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상식

추석 민심과 지지율이 가리키는 '정권 붕괴 전조'

道雨 2024. 9. 19. 12:03

추석 민심과 지지율이 가리키는 '정권 붕괴 전조'

 

 

 

김건희 잇단 '관종' 행보까지 민심 불길에 기름

여론조사기관 막론, 윤석열 지지율 최저치 갱신

대통령실 신뢰도, '국정농단' 박근혜 때보다 낮아

김민석 "김건희, 권력 더 강화할 것…천공이 교시"

민주, 계엄령 음모 대응해 '서울의봄' 팀 가동 중

19일 본회의 열어 쌍특검법‧지역화폐법 처리키로

조국혁신당도 추석 민심 '심리적 탄핵 상태' 분석

한덕수 "의료 붕괴 없어…국민이 의료개혁 지지"

 

 

*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한가위 명절 인사를 전했다고 대통령실이 13일 밝혔다. 2024.9.13 [대통령실 제공]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이후 최저치를 연일 갱신하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을 막론하고 조사원이 직접 묻는 전화면접 방식이든, 기계가 질문하는 자동응답(ARS) 방식이든 마찬가지다.

여기에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의 잇단 '관종' 행보는 민심의 불길에 연신 기름을 끼얹는 형국이다.

국민이 분노하든 말든 전혀 개의치 않는 최악의 부창부수(婦唱夫隨)에 여론은 폭발 직전의 임계점으로 치닫고 있고, 이는 추석 민심에 그대로 표출됐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은 18일 국회에서 추석 민심과 향후 정국 전망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어 "현재는 국민의 분노가 임계점에 달해 '심리적 정권교체가 시작된 초입 국면"이라며, 체감 민심과 여론조사에 대한 민주당 분석 결과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1. 추석 밥상의 최대 화두는 의료대란과 분노였다. '절대 아프면 안 된다'는 추석 덕담과 팍팍한 민생에 대한 분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일탈을 더 두고 볼 수 없다는 원성이 가득했다.

2. 정당 지지도, 국정 지지도, 차기 지지도 등 3대 정치 여론지표의 종합적 추세도 동일한 대세적 흐름을 보였다.

3. 민주당의 정당 지지도는 5~10%p 전후의 우위로 고착화 추세이다. 민주당 상승과 국민의힘 하락으로 이 추세는 강화될 것이다.

4. 윤석열 정권 국정 지지도는 긍정 20%대, 부정 70%대의 회복 불가 상태에 고착되고, 이재명 대표의 차기 지지도는 40%대 초반으로 국힘 어떤 후보에 대해서도 안정적 우위가 고착화하고 있다.

5. 대통령실의 신뢰도는 꼴찌이다. 갤럽과 리얼미터 기준으로 볼 때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 지지도 20%대는 정권 붕괴의 전조에 해당됐다.

 

* 시사IN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조사한 2024년 국가기관 신뢰도

 

 

 

김민석 최고위원이 언급한 여론지표들을 좀 더 상세히 들여다보면,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에 따라 지난 9∼13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6일 발표한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27.0%였다(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p). 이는 일주일 전 조사보다 2.9%p 하락한 수치로,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최저치다. 종전 주간 최저치는 2022년 8월 1주 차의 29.3%였다.

리얼미터가 지난 12∼13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국민의힘 33.0%, 더불어민주당 39.6%, 조국혁신당 10.7%를 기록했다(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리얼미터는 ARS 방식이라 대통령 지지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오는 편인데, 전화면접 방식의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더 형편없는 수치가 나왔다.

갤럽이 9월 10일~12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3일 발표한 윤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는 20%에 불과했다(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 [갤럽] 대통령 지지도 20%, 심리적 저항선 무너지나

 

 

대통령 개인이 아닌 기관으로서 '대통령실'의 신뢰도 또한 역대 최저로 나타났다. 2007년 창간 이래 매년 국가기관 신뢰도를 측정해온 시사IN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8월 25~27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7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대통령실 신뢰도는 10점 만점에 2.75점을 기록해 처음으로 국회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국회는 3.38점이었다.

