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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정보 공장’ 에스더, 가짜뉴스 해명도 ‘가짜’였다

道雨 2018. 10. 10. 10:58





‘허위정보 공장’ 에스더, 가짜뉴스 해명도 ‘가짜’였다

 




에스더의 거짓 주장을 논박합니다
또 다른 가짜뉴스 제보 기다립니다


동성애·이슬람 혐오 가짜뉴스의 공장으로 밝혀진 ‘에스더기도운동본부’가 가짜뉴스(허위정보)의 뿌리를 고발한 <한겨레> 탐사보도에 대한 반박 의견 광고를 2차례 냈습니다. 허위정보 공장답게 해명조차 거짓말로 일관하고 있었습니다. <한겨레>는 이같은 악의적인 왜곡 해명을 ‘또 하나의 허위정보’로 판단, 3차례에 걸쳐 재반박 보도를 하기로 했습니다. 에스더 쪽의 대응에 따라 관련 보도가 더 늘 수도 있습니다. <한겨레>는 앞으로도 ‘에스더기도운동’과 허위정보에 대한 보도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에스더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분과 또 다른 가짜뉴스 발원지에 관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지난 10월1일치와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국민일보> 등 주요 일간지에 게재된 ‘에스더기도운동’과 일부 교회단체의 의견 광고

 

에스더는 지난 10월1일치와 4일치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국민일보> 등 일간지 4곳에 ‘가짜뉴스 남발하며 기독교 탄압하는 한겨레신문의 악의적인 기획 보도 규탄한다’ ‘에스더가 박근혜 캠프에 5억여원, 국정원에 43억여원을 요청했다는 한겨레신문/TV 보도는 악의적이며 날조된 가짜뉴스다!’는 제목의 의견 광고를 각각 실었습니다.
첫번째 의견 광고에서 에스더는 한겨레 기사가 ‘거짓, 왜곡’이라며 17가지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요약하면, ‘에스더의 주장은 모두 실제 뉴스며, 한겨레의 주장이 허위사실’이란 얘기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2010년대 중반 등장한 가짜뉴스에 대한 학계의 공통적 합의는, ‘악의적이고 조직적으로 뉴스의 형식을 띈 채 유통되는 허위정보(disinformation)’입니다. 에스더의 해명은 정확히 이 정의에 부합합니다.‘가짜뉴스를 비판한 기사에 대해 가짜뉴스로 대처하는 방법’을 여실히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에스더의 주장 17가지 가운데 중복되는 내용을 합쳐 12가지로 정리했습니다. 에스더의 가짜 해명은 크게 세 갈래 주제로 나뉩니다. 동성애, 이슬람 그리고 에스더 관련 내용입니다. 주장의 사실 여부를 하나씩 톺아보시죠. 먼저 동성애 관련입니다. 

   

극우 선전을 주로 전하는 미국의 한 사이트에 올라온 내용을 ‘캐나다에서는 삽입행위를 제외한 동물들과의 성행위가 합법화되었다’고 번역해올렸던 ‘건강사회를위한국민연대’ 홈페이지 갈무리



① ‘동성애 합법화하면 수간도 합법화된다’?

에스더는 동성애가 합법화할 경우 성적으로 더 자유로워져 수간도 합법화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그 근거로 외신 기사와 <국민일보> 기사를 인용합니다.
먼저 인용한 기사를 보시죠. ‘(삽입이 없는) 단순 성적 학대는 수간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캐나다의 판결이 논란을 부르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수간합법화 얘긴 어디에도 안 나옵니다. 수간으로 처벌하려면 삽입을 해야 한다는 판결이 결과적으로 수간을 합법화한 판결로 둔갑하는 순간입니다. 동성 결혼은 합법화하는 유럽에서도 동물과의 성관계를 허용한 나라는 없습니다. 되레 처벌 규정이 없었던 수간을 불법화하고 있습니다. 
 

해당 내용을 보도한 외신은 극우 성향의 인터넷 매체로 극우적 정치 선전을 자주 전파하는 곳입니다. 공신력있는 매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국내 언론 보도 역시 수간을 둘러싼 논란을 다루고 있을 뿐입니다. 이 기사를 국내에 번역해놓은 곳은 ‘건강사회를 위한 국민연대’라는 단체로 줄기차게 동성애 반대 운동을 진행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허위정보를 생산하면 다짜고짜 논거로 인용하는 행태의 반복이죠.


