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상식

'1번남', '2번남'이 뭘까?

道雨 2022. 3. 8. 16:36

유시민 언급한 '1번남' 뭐길래…'2번남닷컴'까지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른바 '1번남, 2번남' 프레임이 화제에 오르고 있다. 1번(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에 투표하는 남자와, 2번(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에 투표하는 남자를 뜻하는 단어인데, 이들이 여러 세대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도표화한 자료가 온라인상에서 공유되고 있다.

 

이에 방송인 김어준씨는 "이걸 보고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고, 일부 누리꾼들도 "남녀와 세대 갈등을 끝낸 자료"라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일각에선 "온갖 혐오 표현을 다 갖다 붙였다"며 부정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6일 방송인 김어준씨가 진행하는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이 후보를 공개 지지 선언한 유시민 작가가 출연했다. 여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 후보에 대한 호의적인 반응이 나오는 걸 두고 김씨는 "사전 투표를 전후해서 여성 커뮤니티의 대동단결이 일어났다"며 한 사진을 띄웠다.

사진 속에는 파란색으로 표시한 '1번남'과 빨간색으로 표시한 '2번남'이 보인다. '1번남'은 이 후보에 투표하는 남자, '2번남'은 윤 후보에 투표하는 남자를 뜻한다.

그러면서 이들이 '2030 미혼·기혼 여성'. '삼대남', '6070세대', '586세대', '40대', '00년대생'들과 각각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김씨는 이 사진에 대해 "이때까지는 2030 여성들을 배제한 이대남 프레임이 이 세대 전체를 과잉 대표하고 있었는데, 이러한 프레임을 단번에 박살내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유 작가는 "'1번남'은 자신이 1번남이라고 말할 수 있을 텐데, '2번남'은 자기가 2번남이라고 말을 할 수 없다"고 호응했다.

이에 김씨는 "'이대남'이라고 하는 수년간 이어졌던 강력한 프레임을, 아주 단순한 언어로 바로 넘어서 버린 것"이라고 재차 언급했다.

해당 사진은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 이를 접한 한 누리꾼은 "여자들이 혐오하던 '한남'은 결국 2번남과 같은 부류였다"며 "내가 여자라도 2번남이랑은 연애 안 한다"고 적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남녀 갈등은 1번남과 2번남으로 분류하면 된다"고 적기도 했다.

이밖에 "매우 직관적으로 잘 만들어진 도표다", "다른 사람 조롱하던 2번남들의 업보다", "남녀, 세대 갈등을 다 부쉈다"는 등의 반응도 이어졌다. 반면 "온갖 혐오 표현을 다 갖다 붙인 저 자료는 선을 많이 넘은 것 같다"는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방송을 전후로 국민의힘 측에서도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청년보좌역 박민영씨는 "2번남이라 자랑스럽다"며, 이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페이스북에 연달아 게시했다.

 

그는 김어준씨와 관련된 기사를 캡처해 올리며 "대표 1번남 여기도 있다. 방송인이 대놓고 특정 후보 공개 지지, 정말 대단하다"며 "2번남이라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또 "1번남, 2번남 차이를 말씀드리겠다"며 "1번남은 전과 4범, 2번남은 통합의 리더"라고 썼다.

박씨는 부산저축은행 사건과 관련한 음성 파일이 공개돼 도마에 오른 화천대유 김만배씨 사진을 올리면서 "김만배씨도 같은 1번남 아니었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 2번남닷컴 캡처

 

 

이런 와중에 '2번남닷컴'이라는 웹사이트까지 생겨났다. 해당 사이트에는 "2번을 찍어야 하는 이유를 알려드린다. 본 사이트는 여초&진보 커뮤니티, 민주당 의원들의 망언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 사이트에는 '2번 찍게 해주는 짤들', '군인 비하', '20대 비하' 등의 게시판이 있고, 이와 관련된 여권 인사들의 발언들, 여성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본 등이 올라와 있다. 그러면서 "2번남 결집에 도움을 주신 여초 커뮤니티, 진보 커뮤니티에 감사드린다"고 비꼬았다.

 

CBS노컷뉴스 이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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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남녀 갈라치기 했잖나" 꼬집자...이준석 "내가 언제" 펄쩍

 

'남녀 갈라치기' 책임 소재 놓고 공방
진중권 "여성들 심상정서 이재명 갈아타"
이준석 "안티 성향 투표 실현되기 어려워"

 

* 이준석(오른쪽) 국민의힘 대표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7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남녀 갈라치기의 책임소재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한판승부' 유튜브 화면 캡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이른바 '남녀 갈라치기'의 책임 소재를 놓고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진 전 교수가 '친(親) 이남자' 공약을 쏟아낸 국민의힘과 이 대표에 책임을 묻자, 이 대표는 억지 주장이라며 반발했다.

진 전 교수는 7일 자신이 고정 출연하는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이 대표를 전화연결하자, "조금 불편한 질문을 드리겠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1번남', '2번남'이라는 용어가 새로 등장했다"며 "여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2번 즉 윤석열 후보를 찍는 남성을 두고 2번남이라고 비판적인 글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 전 교수는 "이게 사실 갈라치기"라며 "이 대표께서 사실 남녀를 갈라쳤는데, 이러다 보니까 여기에 반발한 여성들이 또 남성을 갈라치고 있는 듯한 양상이다. 어떻게 보시나"라고 물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이준석이 언제 갈라치기 했습니까. 그건 진중권이라는 한 철학자의 주장이죠"라며 되받았다. 이 대표는 "그런 건 거의 우크라이나가 잘못된 판단을 해서 러시아가 공격했다는 거랑 비슷한" 억지 주장이라고 했다.

그는 '2번남' 용어 사용 자체도 "정치적 성향에 따라 분류하는데, 차별금지를 입에 담는 사람들 입장에서 하면 안되는 행동"이라며 '아전인수' 격이라고 지적했다. 또 "과거 지역감정이 있어서 호남 사람, 영남 사람을 갈랐던 것처럼 굉장히 안 좋은 양태"라고 빗댔다.

진 전 교수는 아랑곳 않고 앞선 '이준석 책임론'을 유지했다. 그러면서 그 반작용으로 "지금 '2030 여성'들이 심상정에 붙어 있다가 이재명 후보로 갈아타는 모습들이 분명히 확인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도 지지 않고 되받아쳤다. "항상 안티 성향의 투표는 생각보다 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면서다. 그는 "지금 각종 조사에서 여성의 투표 의향이 남성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오고 있고, 온라인에서는 조직적인 움직임이 보일 수 있겠으나 실제 투표 성향으로 나타나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일축했다.

이 대표는 이어 윤 후보가 당선될 경우 인수위원회 단계서부터 여성가족부 폐지를 논의할 것이라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