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일 잘풀리면 제3국보다 판문점 개최가 엄청난 기념행사”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밤 청와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북미정상회담 개최 후보지로 판문점을 유력하게 거론하며, 비핵화 협상이 잘 풀리면 제3국보다는 판문점에서 회담을 여는 것이 '엄청난 기념행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 판문점 개최 문제에 대해 논의했으며, 문 대통령을 통해 이러한 내용이 북한에도 전달됐음을 시사했다.
'완전한 비핵화' 해법을 위한 '세기의 담판'이 될 북미정상회담 시간표가 5월내로 빨라진 가운데, 판문점이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까지 열리는 '역사적 장소'가 될지 최종 향배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개최지와 관련해 특정 장소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개최된 무함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미정상회담의 '비무장지대(DMZ) 개최'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가능하다. 전적으로 가능하다"며 "매우 흥미로운 생각이었다. 나는 그에 대한 생각을 했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싱가포르를 포함해 다양한 나라들을 살펴보고 있다"며 "우리는 또한 DMZ의 (판문점에 있는) 평화의 집, 자유의 집에서 개최하는 가능성에 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가 아주 흥미롭게 생각하는 무언가가 있다. 어떤 이들은 안 좋아하고 어떤 이들은 매우 좋아할 것"이라며 "내가 그곳에 대해 좋아하는 무언가가 있다. 실제로 (특별한 의미가 있는) '그곳'에 가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일이 잘 해결되면 제3국이 아닌 그곳에서 하는 게 엄청난 기념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전 자신의 트윗을 염두에 둔 듯, "나는 오늘 하나의 아이디어로 이를 내뱉었다"고 말한 뒤 특히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이야기했고, 문 대통령을 통해 북한과도 연락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우리는 그 장소(판문점)에서 하는 가능성을 보고 있고, 싱가포르를 포함해 다른 여러 장소도 역시 보고 있다"고 거듭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뉴스는 모든 사람이 우리를 원한다는 것이다. '빅 이벤트'가 될 기회"라며 "나는 얼마 전에 존 볼턴 백악관 NSC(국가안보회의) 보좌관과도 이야기했다. 한반도와 관련해 그들(북한)이 핵무기를 제거하는 일이 일어날 가능성 측면에서 이보다 더 근접한 적이 없다. 매우 좋은 일들, 매우 긍정적인 일들, 그리고 이 세계를 위한 평화와 안전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자. 내가 자주 이야기하듯이 누가 알겠나, 누가 알겠나"라고 되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도 많은 일이 변화될 수 있다"며 '지금까지'라는 것을 단서로 해 "김정은은 지금까지는 매우 많이 열려 있고 매우 솔직하다. 거듭 말하지만 나는 단지 '지금까지는'이라고만 말할 수 있다"며 "그는 핵실험장 폐쇄, (핵) 연구 및 탄도 미사일 발사·핵실험 중단 등을 말하고 있으며, 모든 사람이 봐왔던 것보다 오랜 기간 자신이 하는 말을 지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확신하느냐는 질문에 "오 그렇다. 나는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들(북한)이 매우 많이 원했으며 우리도 분명히 열리는 걸 보고 싶다. 개인적으로 성공작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핵무기를 폐기해야 한다"며 "성공하지 않는다면 나는 정중하게 (회담장을)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많은 나라가 (북미 정상) 회담 장소로 검토되고 있지만, 남·북한 접경 지역인 (판문점 내) 평화의 집/자유의 집이 제3국보다 더 대표성을 띠고 중요하며 지속가능한 장소일까"라며 "한 번 물어본다"라고 공개적으로 조언 구하기에 나섰다.
초기에 상징성 면에서 거론됐다가 논의 과정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진 판문점이, 4·27 남북정상회담 후 막판에 급부상하는 양상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7일 2곳으로 압축됐다고 밝혔으며, 싱가포르와 몽골이 그 대상으로 유력하게 거론돼왔다. 그러나 남북 정상이 '판문점 선언'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를 명시하고 '연내 종전선언'에 합의하는 등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상징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판문점 쪽으로 선회하는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8일 문 대통령과 통화를 한 뒤 마음을 바꾼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도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 정상의 극적인 만남 장면 연출로 시각적으로도 큰 임팩트를 불러일으켰던 남북정상회담에 열광했다는 점, 김 위원장이 장거리 이동에 현실적 제약이 있는 점 등이 '판문점 카드' 재고려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아시아순방 당시 한국을 방문했을 때, 최접경 지역인 DMZ 판문점을 문 대통령과 동반 방문하려다 기상악화로 일정을 취소한 바 있어, 회담 장소로 확정되면 이번이 첫 방문이 된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842780.html#csidx84b3dae46db718a9545e1393ae47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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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文대통령, 판문점 북미회담 '최고 장소' 김정은 설득"
트럼프도 "文대통령이 판문점 회담 북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북미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릴 수도 있다고 밝힌 것과 관련,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 개최를 현실화 하기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설득했다고, CNN이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이 문제에 관해 잘 알고 있는 소식통은,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한국 비무장지대(DMZ)가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 위한 최고의 장소라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5시19분에 올린 트윗글에서 "수많은 국가들이 회담 장소로 고려되고 있지만, 남북한 분계선의 평화의 집/자유의 집이 다른 제3국보다 한층 더 대표성을 띠고, 중대하며, 영구적인 장소가 아닐까? 그거 물어볼 따름!"