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관련

지혜 있는 노인 이명박

道雨 2011. 11. 2. 17:49

 

 

 


          지혜 있는 노인 이명박?


조중동 바보들은 절대 모르는 거대한 세계

 

(뉴스페이스 / 김동렬 / 2011-11-01)


이번 서울시장 보선은 확실히 세대대결로 판이 짜여졌다.

조선일보는 이를 ‘이성적인 5060’과 ‘감성적인 2030’의 대결로 규정하고, 이제는 한나라당도 '나꼼수'로 대표되는 젊은이의 감성에 코드를 맞춰야 한다. 뭐 이런 식으로 썼더라.

그래서 ‘명품수다’로 나꼼수 따라 하며 젊은이들처럼 웃고 떠들면 된다? 천만에!

 

노인의 이성과 젊은이의 감성?

유치한 거짓말이다. 차라리 무식한 노인과 똑똑한 젊은이의 대결이라고 하는 게 맞다.

5060과 2030의 가장 큰 차이는 고등교육을 받았는가 그렇지 못한가에 있다. 60년대만 해도 중졸이면 배운 축에 들었고, 70년대는 고졸이면 대접을 받았다. 1970년에 한국의 대학진학률은 8.4퍼센트였다.

 

어느 나이 많은 유권자가 신문기사에 리플을 달아서 ‘너희 젊은 것들에게는 노인의 지혜가 없어! 너희들이 공산당을 겪어보기나 했어?’ 하고 어거지 훈계를 했지만 그의 리플에는 쓸쓸한 비애가 묻어나고 있었다.

 

확실히 노인에게는 지혜가 있다. 이명박의 다양한 꼼수 시리즈를 보면 알 수 있다.

처음 나꼼수를 시작할 때만 해도 이명박이 ‘한 꼼수’ 한다는 정도로 알았을 뿐, 저렇게 기가 막힌 꼼수의 대가일 줄은 몰랐다.

내가 무엇을 상상해도 이명박은 상상 그 이상을 보여주었다. 매일 하나씩 가카의 새로운 꼼수가 발표되고 있는 판이다.

 

무엇인가?

 

노인의 지혜란 기껏해야 한 개인의 판단일 뿐이다. 이명박 꼼수 같은 거다. 그러나 젊은이의 지혜는 70억 인류가 가진 지혜의 총합이다.

 

왜 노인은 패배하고 젊은이는 승리하는가?

고립된 노인은 자기 한 사람의 지혜를 쓰지만, 스마트폰을 쓰는 젊은이는 스티브 잡스의 지혜를 곧바로 빌려쓰기 때문이다. 이것이 구조론에서 말하는 복제이론이다.

 

◎ 노인의 지혜 - 그래 봤자 혼자 생각
◎ 젊은이의 소통능력 – 70억 인류가 가진 지혜의 총합

 

한국인의 평균 아이큐 106은 미국의 94나 영국의 100보다 높다. 그런데 왜 미국과 영국이 잘 사는 것일까? 그들의 지혜는 15억 백인인구가 가진 지혜의 총합이기 때문이다.

그쪽에 더 지성인이 많고, 천재가 많고, 각 분야의 고수가 많다. 그들이 잘사는 이유는 그들 중 몇몇 뛰어난 자의 재능을 15억 백인시장 전체가 공유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지혜가 유통되는 시스템과 생태계를 가졌기 때문이다. 그것은 한국에는 없는 것이다.

 

 

 

 

◎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능력 – 이것이 21세기를 결정한다.

 

스티브 잡스가 가진 재능은 타인의 아이디어를 알아보는 능력이다. 그의 많은 아이디어들이 실은 동료들의 것이었음이 그의 자서전을 통해서 밝혀지고 있다. 스티브 잡스는 그저 이 아이디어와 저 아이디어를 연결했을 뿐이다.

 

뛰어난 것을 생각해내는 정도는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거기에서 부족한 2퍼센트를 찾아내고 마침내 그것을 채워내는 능력은 특별한 것이다. 그것은 단순히 통찰력이나 직관력 따위가 아니다. ‘짠~!’ 하고 떠오르는 기가 막힌 아이디어 같은 것이 아니다. 착각하지 말라 그것은 애초에 차원이 다른 거다.

그것은 장기전을 벌이며, 점차 확률을 올려가는 방향판단의 능력이다. 어떤 핵심을 장악한 포지션의 우위 상태에서 조금씩 퍼즐을 조합해 가는 능력이다. 물이 낮은 곳으로 모이듯 방향이 정확하면 결국 한 곳에 모두 모여든다.

