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상식

정진석 망언 사죄해야

道雨 2022. 10. 12. 09:37

정진석 망언 사죄하고, 여야 실질적 안보대책 논의해야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조선은 왜 망했을까. 일본군의 침략으로 망한 걸까.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야당 대표의 ‘친일 국방’ 문제제기에 맞서기 위한 의도였다 하더라도, 용납할 수 없는 망언이다. 대한민국 집권여당 대표의 입에서 나온 소리가 맞는지 믿기지 않는다.

 

구한말 집권세력의 무능과 비겁함은 반면교사로 삼으면 된다. 그렇다고 이웃 나라를 강점해 수많은 사람을 죽이고 수탈한 일본 제국주의의 역사적, 실체적 책임에 면죄부를 내주는 일도 결코 있어선 안 된다.

 

조선이 식민지가 된 이유를 오로지 민족 내부 잘못으로 돌리고 일본의 침략 책임을 외면한 정 위원장의 발언은 전형적인 식민사관의 표출에 불과하다.

특히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고 한 것은, 일제 강점을 전후해 전국적으로 전개됐던 항일의병전쟁의 역사적 사실조차 부정하는 몰역사적 강변이다.

 

이러니 국민의힘 안에서도 “전형적인 가해자 논리. 고구려도 내분이 있었는데 그럼 당나라의 침략으로 망한 것이 아닌가요?”(김웅 의원) 같은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정 위원장은 자신의 얼빠진 망언에 대해 진정으로 반성하고 사죄해야 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근 동해에서 두차례 벌어진 5년 만의 한·미·일 군사훈련에 대해 “극단적 친일 행위”라고 비판한 데 이어 “욱일기가 한반도에 걸리는 날이 생길 수 있다”고 주장하는 등,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미·일 군사훈련이 일본의 군사대국화에 명분을 제공하고, 한반도에 대한 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높이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 자체는 타당하다. 특히 이번엔 훈련 장소가 독도 인근 해상이었다는 점에서, 한국 정부의 한층 신중한 대처가 필요했다.

 

그러나 냉철하게 접근해야 할 안보 문제에 대해 ‘친일’ ‘반일’ 같은 국민 정서를 자극하는 이분법적 접근법을 쓰는 것은, 실질적 대책 논의를 어렵게 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북한의 실질적 위협과 국제질서 급변에 어떤 대안도 제시하지 않은 채 비판만 반복하는 것 또한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

 

여야 모두 국익과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북한의 위협에 대비하면서도 일본의 군사적 개입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실효적 방안을 찾는 데 힘을 쏟기 바란다.

 

 

 

[ 2022. 10. 12  한겨레 사설 ]

 

 

******************************************************************************************

 

 

"'조선은 썩어 망했다'는 정진석, 역대급 망언"

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 13일 국힘 경남도당 앞 기자회견... 진보당, 비난 성명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썼던 글을 두고, 경남지역 안에서 '역대급 망언', '말도 안되는 소리', '잘못된 역사관' 등의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진석 위원장은 최근 자신의 SNS에 "조선은 왜 망했을까? 일본군의 침략으로 망한 걸까?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 일본은 조선 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고 썼다.

김영만 경남평화회의 상임대표는 12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말도 안 되는 소리다. 그렇다면 우리가 왜와 싸운 임진왜란, 정유재란은 무엇이란 말이냐. 의병들이 일어나 싸웠고, 고종황제도 저항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 나라가 내분이 있다고 다른 나라가 빼앗아 가도 되느냐. 고구려, 신라, 백제가 내분이 있었다고 해서 다른 민족이 지배한 게 아니지 않느냐"며 "고려가 엉망이라 하더라도 성씨만 바뀌었지, 왕조만 바뀌었지 우리 민족이 지배해 왔지 않느냐"고 했다.

이순일 '식민사관 청산 가야사 바로잡기 경남연대' 대표는 정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요새 뉴스를 잘 안 봐서 정 위원장이 무슨 말을 한지 몰랐는데, 주변에서 사람들이 정 위원장한테 욕을 해서 난리다"며 "말이 안된다. 나라를 빼앗아간 강도를 나무라야지, 강도한테 당한 사람을 나무라면 되느냐"고 지적했다.

강호광 민족문제연구소 진주지회장은 "정 위원장은 아주 잘못된 역사관을 가지고 있다. 역사 공부를 다시 하라고 대중에게 강조하는 것 같은데, 자기야 말로 역사공부를 다시 해야 할 것 같다"며 "일제강점기 때 우리가 무능해서 자연스럽게 식민지 국가로 전락된 것처럼 주장하는데, 우리는 개화가 늦었지만 자구적으로 엄청난 노력이 있었다. 당시 선진 문물을 받아들이고 개혁하려고 했던 민중의 노력과 정치적 노력을 깡그리 무시하는 발언이다"고 했다.

이병하 '민생‧민주‧평화 파탄 윤석열심판 경남운동본부' 대표는 "정 위원장의 발언은 대한민국 역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고, 논의할 가치조차 없다. 우리 역사 자체를 부정해버리는 발언이다"라며 "그 나라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게 역사인데, 그 역사를 송두리째 부정하는 발언으로, 한 마디로 역사의식이 말 그대로 천박하다. 그런 사람이 정치 지도자로 있다는 게 부끄럽다"고 말했다.

진보당 경남도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참으로 귀를 의심케 하는 역대급 망언을 쏟아냈다. 조선이 일제의 침략과 강압에 의해 망한 것이 아니면, 스스로 일본의 식민지가 됐다는 말인가? 일본의 조선 침탈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전형적인 식민사관이다"라고 비판했다.

"매국노 이완용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한 이들은 "이완용은 1919년 5월 30일 매일신보에 '조선이 식민지가 된 것은 구한국이 힘이 없었기 때문이며, 역사적으로 당연한 운명과 세계적 대세에 순응키 위한 조선민족의 유일한 활로이기에 단행된 것이다'고 썼다"고 언급했다.

이어 "힘이 없어서 대세에 순응하기 위해 일본의 식민지가 됐다는 이완용의 주장이나, 일본과 전쟁 없이 스스로 망했다는 정 위원장의 주장이나 완전 판박이다. 한 세기, 100년이 지나고서도 똑같은 소리를 들으니 통탄할 따름이다"라고 덧붙였다.

진보당 경남도당은 "정 위원장의 안하무인 적반하장 태도를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 정진석은 '역대급 망언'에 대해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고 촉구했다.

 

 

 

윤성효(cj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