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시대의 첫 반역자, 윤석열
윤석열을 이 칼럼에 다룰 생각은 없었다. 유명하건 유명하지 않건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사건과 사람을 다루는 지면이다. 윤석열은 그럴 가치가 없었다. 금세 잊힐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 2024년 서울에서 군사 반란을 시도한 윤석열. 이제 그는 세계사적 인물이다.
한동안 우스꽝스러울 뿐이었다. 때때로 그 뻔뻔함에 화도 났지만, 오래 분노하기에 보잘것없는 존재였다. 진중권과 명태균이 자기가 김건희와 통화했노라며 자랑하고 다니는 모습 역시, 진지한 관심을 기울이기에는 너무나 초라했다. 비리와 부정부패는 심각했지만, 오히려 은폐하기에는 너무 거대해 보여, 시간이 걸리더라도 몇해 안에 전부 드러나리라 생각했다. 이렇듯 윤석열은 성가시지만 하찮은 해프닝이었다.
그런데 2024년 12월3일, 이 모든 것이 바뀌었다. 윤석열은 한밤중에 비상계엄이라고 주장하며 방송을 내보냈다. 계엄이 필요한 요건도 충족하지 못했고, 국회에 연락도 하지 않았다. 적법한 절차를 밟지 않았다면 군사 반란이다. 계엄사령관의 포고령 역시 계엄법의 범위를 넘어섰다는 의견이 많다. “복귀하지 않는 전공의는 처단하겠다”는 섬뜩한 구절은 어이가 없지만 웃음이 나지 않는다.
윤석열은 헬리콥터에 군인을 태워 국회에 보냈다. 유리창을 깨고 군대가 들이닥쳤다. 그러나 시민들이 국회 앞에 모여들었고, 190명의 국회의원들은 바리케이드를 치고 계엄 해제를 의결했다. 12월4일 새벽이었다. 노태우 정권 시절 ‘청명 계획’처럼 야당 지도자와 민주화운동 인사들을 구금하며 쿠데타를 시작했더라면 이 일조차 불가능했을 것이다.(‘청명 계획’에 대해 올해 10월4일치 칼럼에 썼다.)
실패한 군사 반란.
윤석열은 민주화 시대의 첫 반역자가 됐다.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세계가 지켜보고 역사가 지켜본다.
여당의 부역자들처럼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넘어간다면, 다음 세대에는 쿠데타가 일상이 될 것이다.
당장 윤석열부터도 두번째 쿠데타를 시도할 것이다.
김태권 만화가
'윤석열(김건희, 측근) 관련'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극도로 위험한 대통령 (0) | 2024.12.06 |
---|---|
한 대표 ‘비상계엄 위헌이나 탄핵은 안 돼’, 뭔 말인가 (0) | 2024.12.06 |
미, 윤석열 손절 수순?…“계엄령, 불법적이고 문제 심각” (0) | 2024.12.05 |
'2017년 계획'보다 극악해진 계엄사 '국회 점령 작전' (0) | 2024.12.05 |
‘내란죄 공범’ 될라…장관들, 계엄 전 국무회의 참석 여부 함구 (0) | 2024.1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