에스더가 발송했던 '에이즈+메르스 슈퍼바이러스 창궐' 주장 카카오톡 화면 캡처



② ‘메르스, 에이즈 결합 슈퍼 바이러스 창궐 우려’는 사실일까요?

에스더는 또 “메르스 에이즈 결합 슈퍼 바이러스 창궐”은 에이즈 관련 전문가(의사)가 방송에서 언급한 내용이며, 에스더가 만든 가짜뉴스라는 한겨레의 보도는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에스더는 자신들의 주장이 ‘실제뉴스’라며 <한국일보>(2018년 4월4일치)와 <국민일보> 기사(2015년 2월15일치)를 인용했습니다. <한국일보> 기사는 “한 바이러스는 다른 바이러스에 대해 내성을 갖지 않기 때문에 동시에 두개의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라며 “동시감염에 대한 가장 좋은 자료는 에이치아이브이(HIV)와 간염과 같은 더 심각한 바이러스의 연구에서 나온다”는 내용입니다. <국민일보> 기사 제목은 “‘여러 명의 성 파트너’로 섞인 ‘변종 에이즈 바이러스’ 발견…공격성 강해 3년 만에 에이즈 발병”입니다. 에스더가 인용한 기사 어디에도 에이즈와 메르스가 결합한단 내용은 없습니다.

메르스와 에이즈 등 2종 이상의 바이러스가 결합하는 것과 바이러스에 복수로 감염되는 것, 그리고 바이러스 변종이 발생하는 것은 각각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 의학 지식이 없더라도 기본적인 독해력 있으면 이 세 가지가 전혀 다른 개념이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에스더는 이조차 무시합니다. 에스더가 말하는 에이즈 관련 전문가는 반동성애 운동을 줄기차게 벌여온 인물입니다. 이른바 순환 논리의 오류가 발생합니다.


에이즈 환자 실태조사 보고서. 사진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③ ‘동성애 하면 에이즈 걸린다’?

에스더는 <연합뉴스>(2018년 8월25일치) 기사를 인용하며 관련 내용이 실제 뉴스에 나왔다고 주장했죠. 해당 보도를 보면 ‘18~29세 에이즈 감염자 291명 중에는 동성간·양성간 성접촉이 71.5%(각 50.5%, 21%)나 됐습니다. 특히 18~19세(14명)에서는 이런 비율이 92.9%(동성간 71.5%, 양성간 21.4%)에 달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남성 동성애자가 에이즈 위험군인 것은 사실이지만, 여성 동성애자의 에이즈 감열율은 오히려 이성애자 보다 낮습니다.
또한 의학적으로 ‘위험군’과 ‘발병 원인’은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 예컨대 키가 큰 사람이 허리 디스크 질환에 걸리기 쉽고 물류업체에 근무하는 이가 근골격계 질환에 걸리기 쉽다지만, 아무도 ‘장신이 디스크의 원인’이라거나 배송업체 근무가 오십견의 원인’이라고 한정해서 말하지 않습니다.
현실적으론 전문가들은 동성애에 대한 편견이 되레 질병의 확산을 돕는다고 지적합니다. 동성애가 에이치아이브이(HIV)·에이즈(AIDS)의 원인인 것이 아니라 동성애에 대한 혐오와 동성애자에 대한 낙인, 제도적 차별로 인해 동성애자들이 질병을 숨김으로써 에이치아이브이·에이즈가 더 널리 퍼진다는 겁니다.



④ ‘동성애 케이크 제작 거부 미국인 1억6000만원 벌금 폭탄’?

에스더는 이 기사가 한겨레 자회사인 <허핑턴포스트코리아>에도 실렸다며 자사의 기사마저 부정한다는 식으로 호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부부는 동성애자의 케이크 제작을 거부해서 처벌받은 게 아니라 신상정보를 공개해 처벌받은 것입니다. 이후 레즈비언 커플은 친척의 살해 협박과 양육권 상실에 대한 두려움에 시달렸고, 이런 정서적 피해에 대한 배상이 이뤄진 것입니다. 이후 이 제빵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관련 내용을 직접 사과하기도 했습니다.