대통령실 점수가 2점대로 내려앉은 것도 이번이 처음인데,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2016년 박근혜 정부 임기 말 때도 3.62점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이 18일 국회에서 추석민심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4.9.18. 연합뉴스

 

 

 

민주당의 대표적 '전략통'인 김민석 최고위원은, 이 같은 심리적 정권교체 국면에 따른 윤석열 정권의 '극단주의'에 대한 우려도 표명했다. 그는 "심리적 정권교체가 시작되면서 두려움과 권력의지에 싸인 극단세력을 경계해야 한다. '충암파'의 군기 위반과 계엄 준비 음모가 대표적"이라며 "대통령의 막가파식 인사, 내각 전반의 오만한 국회 답변, 거부권 만능 대통령의 국회 개원식 불참, 국회의원에게까지 자행되는 무차별적인 공권력 폭력 등이 극단주의의 연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국가세력 딱지를 남발하는 윤석열식 나치 선동이 그 온상"이라며 "당내에서 계엄령 문제에 대응해 온 팀을 가칭 '서울의봄' 팀이라고 부른다. 과거와 같이 서울의 봄이 짓밟히는 상태를 재현하지 않기 위해 여러 준비를 해왔고, 앞으로 좀 더 진전된 입장을 공식적으로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또 '김건희 리스크'와 관련해 "김 여사의 센터 본능과 지도자 포스, 김 여사 우위가 부부 공동 권력의 본질임이 확인되고 있다"면서 "김건희 여사의 국정 영향력은 검찰 황제 조사, 모친 가석방, 의대 정원 등 정책과 인사, 공천 개입 의혹 등 전방위적이다. 통제권 밖의 1위 권력이며, 자제는커녕 더 강화되고 기획 노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감옥만은 안 가겠다는 김 여사의 권력 의지와 생존 의지가 대한민국을 흔들 것"이라며 "선출되지 않은 영부인 정치는 광폭 행보가 아닌 광기 정치의 흑역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천공을 지목해 "친일 사이비 교주 천공이 사이비 국사(國師)로 보인다"면서 ▲반기독교적 예수 모독 강의 ▲'이천공' 이름을 연상시키는 의대 정원 '이천명' 등 숱한 '2000' 신드롬 ▲"어려울 때 도와준 일본에 감사해야 한다"는 싸구려 친일론 ▲기시다 총리가 숙박한 호텔에 출현 ▲김 여사의 마포대교 자살 방지 시찰 배경으로 보이는 자살 예방 강의 ▲"영부인이 정치하는 시대"라는 강의 등을 열거했다. 그러면서 "천공의 친일 잡설이 족족 대통령 부부의 언행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한민국이 친일 사이비 교주의 교시를 받는 나라가 된 거니?'라고 묻고 싶다"고 했다.

 

* 9월 6일 오후 6시쯤 천공이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1층 라운지 앤 바에 방문했다. 이날은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정상회담이 열린 날이다. 소공동 롯데호텔은 기시다 총리의 숙소였다. 시사IN에 한 시민이 제공한 사진.

 

 

 

결론적으로 김 최고위원은 "총체적 정권 실정의 토양에 의료대란이 기름을 붓고, 윤 대통령의 응급실 발언이 불을 지르고, 김 여사의 시찰이 화약을 던진 정권교체 심리는 국민적 대세가 될 것"이라며 "윤석열 정권은 의료대란 사과, 책임자 문책, 보편이든 선별이든 야당의 민생지원금 제안 수용으로 소비와 경제, 국민 생명을 지키고 국정 기조를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견고한 정권교체 민심을 바탕으로, 연휴 직후부터 지역화폐법, 채해병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등을 처리하고, 극단주의를 분쇄해 정권교체의 길을 갈 것"이라며 "민주당을 포함한 모든 민주세력과 개인이 소탐대실하지 않고 단합해 정권교체의 길을 확고히 하는데 전력 집중할 때"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민심의 명령에 따라 시급한 민생법안과 쌍특검법 등을 국회에서 관철시킨다는 계획이다.

19일 곧바로 본회의를 열어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지역화폐법) 개정안과 김건희 특검법, 채상병 특검법 등을 표결 처리하기로 했다.

