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상식

MB 사진은 왜 내걸었나

道雨 2010. 6. 25. 10:18

 

 

 

 

 

           MB 사진은 왜 내걸었나





                                        
2008년 3월 적십자사 대강당에 이명박 대통령의 사진(오른쪽)이 걸려 논란을 빚었다.

이명박 정권 초기인 지난 2008년 3월, 적십자에서는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대강당에 난데없이 이명박 대통령의 사진이 걸렸기 때문이다. 위치는 적십자운동 창시자인 앙리 뒤낭의 그림 바로 옆이었다.

당시 적십자측은 "앙리 뒤낭 그림의 옆 공간이 허전해 이명박 대통령 사진을 건 것이다. 별다른 의미는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현직 대통령 사진이 적십자에 등장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서슬 퍼런 군사 정권 시절에도 적십자에는 대통령 사진이 없었다.

적십자 정관에 따르면 대한적십자사는 어느 편에도 가담하지 않고, 어떤 경우에도 정치적·인종적·종교적 또는 이념적 성격을 띤 논쟁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되어 있다.

시기도 논란거리였다. 이대통령의 사진이 걸린 시기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임명한 공공 기관장의 '줄사퇴'가 시작될 무렵이었다.

이세웅 당시 총재는 2007년 12월 노 전 대통령의 인준을 받아 취임했다. MB 정부의 물갈이 대상이었던 셈이다.

'자리 보존을 위해 이대통령 사진을 건 것이 아니냐'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 나온다.

실제 당시 내부 게시판에는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한 내부 관계자는 "차라리 (이명박 대통령) 동상을 세우지 그러느냐"라면서 비꼬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적십자는 서둘러 이대통령 사진을 내렸다.

익명을 요구한 적십자 관계자는 "총재가 바뀔 때마다 특보나 사무총장 역시 물갈이된다. 이 과정에서 낙하산 인사들이 각종 직책을 맡게 된다.

겉으로는 정치적인 중립 단체를 표방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문제가 많다"라고 지적했다.

이석 / ls@sisapre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