⑤ ‘동성애 교육 항의 아버지 감옥행’도 허위정보

에스더는 이 사건이 ‘2005년 렉싱턴(매사추세츠주)에서 유명한 사건’이라고 주장했지만, 사실 관계가 틀렸습니다. 에스더가 인용한 기사만 읽어봐도 알 수 있습니다. 당시 수업 내용은 동성애 교육이 아닌 사회적 소수자(동성애자를 포함한 다민족, 독신부모 등)를 이해하는 수업이었습니다. 자녀의 아버지는 학교에 무단으로 침입해 교육내용 수정을 요구했고, 경찰의 제지에 불응하다 체포됐습니다. 이후 보석금을 내는 것조차 거부해 수감된 것이죠. 뉴스는 그 학부모가 학기 초에 교사와 학부모가 합석해 교재를 연구하고 수정할 기회가 있었지만 불참했었다는 사실까지 언급하고 있습니다.


⑥ ‘동성애 커플 주례 거부 목사 징역형’?

<한겨레> 연결망 분석 결과, 이 주장은 에스더가 퍼뜨려 가장 성공한 가짜뉴스였습니다. 법적 다툼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무혐의 처리된 건입니다. 영리를 목적으로 1년에 1400건의 결혼식을 하는 곳을 종교적 서비스로 볼 것인지 영리적 서비스로 볼 것인지 여부가 법적 다툼의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에스더 역시 이 부분을 인정하고 앞으론 정정된 내용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⑦ ‘수업시간 항문 성교 교육 의견 광고’는 가짜뉴스입니다

에스더는 위 내용을 당시 <극동방송> 대담 프로그램에서 미국 매사추세츠에 살던 재미교포가 중학생 아들의 성교육 수업내용을 듣고 충격을 받아 이야기한 방송 내용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그 재미교포의 증언 외에 어떤 근거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관련 내용에 대한 문의를 받은 미국 대사관 쪽이 ‘항문성교 교육에 대해서는 들은 바 없고 대신 에이치아이브이(HIV) 예방교육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한 내용은 보도된 바 있습니다. 다음은 에스더 허위정보의 한 축인 이슬람 관련 내용들입니다.


스웨덴 발생 성폭력 92% 이슬람 난민에 의한 것이란 뉴스는 관련 내용을 검증하거나 연구할 전문성이 없는 파트리크 요나슨(트럭 운송업)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기사화 한 것을 각색해 만들어낸 가짜뉴스다.



⑧ “스웨덴서 발생한 성폭력 92%가 이슬람 난민에 의한 것”?

에스더는 이 내용이 ‘시비엔(CBN)’의 보도 내용을 인용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해당 뉴스는 파트리크 요나슨(Patrik Jonasson)이라는 비전문가의 일방적 주장과 그 연구결과를 올린 것입니다. 그는 트럭 운전사를 하다가 현재는 판매업에 종사하는 인물. 관련 학위도 없어 연구의 공신력을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한겨레> 기사에서 이미 지적한 것처럼, 스웨덴 정부는 공식적으로 그의 주장을 부인했습니다. 에스더가 인용한 시비엔 뉴스는 시한부 종말론을 설파하는 미국 ‘극우계의 아이콘’, 팻 로버트슨 목사가 운영하는 개인 사이트입니다. 미국 내에서도 근본주의 종말론 성향의 뉴스를 자주 내보내 비판받는 곳입니다.

스웨덴 정부는 난민을 둘러싼 가짜뉴스가 확산되자, 2017년 2월 무슬림 이민자와 중대 범죄 사이에 연관성이 없다는 내용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스웨덴 정부 홈페이지 갈무리.


⑨ ‘무슬림 늘어나면 강간율 커진다’?

에스더는 스웨덴 정부기관 비아르에이(BRA)의 범죄 통계에 나와 있다며 ‘무슬림 이민자의 중범죄율은 400~500%가 더 많고, 강간은 450% 더 높음’이 실제 뉴스라고 주장합니다. 비아르에이가 스웨덴 정부의 후원을 받는 연구 기관은 맞습니다. 하지만 에스더가 출처라고 밝힌 보고서는 13년 전에 작성된 것이고 스웨덴에서 본격적으로 난민이 늘어난 시기는 2011년입니다.
스웨덴 법무부 산하기구인 ‘스웨덴 범죄 예방 협회(Swedish National Council for Crime Prevention)’가 발표한 공식 자료를 보면, 2015년 이후 스웨덴에서 성범죄는 오히려 줄어들었습니다. 무슬림 이민자와 스웨덴 중대 범죄가 관련 없다는 것은 2017년 2월 스웨덴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자료(https://www.government.se/articles/2017/02/facts-about-migration-and-crime-in-sweden/)를 통해서도 확인됩니다.