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날 워싱턴을 방문한 마함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과 공동기자회견에서 또 다시 같은 언급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누구는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고 누구는 좋아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제3국이 아닌 그곳(판문점 비무장지대)을 선호한다. 그 곳에서 일이 잘 풀린다면 정말 축하할 만한 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문 대통령과 이 문제를 논의했으며, 문 대통령이 이를 북한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소식은 모든 사람들이 우리를 원한다는 것이다. 큰 사건이 될 수 있다"며 "개인적으로 (회담이)성공적일 것으로 생각한다. 성공적이지 않다면 나는 즉각 떠날 것이다"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이현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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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빅뱅' 현실화하나..문 대통령 거침없는 '운전자론'
트럼프, 한미정상 통화직후 판문점 북미회담 가능성에 "전적으로 가능하다"
靑 "트럼프가 먼저 판문점 언급"..트럼프, 남북회담 성공 보고 고민 중인 듯
문 대통령, 북미 충돌지점 '비핵화 방법론' '장소' 관여 모양새..운전자론 탄력
북미정상회담의 판문점 개최 가능성이 급부상하면서 판문점에서의 '한반도 빅뱅' 가능성이 급속도로 고개를 들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성공으로 분단의 상징에서 '평화의 땅'으로의 면모가 부각된 판문점에서 북미 정상이 만나 비핵화 합의에 대한 또 다른 선언을 도출한다면, 극적인 효과가 배가되면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향한 동력 역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여부가 좌우될 '큰 판'의 '빅 플레이어'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담판 내용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장소의 상징성이 이를 추동할 수 있기에 판문점이 더욱 부각되는 흐름이다.
애초 판문점은 북미정상회담 장소 후보지에서 배제되는 분위기였지만, 이를 되살리는 과정에 문 대통령이 자리 잡고 있다. 북미정상회담 장소를 함구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을 공식 거론한 시점이 문 대통령과 통화한 직후라는 게 그런 판단의 주요 근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각) 트위터에 "많은 나라가 회담 장소로 검토되지만, 남북 접경지역인 평화의 집(PEACE HOUSE)·자유의 집(FREEDOM HOUSE)이 제3국보다 더 대표성을 띠고 중요하며 지속가능한 장소일까"라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진 나이지리아 대통령과 회담 후 공동회견에서 판문점 개최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전적으로 가능하다"며 "일이 잘 해결되면 제3국이 아닌 그곳에서 하는 게 엄청난 기념행사가 될 것"이라는 진전된 언급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 남측지역인 평화의 집과 자유의 집을 콕 집어 언급한 것은, 그만큼 판문점을 유력한 회담 장소로 고민한다는 방증으로 해석할 수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1일 기자들에게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안했다기보다는, 두 분 사이에 장소를 놓고 어디가 좋겠냐고 얘기하면서 자연스레 나온 것"이라며 "판문점 개최의 장단점에 관해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유의 집과 평화의 집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고 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먼저 판문점 얘기를 꺼냈고, 문 대통령이 그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한 것으로 안다"며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판문점을 권했거나 설득했다는 얘기는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이는 다시 말해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판문점 얘기를 꺼냈다는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 판문점을 주요 옵션 중 하나로 여기고 있다는 점을 보여 준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도 "분단을 녹여내고 새로운 평화의 이정표를 세우는 장소로는 판문점이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미정상이 북미회담 장소로서의 판문점을 놓고 대화를 나누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고민하는 현재 상황을 종합하면 '포스트 남북정상회담'에서도 문 대통령의 주도적 역할이 여전하다는 점을 보여 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북미 간 가교역할을 하면서도 주도권을 유지하는 한반도 문제 해결의 '운전자' 면모를 각인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성과를 북미회담으로 고스란히 이어가,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를 통해 종전선언으로 '화룡점정'하겠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이미 남북정상은 4·27 판문점 선언을 통해,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인 올해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중국까지 포함한 4자회담 개최를 추진키로 한 바 있다.
작년 7월 독일 '베를린 구상' 발표 이래 남북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 합의를 끌어내고, 급기야 북미 간 고민의 한 지점인 장소 결정에도 어느 정도 관여함으로써, 한반도 문제를 주도적으로 풀어나가겠다는 의지가 현실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회담 장소로 판문점을 논의했다는 것은, 남북 정상 사이에서도 이 사안이 이미 논의됐을 거라는 추론을 낳는다. 이 경우 판문점 낙점 여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이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에서 핵심으로 다뤄질 비핵화 방법론에 대해서도 중재 역할을 마다치 않는 것으로 보인다.
'리비아식 해법'으로 불리는 일괄타결 프로세스를 강조하며 '비핵화 이전 보상 없다'는 메시지를 지속하는 미국과, 단계적·동시적 해법을 고수하는 북한 사이에서 절충안을 모색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이미, 이에 관해서도 현실적 절충안 또는 타협안을 북한과 미국에 각각 전달했을 가능성이 작지 않다.
불신과 대결에서 신뢰와 평화로 옮겨 가는 대전환기의 이정표가 될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문 대통령이 중재자이자 협상가로서 얼마나 더 큰 역할을 할지 주목하는 시선은 그래서 지속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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