당초 12일 통과시키려다 "지금은 '여·야·의·정 협의체' 가동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우원식 국회의장의 요청에 따라 추석 이후로 미룬 법안들이다.

민주당은 이밖에 정기국회를 통해 '채상병 순직 은폐 의혹'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방송 장악' '동해 유전 개발 의혹' 등 4대 국정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와 정춘생 원내수석부대표, 김보협 수석대변인 등이 18일 국회에서 추석 민심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4.9.18. 연합뉴스

 

 

 

조국혁신당도 추석 민심을 '심리적 탄핵 상태'로 분석했다. 황운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추석 민심 기자간담회를 갖고 "저는 이전 지역구가 대전이고 고향도 대전이기 때문에 대전 유권자들 민심을 두루 청취했다. 정권에 대한 비토 정서가 이렇게 강한 적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윤석열 정권에 대한 원망과 불신의 목소리가 너무 높았다"며 "탄핵은 점잖은 표현이고, 대통령에 대해 옮기기 어려운 아주 거친 표현들을 너무 많이 들었다"고 소개했다.

 

정춘생 원내수석부대표도 "명절 때 정치에 관련된 얘기는 서로 싸우게 되니까 금기시하는데, 이번 추석만큼은 윤석열 대통령 때문에 국민 통합이 이뤄진 것 같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가족과 친구들이 다 같이 욕을 하고, 그게 지지율로 나타난 것"이라며 "(여론조사를 보면) 40대 중에서는 10명 중 1명도 지지를 안 하지 않느냐. 대구‧경북 지역 70대 이상 노인들도 부정 여론이 더 높다는 건 이미 심리적인 탄핵에 와 있다는 뜻이다. 특히 김건희 여사 관련 여론이 굉장히 안 좋다"고 말했다.

 

이규원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추석 기간 조국혁신당이 전남 영광에서, 곡성에서, 부산에서 확인한 민심은 한 마디로 의료대란, 민생고,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무능과 후안무치에 대한 분노였다. 그리고 나라 걱정이었다"며 "조국혁신당은 추석 연휴 직후 '김건희 종합 특검법' 통과를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 이미 심리적 탄핵을 넘어선 민심을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별도의 추석 민심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지는 않았다. 여론이 워낙 불리하고, 기자들로부터 공세적 질문이 나올 경우 답변하기 곤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신 야당 비난에 주력하며 추석 민심에 대한 아전인수격 해석을 내놓았다. 한지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의 '심리적 정권교체' 언급을 겨냥해 "민생을 살리라는 '민심'과 동떨어진, 오로지 정치적 득실에만 초점을 맞춘 술수에 불과하다"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민심의 화두는 단연 민생이었다"면서 "민주당은 연휴가 끝나자마자 정쟁적 특검법안들을 앞세우고 있다. 특검, 계엄, 탄핵의 무한 반복은 민심의 길과 반대로 내달리는 것임을 경고한다"고 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김건희 씨 엄호를 위해 따로 낸 논평에서 "특히 김건희 여사에 대한 비방은 도를 넘어 인신공격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고 항변했다.

 

한편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추석 연휴 동안 '의료 붕괴'는 발생하지 않았다며, 의대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호언했다. 심지어 "국민 여러분께서 정부의 진심을 믿고 의료개혁을 지지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주장해, 이 정권이 민심과 얼마나 괴리돼 있는지 다시금 드러냈다.

 

한 총리는 "연휴 기간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작년 추석이나 올 설 연휴에 비해 1만~1만 3000명 정도 적었다. 줄어든 분들 열 분 중에 일곱, 여덟 분꼴로 경증 환자였고 중증 환자도 예년보다 적었다"면서 "국민들이 응급실 내원을 자제해준 덕분"이라고 했다. 또 "괴롭더라도 (의료개혁을) 차근차근 밀고 나가야 '고위험 산모를 태운 앰뷸런스가 받아주는 병원을 찾지 못해 수십 통씩 전화를 돌렸다'는 가슴 아픈 뉴스가 사라진다. 심지 굳게 나아가겠다"며 "응급의료 현장에 계신 모든 분이 조금 더 힘을 내주길 당부드린다"고 했다.

 

 

 

김호경 에디터haojing610@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