 

스티브 잡스는 ‘인문학과 과학기술의 교차로에는 마법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것은 예술가와 엔지니어를 접목시키는 것이며, 미켈란젤로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능력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이 구조론에서 말하는 방향성이다. 그것을 두고 그냥 직관력이니 통찰력이니 하고 얼버무린다면 구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다. 애초에 레벨이 다르다.

 

왜 한국의 삼성, LG, 네이버 같은 멍텅구리 IT들은 스티브 잡스에게도 있고 손정의에게도 있는 방향판단능력이 없을까?

 

간단하다. 방향판단이란 것은 단기적으로 손해 보고 장기적으로 이익 보자는 것인데, 단기적으로 손해 보면 그 손해를 누가 책임져야 하느냐 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재벌들은 몇십 만 명의 직원을 먹여 살려야 한다. 애플은 고작 1만 명이다. 직원 숫자가 많은 만큼 한국의 재벌들은 리스크에 약하다. 한국인이 특별히 방향판단을 못하는 게 아니라 애초에 방향판단을 할 생각이 없다. 재벌의 폐해다.

 

그렇다면 스티브 잡스는?

잡스는 방향판단 하다가 짤렸다. 본인에게 책임이 돌아갔기 때문이다. 바르면 짤린다. 이건희는 방향판단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짤리지 않았다. 그는 짤릴 생각이 없기 때문에 방향판단을 하지 않는다.

 

손정의 역시 방향판단에 능한 사람이다. 손정의 역시 IT 거품이 꺼지자 한물갔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기적같이 부활하여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는 점에서 스티브 잡스를 닮았다.

 

방향판단을 하려면 시스템을 이해해야 한다.

시스템을 이해한다는 것은 충성스런 부하를 거느린 장군이 일개 부대를 이끌어 한 번의 전투에서 승리하는 것과 육해공 합동으로 이루어진 참모본부에서 여러 차례의 전투로 이루어진 전쟁 전체를 지휘하는 것이 다른 점을 이해하는 것이다. 

 

◎ 노인의 능력 – 1회의 전투를 승리로 이끄는 능력
◎ 젊은이의 능력 – 여러 전투로 이어진 전쟁 전체를 승리로 이끄는 능력

 

한국의 문제는 고립이다.

고립되어 있기 때문에 고립의 문화가 생겨나서 다양하게 소수자를 고립시키는 기술들이 발달되어 있다. 명박산성부터 시작해서 사회 곳곳에 담장을 쌓고, 격리하고, 배척하고, 물 먹이고, 짓밟는 노하우들이 전수되고 있다. 조중동이 잘 발휘하고 있는 그 능력 말이다.

이렇게 고립되면 시스템적 사고를 하지 못하고 1회의 단발성 전투에서 승리하는 노하우만 발달하게 된다.

 

이명박은 집권 이후 두 분 대통령 제거에 성공하고, 미네르바를 탄압하고, 윤도현과 김미화, 김제동을 억압하는 등 거의 모든 자질구레한 전투에 이겨왔다. 그리고 전쟁에는 졌다.

중요한 것은 이명박이 작은 전투에서 이기면 이길수록 큰 전쟁에는 질 확률이 점점 높아간다는 점이다.

 

서구사회처럼 개방과 공유의 문화를 발달시킨 나라는 성공하고 조중동처럼 폐쇄와 배타의 문화를 발달시킨 나라는 망한다. 시스템적 사고는 개방과 공유에 의한 생태계에서만 성립한다.

 

 

◎ 조중동 능력 – 적이 있는 상태에서 적을 이긴다.
◎ 방향판단 능력 – 적이 없는 상태에서 판을 꾸려간다.

 

이번 선거는 젊은이의 소통능력이 고립된 노인을 이긴 선거였다. 우리가 뒤처져 있을 때는 앞선 사람의 지혜를 베끼는 학습능력이 중요했다. 이것이 고립된 곳에서 1회의 전투라면 먹힌다. 조중동이 가진 능력이다.

 

그러나 지금은 소통능력이 중요하다. 우리가 충분히 앞서 있기 때문이다.

앞서 있는 자에게는 적이 없다. 그럴 때 스티브 잡스의 능력이 필요하다.

애플은 누구와 경쟁하여 이긴 것이 아니다. 아무도 없는 판에 혼자서 치고 나갔다. 애플을 처음 설립했을 때도 그랬고 토이스토리나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를 만들었을 때도 그랬다.

 

필요한 것은 가치 있는 것을 알아보는 능력, 천재를 알아보는 능력, 방향판단을 하는 능력, 장기전을 수행하는 능력이다.

