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주장하는 윤석열이 보면 깜짝 놀랄 보고서
한국의 선거 과정,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EIU 보고서'

지난 2월 27일,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산하 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민주주의 지수 2024'(Democracy Index 2024)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EIU는 2006년부터 ▲ 선거 과정과 다원주의 ▲ 정부의 기능 ▲ 정치 참여도 ▲ 정치 문화 ▲ 시민의 자유 등 다섯 가지 지표에 따라 점수를 낸 후 평균을 내어 각국의 민주주의 수준을 비교 발표하고 있습니다.
10점 만점에 8점을 초과하면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로, 6점 이상 8점 이하는 '결함 있는 민주주의 국가'로, 4점 이상 6점 미만은 '혼합형 체제', 4점 미만은 '권위주의 체제'로 분류합니다.
완전한 민주주의에서 결함 있는 민주주의로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167개 국가 가운데 8점을 초과하여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에 포함된 나라는 25개입니다. 2023년만 해도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였던 우리나라는, 이번 조사에서 7.75점으로 결함 있는 민주주의 국가로 분류됐습니다. 국가별 순위 역시 22위에서 32위로 10단계 밀려났습니다.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지수 추세를 보면,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에는 7.92점으로 결함 있는 민주주의 국가에 속했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부터는 다시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로 회복된 이후, 2021년에 역대 최고 점수인 8.16점을 받아 국가 순위 16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랬던 우리나라가 윤석열 정부 3년 만에 역대 최저점으로 결함 있는 민주주의 국가로 떨어진 겁니다. 한국은 방글라데시, 튀니지, 쿠웨이트 같은 나라들과 함께 ,지수 하락이 큰 10개국에 포함되었습니다.
다섯 개의 조사 지표 가운데 점수를 가장 많이 깎은 것은 <정부의 기능>입니다. 2023년에는 8.57점을 받았는데, 2024년에는 7.5점으로 1.07점이나 떨어져서 평균을 끌어내렸습니다.
이 지표에서 중요하게 판단하는 건, 정부 권한 행사에 대한 효과적인 견제와 균형 시스템이 있는지 여부입니다. 설문지에는 국회가 다른 정부 부처에 대한 명확한 우월성을 가진 최고 정치 기관인지를 묻습니다. 정부의 기능이 개방적이고 투명하며, 대중이 정보에 충분히 접근할 수 있는지, 부패는 없는지 등도 주요한 조사 항목입니다. 대통령이 무장한 군인을 국회에 보내서 국회의원을 끄집어내고 국회의 기능을 정지시키려 시도했으니 점수 하락은 당연한 일입니다.
두 번째로 점수를 깎아내린 지표는 <정치 문화>입니다. 이 지표는 2023년에도 6.25점으로 다섯 개의 지표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는데, 이번에는 5.63점으로 더 떨어졌습니다. 참고로 '잘사는 북한', '독재 세습 국가'라는 오명에 시달리는 싱가포르의 민주주의 지수는 총점 6.18점으로 결함 있는 민주주의 국가에 포함되어 있지만, <정치 문화> 항목만 따로 떼어 놓고 보면 7.5점으로 우리보다도 더 높습니다.
그럼, <정치 문화>는 어떤 걸 점수로 환산하는 걸까요? <정치 문화>를 구성하는 8개의 조사 문항이 있는 데 그 중 "민주주의에 대한 사회적 합의", "민주주의가 경제적 성과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 인구 비율", "민주주의에 대한 대중의 지지 정도" 등은 점수를 높이는 항목이고, "확실한 정교분리"도 민주주의 지수에 가산점을 줍니다.
반대로 점수를 깎는 항목도 있습니다. "의회를 무시하는 강력한 독재자를 원하는 사람의 비율"이 30%를 넘기면 0.5점을 깎고, 50%가 넘으면 0점을 받게 됩니다. "군사 통치를 선호하는 인구의 비율"은 기준이 더 높습니다. 10% 이상이면 0.5점을 깎고, 30% 이상이면 0점입니다. "전문가 또는 기술 관료의 통치를 선호하는 인구 비율"이나 "민주주의가 공공질서를 유지하는 데 좋지 않다고 믿는 인구 비율"도 점수를 깎는 항목입니다.

설마 우리나라에도 독재자를 반기고 군사 통치를 원하는 이들이 있을까, 민주주의가 공공질서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었는데, 내란수괴로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심판이 진행되고 있는 윤석열을 지키겠다고 광장에 사람들이 모이고, 그 광장에서 계엄을 옹호하며 헌재와 선관위를 부수자는 발언을 하는 국회의원이 속한 정당이 지지율 30%를 넘기는 현실을 보면서 점수가 깎인 게 이해됐습니다.
이 상황을 바꿀 방법은 보고서의 민주주의 지수 조사 항목에 이미 나와 있습니다. 끝없는 토론과 설득을 통해 "민주주의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더 강화하고, 민주 세력이 실력으로 "민주주의가 경제적 성과에 도움이 된다"는 걸 증명함으로써, "민주주의에 대한 대중의 지지 정도"를 높이는 겁니다.
투표율과 여성 정치인의 비율, 집회에 참여하는 시민들의 비율 등을 측정하는 <정치 참여도>는 7.22점으로 변함이 없습니다. 언론자유, 노조결성의 자유, 자유로운 미디어 접촉 등을 측정하는 <시민의 자유> 역시 8.82점으로 변함없이 세계 상위권입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점수 받은 우리의 선거제도

다섯 가지 지표 가운데 가장 점수가 높은 건 <선거 과정과 다원주의>입니다. 이 지표를 구성하는 항목에는 선거가 자유롭고 공정한지 묻는 게 제일 먼저 나옵니다. 평등, 평화로운 선거가 이뤄지는지, 선거 후 다음 정부로의 질서 있는 권력 이양이 가능한지 등도 점수에 포함됩니다.
우리나라는 2023년과 동일하게 9.58점을 받아 스위스, 스웨덴 같은 북유럽 국가와 함께 공동 17위입니다. 10점 만점을 받은 나라가 16개나 되는 바람에 17위인 거지, 사실상 두 번째로 높은 점수를 받은 겁니다.
EIU의 민주주의 지수 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한국은 세계에서 손꼽을 정도로 자유롭고도 공정한 선거를 치르는 나라입니다. 이런 나라에서 윤석열은 극우 유튜버의 주장에 근거해 부정선거를 믿었고, 그걸 확인하겠다며 계엄을 일으켜 군대를 선관위에 보냈습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과정에서도 부정선거라는 주장을 꺾지 않았습니다.
세계가 인정하는 우리의 선거제도를 부정하는 것 하나만으로도 윤석열은 대통령으로서 자격이 없습니다.
독재와 군사정권을 거치면서 피땀으로 유전자에 새긴 우리 국민들의 민주 의식이, 헌법을 유린하려 한 윤석열의 계엄을 막아낼 수 있었습니다.
내란수괴 윤석열로 인해 불완전해진 우리의 민주주의, 이제 탄핵 완성과 확실한 내란범 처벌을 통해, 제2의 윤석열은 꿈도 꾸지 못하는, 그런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로 되돌려 놓아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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