에스더 전 내부 간사가 2012년 대선과 함께 진행된 교육감 선거 당시 ‘대선 사역’ 작업으로 트위터에 올렸던 화면 캡처.


⑩ 에스더의 미디어 선교는 ‘정치 활동’이자 ‘소수자 혐오’가 맞습니다

에스더는 특정 정치관을 가진 청년 세력을 양성한 적이 없고 성소수자도 혐오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정치 활동과 관련해서도 에스더는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에 대한 지지나 반대를 표방하지 않고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실제 활동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한겨레>가 확인한 에스더 내부 회의록을 보면, 이들은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필드(field) 사역’이란 이름으로 불법 선거운동을 벌인 정황이 나온다. ‘문재인 저축은행 먹튀’ ‘문재인 공약 고려연방제’‘ 문재인 굿판 벌였다’ 등이 당시 이들이 퍼트린 허위정보들입니다. 교육감 선거에도 수차례 개입했던 정황이 내부 자료와 인터넷에 여전히 남아있는 증거들로 확인됩니다.

성소수자 혐오도 에스더의 주된 활동분야였습니다. 에스더 이용희 대표는 2016년 ‘기독자유당’ 유튜브 홍보영상에 직접 출연해 “동성애·이슬람 악법 막을 국회의원 절실하다”며 ‘기독자유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던 바 있습니다.
이 영상에서 이 대표는 “(한국사회는) 동성애를 정상으로 간주하고 동성애에 대해서 부정적인 언행을 하면 대한민국 누구에게나 3000만원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한다”며 “또한 초·중·고교 성교육 시간에 이성간 성행위뿐 아니라 동성간 성행위인 항문·구강성교를 가르치도록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관련 기사 : http://www.christiantoday.co.kr/news/290256)


2012년 대선 직전 김성욱 한국자유연합 대표가 에스더에서 진행한 철야 강의 홍보 포스터


⑪ 김성욱 한국자유연합 대표는 ‘에스더의 또 다른 축’이 맞습니다

김성욱 대표는 2012년부터 에스더 유관단체 실행위원 명단에 올렸습니다. 내부 강연이나 교육 등 각종 행사에서도 자주 등장합니다. 에스더 홈페이지만 검색해봐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김성욱 대표와 함께 국정원 민간 여론 조작 조직 ‘알파팀’을 함께 했고, 에스더 회원이었던 한 관계자는 “김성욱은 에스더의 대규모 집회부터 내부 기도회에 이르기까지 이용희 대표와 함께 가장 자주 연단에 서는 강사로, 사실상 에스더의 브레인이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에스더가 가짜뉴스였다고 인정한 ‘동성애 커플 주례 거부 목사 징역형’ 가짜뉴스는 <한겨레> 연결망 분석망 결과, 에스더가 만든 뉴스 중 가장 성공한 사례였다. 그래픽은 이 가짜뉴스가 유튜브에서 어떤 채널들로 퍼져나갔는지를 분석한 결과. 그래픽 변지민 기자



⑫ 가짜뉴스 ‘연결망 분석’에 드러난 인사들과 에스더는 관련성이 높습니다

한겨레가 시행한 가짜뉴스 연결망 분석을 두고 에스더는 “동성애 전문 강사들과 관련을 맺고 가짜뉴스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기독교 관련 인사의 관계성은 차치하더라도 에스더가 ‘동성애 전문 강사’라고 지칭한 것으로 보이는 의사 염○○, 약사 김○○과 에스더의 연관성은 에스더 누리집 검색만 해도 알 수 있습니다.
이들은 에스더가 주최한 집회의 단골 강사로 등장하며, 구국금식성회는 물론 심지어 청소년 대상 에스더 강의에서도 ‘거룩한 대한민국 동성애 특강’ 같은 주제로 반동성애 강연을 진행했습니다. 이 부분과 관련해선 다음 회 반박 기사에서 더 자세히 다룰 예정입니다.



김완 기자 funnybone@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64880.html?_fr=mt0#csidxa3c4dc1af1d8c008a26f150240e037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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