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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과실로 미국인 매년 25만명 이상 사망한다

道雨 2016. 5. 4. 17:06

 

 

 

의료과실로 미국인 매년 25만명 이상 사망한다

사망자 중 9.5%..심장질환, 암, 다음으로 사망원인 3위

 

 

 

미국에서 이른바 '의료과실'(medical error)로 매년 25만명 이상이 사망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마틴 매커리 교수팀은 3일(현지시간)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에 실은 연구 논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이는 심장질환과 암으로 인한 사망자 다음으로 많은 것이지만, 공식 사망원인 통계에는 전혀 잡히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논문에 따르면, 의사나 검시관 등의 사망진단서에 바탕을 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사망원인통계에는 의료과실이라는 항목이 아예 없다.

 

의료과실로 인한 사망자가 미국에서 연간 25만1천여명에 달하며 다른 사망원인들과 비교한 도표. 암, 심장질환에 이어 사망원인 3위이며 만성폐색성 폐질환(COPD), 자살, 자동차사고, 총기사고 사망자 수보다 많다. (출처:BMJ에 실린 마틴 매커리 교수팀의 해당 논문)
* 의료과실로 인한 사망자가 미국에서 연간 25만1천여명에 달하며 다른 사망원인들과 비교한 도표. 암, 심장질환에 이어 사망원인 3위이며 만성폐색성 폐질환(COPD), 자살, 자동차사고, 총기사고 사망자 수보다 많다. (출처:BMJ에 실린 마틴 매커리 교수팀의 해당 논문)

 

 

진단서나 CDC통계는 국제질병분류(ICD)의 상병코드에 맞춰 작성되는데, ICD분류엔 인간이나 제도적 요인이라는 분류코드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예컨대 오진 때문에 환자의 간이 손상되고, 이로 인해 심장발작으로 사망한 경우, 진단서엔 심혈관질환이 사망원인으로 기록되지만, 사실은 의료과실이 사망원인이다.

 

매커리 교수팀은 그러나 안전에 관한 과학이 발달해, 의사소통 단절, 오진, 잘못된 판단, 부적절한 시술능력 등, 어떤 요인들이 환자를 해치고 사망케 할 수 있는지 규명할 수 있다면서, 기존 진단서 기록 및 통계방식을 개선하고 '의료의 안전'을 향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일단 '예방할 수 있는 죽음을 초래한 의료적 개입'을 의료과실로 규정했다.

의도하지 않은 행동(빼먹었든 실행했든 간에)이나, 의도했던 결과를 이루지 못하는 일 등등으로 과실의 범주를 설정하고, 오진, 필수 검사 누락, 약물처방 실수, 의사소통 단절로 치료나 간호가 부실한 경우, 시스템상 하자 등을 비롯해 세부적인 과실 종류를 분류했다.

 

그리고 1999년 이래 나온 연구결과들을 이용해, 의료과실로 인한 평균사망률을 계산해낸 다음, 연간 병원 입원환자 수 등에 적용한 결과, 매년 25만1천454명이 의료과실로 죽는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이는 병원 내 사망자만 조사 대상으로 삼은 것이며, 외래수술센터나 요양원 등 다른 의료시설들까지 포함하면 의료과실 사망자 수가 더 많을 것으로 연구진은 추정했다.

 

매커리 교수는 "인간은 늘 실수하는 존재이며, 실수하지 않으리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우리는 안전한 시스템과 인간 (실수를 방지할) 요인들에 대한 규정과 절차를 만들어, 의료를 더 안전하게 운영할 수 있다"면서, "문제의 규모를 측정하는 것이 그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사망진단서에 사망원인만 아니라 의료과실 여부를 추가로 기재한다든가, 사망원인을 신속하고 객관적이고 독립적으로 조사하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때 과실에 대한 처벌과 보상이 아니라, 정확한 조사와 개선에 초점을 둬야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과 의사인 매커리 교수는 환자 안전 분야와 관련한 국제적 전문가로서, 의료의 투명성과 보건문제의 상식적 해결책을 촉구해온 인물이다.

주요 방송사들의 의료관련 프로그램 단골 출연자이자, 뉴욕타임스가 출간한 베스트셀러의 저자이기도 한 매커리 교수는, 건강전문지 '헬스매거진'이 뽑은 '가장 영향력 있는 의료인' 중 한 명에 선정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 choib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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