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관련

한-미 FTA 정말 최선인가

道雨 2011. 10. 27. 13:55

 

 

 

          한-미 FTA 정말 최선인가 

 

재벌기업들 좀더 배 불리려 취약 산업들을 죽여도 되나

 

» 선대인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

 

나는 한-미 자유무역헙정(FTA)을 무작정 반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정부가 이렇게 막무가내로 밀어붙여도 되나 하는 강한 우려감도 갖고 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의 경제적 효과만 한번 따져보자.

정부는 막대한 경제성장 효과가 있다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말 그럴까.

 

한-미 자유무역협정의 경제적 효과를 따져보자면 먼저 한국의 대미 경상수지 현황을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2010년 현재 한국의 대미 상품수지는 126억달러 흑자, 서비스수지는 123억달러 적자다.

상품 수출을 통해 버는 돈을 여행이나 유학, 기술특허료, 법률 및 컨설팅서비스 등 서비스 수지에서 다 까먹고 있는 것이다.

2005년 이후 보유 외환을 미국 국채에 투자해 발생한 이자 수입을 챙겨 생겨난 소득수지 흑자(61억달러)를 제외하면 대미 경상수지 흑자는 0에 가깝다.

 

또한 한국의 교역 구조를 보면 일본에서 첨단 부품 소재와 기계장비를, 중동에서 원유와 가스 등을 수입해 완성품을 만든 뒤 중국·동남아·유럽연합·미국 등의 비중 순으로 수출한다.

이미 대중국 수출이 대미 수출의 두 배를 넘은 지 오래다.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다고 대미 수출이 크게 늘기 어려운 것이다.

 

더구나 이미 미국은 일부 농산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상품시장을 사실상 무관세로 완전 개방하고 있다. 한국의 주요 수출품 가운데 휴대전화·반도체 등은 이미 무관세이며 자동차는 2.5%, 자동차 부품은 1.3%에 불과하다.

2008년 미국 평균관세율은 2% 정도에 불과해 자유무역협정을 통해 이를 조금 더 낮춘다고 해서 수출에 크게 도움될 일이 없다.

 

반면 한국의 평균 관세율은 8.3% 정도로 비교적 높은데 이 가운데 농산품의 관세율은 119.8%인 반면 비농산품은 3.3%다. 결국 시장 개방으로 한국 농축산업이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돼 있는 것이다.

또한 지적재산권의 보호 기간을 크게 늘리는 등 미국의 대한국 서비스 수출만 크게 늘려줄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으로 비농산품의 대미 수출증대 효과가 농업 및 서비스시장 개방으로 인한 대미 수입증대 효과를 넘어설 거라고 보지만 정말 그럴지 의문이다.

 

이처럼 얻는 효과는 불확실한 반면, 자유무역협정으로 한국의 정책 자율성은 크게 위축되고 농업 등을 중심으로 큰 타격을 입게 된다.

가뜩이나 재벌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로 산업간 양극화가 극심하고 내수는 시들어가고 있다.

더구나 농가 등 피해를 보는 산업 부문에 대한 체계적인 경쟁력 확보 대책이나 수입 보전 대책도 없다.

고작 한다는 것이 수혜 기업(예를 들어 자동차 회사)도 아닌 국민 호주머니를 털어 나온 세금으로 농가 등에 보조금 몇푼 쥐여주고 입막음하면 된다는 식이다.

정부 정책이 잘나가는 재벌기업들 좀더 배 불리자고 취약 산업들을 멋대로 죽여도 되는 것인가.

 

정부는 자유무역협정 체결로 인한 소비자 혜택 증가를 추진 이유로 이야기하지만 기만적이다.

인위적인 고환율과 낮은 법인세, 막대한 비과세 혜택, 각종 연구개발 자금 및 수출보조금 지원, 담합과 불공정거래, 일감 몰아주기 방조 등을 통해 재벌들은 막대한 초과이윤을 누리고 있다. 정확히 이런 이유로 소비자들은 비싼 집과 차, 휴대전화 등의 형태로 바가지를 쓰고 있다.

이런 식의 정치적·정책적 선택이 계속 누적되다 보니 경제성장은 하는데 가계의 실질소득은 뒷걸음질하고 양극화가 극대화되는 괴물 경제가 탄생한 것이다.

 

자유무역협정은 사회경제적 파급효과는 큰 반면 한번 체결하면 돌이키기 어렵다. 더구나 촌각을 다투는 사안도 아닌데 중국·일본·독일과의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압박하려는 미국의 들러리를 서가며 서두르려 하는가.

 

트위터 @kennedian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