상대의 행동을 보고 거기에 대응하는 능력이 아니라, 그것이 없는 상태에서 능동적으로 치고 나가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시스템적 사고, 생태계적 사고가 바탕에 깔려있어야 한다. 1회의 전투가 아니라, 여러 전투가 연결된 전쟁 전체를 승리로 이끄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건 다른 거다.

 

그것은 어떤 핵심을 장악하여 탑 포지션을 차지하고, 필요한 자원을 조달하여 조금씩 퍼즐을 맞추어 가며, 한 단계씩 확률을 끌어올려서 모든 외부에서의 돌발변수가 자기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작용하도록 조직하는 능력이다. 바로 그것이 있어야 한다.

조중동 꼴통들은 뭐 평생 이런 쪽으로는 생각해 본 적도 없겠지만 지금 한국이 필요로 하는 것이 그것이다.

 

후진국은 수직적 경쟁을 통해서 성장하지만, 선진국은 수평적 조합을 통해서 가치를 창출한다. 후진국은 1회의 전투를 승리로 이끄는 학습능력을 통해 승리하고, 선진국은 여러 전투로 이어진 전쟁에서 전후방과 외부동맹세력을 조율하여 선순환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능력으로 승리한다.

이 시대에 최고의 능력은 최고의 팀을 만드는 능력이다. 그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21세기의 대한민국을 책임져야 한다.

 

노인과 젊은이가 1 대 1 대결을 벌이면 노인의 지혜가 젊은이의 패기를 이길 수도 있다. 만약 1회의 사건으로 모든 것이 종결된다면 노회한 꼼수노인이 이길 수도 있다. 이명박 노인의 꼼수 지혜는 필자도 탄복할 정도다.

 

그러나 세상을 밑바닥에서 실제로 움직이는 것은 구조론에서 말하는 시스템이다. 그것은 진화하는 생태계다. 시스템의 세계는 여러 사건의 연속으로 이루어져 있고 여러 사람이 팀을 이루고 있다.

이때는 개인의 학습된 능력보다 여러 사람의 능력을 합치는 소통능력이 중요하고, 위험을 피해가는 노인의 지혜보다, 위험을 경험하는 젊은이의 도전정신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 위험을 피하면 더 큰 위험이 닥치지만, 위기를 겪고 가면 오히려 면역이 되기 때문이다.

 

필자가 ‘나쁜 길로 가라’고 말하는 뜻이 여기에 있다.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는 생태계의 원리이며, 생태계의 원리는 좋은 것을 취하는 게 아니라 나쁜 것을 배제하는 것이다. 나쁜 것을 많이 경험한 쪽이 나쁜 것을 빨리 배제하여 승리한다.

 

이건 전혀 다른 것이다.

1회의 시합으로 끝나면 좋은 것을 가진 쪽이 이기지만, 여러 전투의 연결로 가면 나쁜 것을 배제하여 약점이 없는 팀이 이긴다. 이는 프로야구나 월드컵 결승만 봐도 알 수 있다. 1회로 승부가 끝난다면 윤석민, 이대호가 필요한데 7차전까지 가려면 약점이 없는 팀이어야 한다. 월드컵에서는 메시가 있어도 안 된다.

 

거대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플러스적 사고가 아니라 마이너스적 사고를 훈련해야 한다. 몸에 좋다며 이상한 보약 따위를 먹는 것은 플러스적 사고다. 나쁜 술, 나쁜 담배, 나쁜 정크푸드 등 나쁜 것을 끊는 마이너스적 사고가 건강에 보탬이 된다.

 

이는 애초에 접근법이 다르다.

이는 통찰력이나 직관력 차원이 아니고 그 이상의 레벨에서 작동하는 거대한 방향판단이다.

스티브 잡스 전기에 나와있듯이 그는 일관되게 마이너스를 외친 사람이다. 세 개나 되던 마우스의 버튼을 당장 한 개로 줄여라는 식이다.

 

아직도 스티브 잡스의 능력을 단순한 개인의 통찰력, 직관력 혹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상상력이라고 여긴다면 한참 모르는 것이다.

아직도 젊은이의 감성 대 늙은이의 이성 운운한다면 미친 거다.

전체과정을 책임지는 시스템의 제어 개념, 생태계의 조율 개념은 원래 다른 거다. 조중동 바보들은 절대로 모르는 거대한 세계가 있다.

 

김동렬 / 칼럼니스트


출처 : http://newsface.kr/news/news_view.htm?news_idx=3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