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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꼴찌는 없다’ 1인 미디어 생존기

道雨 2014. 11. 1. 11:22

 

 

 

 

‘세상에 꼴찌는 없다’ 1인 미디어 생존기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이야기를 누군가는 전달해줘야 한다는 생각에…
임병도 | 2014-11-01 09:42:46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꼴찌를 오랜만에 만난 곳은 문래동 공업사 뒷골목의 허름한 스튜디오였다. 꼴찌는 꼴찌닷컴을 운영하는 1인 미디어 우성하이다.

SBS 방송국에서 일하면서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충격 백구의 기다림' 편 등을 촬영한 꼴찌는 영상 제작을 주로 하는 1인 미디어다.

 

꼴찌와 아이엠피터가 만나면 서로 부러워한다. 아이엠피터는 꼴찌의 감성 영상이 부럽고, 꼴찌는 아이엠피터의 글쓰기를 배우고 싶어 한다. 1인 미디어이지만 주제와 표현방법이 너무 다른 탓인가 보다.

 

서로 다른 두 남자이지만, 함께 꿈꾸는 목표는 비슷하다.

'세상에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하자'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말과 이야기들이 있다. 그런데 누구의 말을 어떻게 표현하느냐로 들어가면, 꼴찌와 아이엠피터의 방식은 전혀 다르다.

 

 

 

 

 

아이엠피터의 주제는 정치이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권력과 부를 쥐고 있는 사람들의 얘기가 있다.

꼴찌는 그 반대다. 가수로서 뜨지 못한 언더그라운드 가수들이나 우리 주위의 평범한 직장인, 사회에서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다.

 

꼴찌가 자신의 블로그명을 '꼴찌닷컴'으로 지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는 잘나가는 사람들을 담지 않는다. 꼴찌닷컴에는 유명한 사람이 나오지 않는다. 촬영장에서 고생한 스텝의 모습이 있지, 화려한 연예인들은 없다.

꼴찌닷컴은 방문자 수가 적다. 요새 세상에 화려한 볼거리가 없는데 누가 보러 가겠는가?

 

화려함도 유명인도 없는 꼴찌닷컴이지만, 아이엠피터는 그를 보면 참 부럽다. 그의 잔잔한 동영상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어른을 위한 동화 같다.

 

 

 

 

 

꼴찌의 영상을 보면 아이엠피터와 같은 독함이 없다. 너무 잔잔해 사람들의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지 못한다. 사람들은 꼴찌의 영상을 몇 번이고 봐야 그의 영상을 이해할 때도 있다.

한 번에 이해되는 독한 글과 몇 번이고 보면 감동이 되는 영상,

누가 더 잘난 사람인지를 구분할 필요는 없다.

 

우리 인생이 매번 격렬한 투쟁의 역사만 필요하지는 않다. 그렇다고 감성만 얘기하면 바뀌지도 않는다.

서로 다른 목소리를 다양하게 전달하는 사람들이 많아야 한다.

성공한 사람들의 비리도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도, 꼴찌의 아픔도 알려주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그 누구도 목소리도 소외되지 않도록 전달하는 사람이 1인 미디어이기 때문이다.

 

 

 

 

 

꼴찌처럼 알려지지 않은 1인 미디어들은 아이엠피터를 부러워한다. [각주:1]제주도에서 전업블로거로 살 수 있는 경제적 수입 때문이다.

아이엠피터처럼 글만 쓰며 사는 1인 미디어는 별로 없다. 대부분의 1인 미디어들은 각자의 생존을 위해 하고 싶지 않지만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살고 있다.

 

아이엠피터는 그런 면에서는 축복을 받았다. 1인 미디어들은 수입이 없지만 후원금을 대놓고 말하지도 않는다. 그들은 자신의 콘텐츠가 과연 후원을 받을 정도인가를 매번 고민한다. 아이엠피터처럼 자연스럽게 후원자가 생기길 바라지만, 알려지지 않은 1인 미디어를 후원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요새 아이엠피터는 1인 미디어와 독립저널리스트들이 최소한 취재 비용만큼은 지원해줄 수 있는 시스템은 없느냐는 고민을 달고 산다.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아이엠피터와 같은 형태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표현 수단을 가진 수많은 1인 미디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요새 1인 미디어라고 주목하고 있지만, 이들의 취재 여건은 극악하다고 봐야 한다.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 취재하러 다니지만 기성 언론으로부터는 구박받고, 사람들은 글을 읽거나 영상을 읽을 때만 '수고했다'는 말 한 마디뿐이다. 물론 그조차도 없을 때가 많다.

 

언론들은 자신의 사진을 썼다고 고발하면서도, 1인 미디어의 사진과 영상을 출처도 밝히지 않고 퍼간다. 그러면서 '네깟 것들의 사진을 써주면 고마워해야지, 어디 감히'라는 식으로 말을 한다.

언론으로 대접조차 받지 못하면서 규제는 언론보다 더 심하다. 언론은 불공정 보도에 사과문 한 줄이면 끝나지만 1인 미디어들은 글이 삭제되거나 명예훼손으로 고발당하기도 한다.

 

 

 

 

푸대접을 받으면서도 1인 미디어들은 자신이 하는 일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좋아하며, 이 세상에 꼭 필요한 일이라는 신념이 있기 때문이다.

 

꼴찌는 말한다. '세상에 꼴찌는 없다.'

기준이 다를 뿐이지 저마다 좋아하고 잘하는 일 하나씩은, 저마다 재능있는 일 하나씩은 있다고 말한다.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이야기를 누군가는 전달해줘야 한다는 생각에, 오늘도 그들은 비 오는 거리에서 추위에 떨며 카메라를 들고 서 있는다.

 

1. 아이엠피터의 수입을 직장인들이 보면 웃겠지만, 그정도만 해도 1인 미디어들은 부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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