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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기 백제 ‘금동신발’ 고창서 발굴

道雨 2009. 9. 29. 10:03

 

 

 

    5세기 백제 ‘금동신발’ 고창서 발굴

[한겨레]   마한 유력지 고분서 …보존상태 가장 좋아


중·일서 들여온 토기·도자기 등 대량 출토

전북 고창에 있는 5세기 마한계 지배세력의 무덤 안에서 백제계 금동신발과 중국, 일본에서 들여온 토기, 도자기 등의 다국적 부장품들이 쏟아졌다.
특히 금동신발은 역대 국내 출토품 가운데 가장 온전한 모양새를 지닌데다, 기존에 없던 색다른 무늬들도 확인돼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원광대 마한백제문화연구소는 최근 고창군 봉덕리 1호분을 발굴한 결과, 유력자 부부의 합장묘인 4호 구덩식 돌방(수혈식 석실)에서 금동신발 한 켤레와 금제 귀고리 두 쌍, 대나무잎 모양 머리 장식 등의 장신구, 중국 청자, 일본계 토기, 큰 칼, 화살통 따위의 각종 무기류 등이 대량 출토됐다고 28일 밝혔다.

핵심인 금동제 신발은 목 부분과, 맞새김(투조 기법) 장식한 옆판 2매, 그리고 바닥판을 작은 못으로 이어붙여 만든 얼개다.
바닥에는 뾰족한 스파이크 모양의 징 18개를 붙였고, 그 중앙에 용 1마리를, 발뒤꿈치 부분에는 고구려 벽화 등에 보이는 역사(장사)상을 투조로 장식했으며, 여백에는 봉황 등의 상서로운 새 무늬를 새겼다. 오른쪽 신발 안에는 발뒤꿈치 부분의 뼛조각도 남아 있었다.
최완규 연구소장은 "무령왕릉 등에서 나온 기존 백제계 금동신발들보다 보존 상태가 월등히 좋고, 훨씬 다채로운 문양이 새겨진 최상급 유물"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출토품인, 몸통에 구멍 뚫은 입 넓은 항아리(소호장식유공광구호)의 경우 고대 일본 토기인 '스에키' 계통이란 점에서, 함께 나온 중국제 청자 반구호(주둥이가 소반처럼 생긴 병)와 더불어 당시 백제 지역의 활발한 대외 교류상을 드러내는 유물로 평가된다.
칼집까지 온전한 상태로 발견된 큰 칼과 칠기 화살통, 마구 등도 주목된다.

고고학자인 최병현 숭실대 교수는 "백제 무덤 발굴로는 1971년 무령왕릉 발견 이래 가장 중요한 성과 중 하나가 될 것 같다"며, "마한 토착 양식의 무덤에서 나온 금동신발 등의 고급 부장품들은 백제 왕실에서 마한 잔여세력을 회유하기 위해 내려준 사여품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봉덕리 1호분은 봉분을 갖춘 큰 무덤 안을 파고 돌방 무덤 5기와 옹관 무덤 2기를 만든 마한 계통의 전형적인 '벌집형' 무덤이다.
무덤 안 일부 석실에서 무덤 천장을 인 것으로 추정되는 기와 조각들이 발견되기도 했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