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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 지오그래픽에 실린 미투리 한 켤레…'421년 전 사부곡' 세계가 감동

道雨 2007. 11. 21. 09:08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실린 미투리 한 켤레

    …'421년 전 사부곡' 세계가 감동

 


[중앙일보 송의호]

23개 언어로 28개국에서 동시 발행되는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이 안동대 박물관에 전시된 미투리 한 켤레를 주목했다.

20일 안동대에 따르면 16세기에 만들어진 미투리 한 켤레의 사진과 사연이 '사랑의 미투리'라는 제목으로 내셔널 지오그래픽 11월호에 실렸다. 기사는 이렇게 정리돼 있다. 16세기에 만들어진 미투리 한 켤레가 애절한 편지와 함께 발굴돼 한국인의 심금을 울렸다. 1586년 6월 1일 지금의 안동시 정상동 지역에서 살던 임신한 과부가 사별한 남편에게 편지를 썼다.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시더니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그녀는 병든 남편의 쾌유를 빌기 위해 자신의 머리카락과 삼 줄기를 한데 삼은 미투리를 편지와 함께 남편의 무덤에 묻었다. 이처럼 오랜 세월 묻혀 있던 유물들이 안동시 정상동 택지개발 작업 중에 발굴됐다.

편지에는 시공을 초월하는 그녀의 사랑이 담겨 있다. '꿈에 몰래 와서 모습을 보여 주세요. 하고 싶은 말 끝이 없어 이만 적소이다'.

이 편지를 소재로 한국에서는 소설 두 권과 다큐멘터리 한 편이 제작되고 무덤 자리엔 여인의 동상이 세워졌다. 수많은 한국인과 일본인 관광객이 편지의 사본을 구입했다. 이들의 사랑을 주제로 오페라를 연출 중인 박창근 교수는 "편지의 내용이 시대를 초월해 지금도 사람들의 눈시울을 적시고 있다"고 말했다.

이 미투리는 1998년 안동시 정상동 고성이씨 무덤에서 '원이 엄마'의 한글 편지와 함께 출토된 것으로 마()와 머리카락을 섞어 짠 짚신형 신발로 길이 23㎝, 볼 너비 9㎝가량이다. 출토 당시 미투리는 한지에 싸여 있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118년 전통의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잡지로 영어와 한국어.프랑스어.독일어.히브리어.중국어 등으로 발행되고 있다.

안동=송의호 기자
 
 

 

 

        450년 전의 사랑의 편지 (죽은 남편에게 쓴 편지)

 

 

  몇 년 전 경북 안동시 소재에서 고성 이씨 분묘 이장 시 미이라와 그에 따른 유물들이 발견된 적이 있습니다.

  특히 시신을 염할 때 입혔던 옷가지는 거의 변질이 되지 않아 조선시대 복식사나 풍습 등 연구에 많은 영향을 끼쳤고, 특이할 점은 미이라의 주인공인 " 이응태" 시신 위에 한글로 적혀져 있는, 죽은 남편에게 띄우는 아내의 편지가 발견되어 세인을 놀라게 한 적이 있습니다.

 

  장례를 치루는 중에 써서 넣은 것으로 생각되는데, 하고 싶은 말이 많아 종이의 여백에까지 가로세로로 써 놓은 것이 더욱 애�㉯� 마음을 일으킵니다.

  

  당시 발견된 450년 전 사랑의 편지를 소개합니다.

 

   

             ((원이 아버지에게))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먼저 가십니까?

나와 어린아이는 누구의 말을 듣고 어떻게 살라고

나 버리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당신은 나에게 마음을 어떻게 가져왔고,

또 나는 당신에게 어떻게 마음을 가져왔나요.

함께 누우면 나는 언제나 당신께 말하곤 했지요.

여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어였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남들도 정말 우리 같을까요?

어찌 그런 일을 생각하지도 않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는가요.

당신을 여의고는 아무리해도 나는 살 수 없어요.

빨리 당신께 가고 싶어요.

나를 데려가 주세요.

당신을 향하는 마음은 이승에는 잊을수가 없고

서러운 뜻 한이 없습니다.

내 마음 어디에 두고 자식 데리고

당신을 그리워하며 살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이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자세히 말해 주세요.

꿈속에서 당신 말을 자세히 듣고 싶어서

이렇게 써서 넣어 드립니다.

자세히 보시고 나에게 말해주세요.

당신 내 뱃속의 자식 낳으면 보고 말할 것 있다하고

그렇게 가시니 뱃속의 자식 낳으면

누구를 아버지라 하라시는 거지요.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겠습니까.

이런 슬픈 일이 하늘 아래 또 있겠습니까?

당신은 한갓 그곳에 가 계실 뿐이지만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이 서럽겠습니까.

한도 없고 끝도 없어 다 못쓰고 대강만 적습니다.

이 편지 자세히 보시고 내 꿈에 와서

당신 모습 자세히 보여주시고 또 말해주세요.

나는 꿈에는 당신을 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몰래와서 보여 주세요.

하고 싶은 말 끝이 없어 이만 적습니다.


-병술년(1586) 유월 초하룻날 아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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