 1분 내외로 단신처럼 전해 누리꾼의 큰 비판을 받았다. 일부 언론은 “시민들이 조선소 진입을 시도했다”고 잘못 보도하기도 했다.
< 허재현 기자catalunia@hani.co.k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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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갈등·불안조장 이유
- SBS “부적합한 표현 없어”
사회 비판적 메시지를 노래한 대중가수들의 음반 수록곡이 유독 <한국방송> 심의에서만 무더기로 방송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인터넷 다음 카페 ‘문화예술로 알리는 시민의 소리’(http://cafe.daum.net/culture.people)는 지난달 21일 옴니버스 앨범 <대한민국을 노래한다>를 발매했다. 이 앨범은 음반 프로듀서 겸 제작자 엄현우씨를 비롯해 여러 대중가수들과 시민 회원들이 힘을 모아 만든 것이다.
4대강·반값등록금·비정규직·부동산·언론·교육 등 다양한 사회적 현안을 이정열, 한동준, 블랙신드롬 등 대중가수들이 노래했다. 엄씨는 “밥 딜런, 브루스 스프링스틴, 유투 등 서구의 많은 음악인들이 부조리한 현실을 풍자·비판하는 노래를 불러온 것처럼 우리도 음악으로 사회참여를 해보자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엄씨는 지난 7일 음반에 실은 10곡 중 4곡에 대해 한국방송 심의에서 방송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는 통보를 받았다. 용산참사를 노래한 ‘가혹하고 이기적인’(이정열), 4대강 사업을 비판한 ‘흐르는 강물처럼’(오소리/시민가객), 사회 전반을 풍자한 ‘이상한 나라’(더 버드 앤드 앨리스), 보수신문의 왜곡보도 행태를 꼬집은 ‘뮤트’(진안) 등이 한국방송 텔레비전·라디오 전파를 탈 수 없게 됐다.
한국방송 심의실 쪽은 “‘가혹하고 이기적인’은 전반적 분위기가 지나치게 염세적이고 어두운 노랫말로 사회 갈등 및 불안을 조장할 우려가 있고, ‘흐르는 강물처럼’은 현실 부정적인 노랫말 때문에 방송 부적격으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또 “사회 현상을 풍자하고 있으나 부정적 사회 가치관을 조장한다”(‘이상한 나라’), “현실에 대한 냉소가 지나치고 사회갈등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뮤트’)는 등의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수록곡들은 <문화방송> <에스비에스> <기독교방송> <불교방송> <평화방송> 등 다른 방송사에서는 모두 방송 적격 판정을 받았다. 실제로 가사 내용(표)도, 요즘의 사회적 현실을 은유적이거나 서정적인 표현으로 빗대어 쓴 것들이 대부분이라는 평이다. <에스비에스> 심의팀 관계자는 “음악을 통한 사회 비판은 얼마든지 가능한 것 아닌가. 관건은 표현 자체인데, 방송에 부적합한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보통 방송 부적격 판정은 욕설, 선정적 표현, 특정 집단 비하 등에 주로 내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창남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방송 부적격 사유로 든 것들은 1970년대 유신시대에서나 볼 수 있는 시대착오적 표현들이다. 공영방송이라는 한국방송이 요즘 얼마나 퇴행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심의 결과”라고 꼬집었다.
<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 |
KBS와 역사적 기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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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엽이 활약한 간도특설대의 만행은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들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하고.” 헌법전문에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역사적 기억이 명기되어 있는데도, 공동체의 ‘역사적 기억’을 뜯어고치려는 극우파의 망발이 버젓이 공영방송을 탔다는 것은 실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쏟아지는 비난에도 <한국방송>( KBS)은 기어이 친일파를 미화하는 방송을 내보내고야 말았다.
백선엽은 간도특설대의 대원으로 활약을 했다. ‘간도특설대’란 만주 지역의 독립군을 토벌하던 일제의 특수부대로, 일제의 괴뢰정권 만주국의 참의원을 지낸 친일파 이범익이 ‘조선인은 조선인이 토벌해야 한다’는 심오한 철학(?) 아래 설립한 부대라고 한다.
연변 작가 류연산이 쓴 <일송정에는 선구자가 없다>라는 책에는 당시에 이 인간백정들이 동포들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적나라하게 묘사되어 있다.
나물을 뜯는 이들을 잡아다 불태워 죽이고, 전사한 항일부대원의 내장을 꺼내 자기들 충혼비에 제사를 지내고, 포로로 잡힌 항일부대원을 일본도로 참수하여 잘린 머리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항일부대원을 숨겨준 마을 원로를 살해해 그의 머리를 삶은 후 두개골을 장식품으로 만드는 등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만행을 저지른 게 그들이었다.
굳이 친일이냐 반일이냐를 따지기 전에, 이 인간 말종들은 그들이 저지른 만행의 질적 수준만으로도 나치처럼 전범재판에 회부되어 인류의 심판을 받았어야 한다. 문제는 백선엽이 자신들이 저지른 이 만행에 대해 그 알량한 반성이나 사과조차도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의 자서전에는 이 부분이 아주 자랑스레 묘사되어 있다. “이와 같이 소규모이면서도 군기가 잡혀 있는 부대였기에 게릴라를 상대로 커다란 전과를 올렸던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자기들이 군기 잡힌 소수정예였다는 자랑이다.
“우리들이 추격했던 게릴라 중에는 많은 조선인이 섞여 있었다. 주의주장이 다르다 해도 한국인이 독립을 위해 싸우고 있던 한국인을 토벌한 것이기 때문에….” 여기서 친일과 항일은 한갓 정치적 견해 차이로, 즉 주의주장의 차이로 상대화된다.
그는 이어서 “이이제이를 내세운 일본의 책략에 완전히 빠져든 형국”이었다고 말하며, 그것을 이렇게 변명한다. “그러나 우리가 전력을 다해 토벌했기 때문에 한국의 독립이 늦어졌던 것도 아닐 것이고, 우리가 배반하고 오히려 게릴라가 되어 싸웠더라면 독립이 빨라졌다라고도 할 수 없을 것이다.” 군기 잡힌 소수정예 부대로서 혁혁한 전과를 올렸다고 자랑하던 목소리가 이 대목에서는 갑자기 겸손해진다.
황당한 것은 그다음이다. “주의주장이야 어찌되었건 간에 민중을 위해 한시라도 빨리 평화로운 생활을 하도록 해주는 것이 칼을 쥐고 있는 자(=군인)의 사명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반민족적 친일행위와 반인륜적 만행은 민생의 안정을 도모하는 평화주의적 임무가 된다. 간도특설대가 졸지에 유엔 평화유지군으로 둔갑한 셈이다. 이쯤 되면 지금 한국방송에서 무슨 짓을 했는지 이해가 갈 것이다.
한국방송의 이런 친일행각은 물론 김인규 사장과 관련이 있을 게다. 실은 그의 인생철학 자체가 대한민국이 계승한다는 이념, 즉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의 배신으로 보인다. 그분은 언론계에서 5공화국과 전두환을 찬양하는 리포트로 명성이 자자하시기 때문이다. <조선일보>의 김대중 고문은 빈말이라도 반성과 사과를 했지만, 이분이 사과나 반성을 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이제 공영방송을 통해 자행되는 기억의 수정이 어느 뿌리에서 나왔는지 분명해졌을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극우파의 역사수정주의 망동에 맞서 헌법의 기억을 지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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