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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숨은 뒷 이야기' 재해석

道雨 2010. 10. 9. 09:43

 

 

 

    훈민정음 '숨은 뒷 이야기' 재해석

 

- 어문연구가 박대종씨 죽산안씨족보서 찾아

(대전=연합뉴스) 윤석이 기자 =
 
 
훈민정음 창제 과정에 숨겨져 있던 뒷이야기가 향토 어문연구가에 의해 새롭게 해석돼 관심이다.

8일 대종언어연구소 박대종(47) 소장은 "세종의 둘째딸인 정의공주가 훈민정음을 만들 때 큰 공을 세웠다는 기록이 정의공주가 시집간 죽산안씨 문중의 족보(대동보)에 기록돼 있는 데 그동안의 해석이 온전치 못했다"고 밝혔다.

 
 
이는 '世宗憫方言不能以文字相通 始製訓民正音 而變音吐着 猶未畢究 使諸大君解之 皆未能 遂下于公主 公主卽解究以進 世宗大加稱賞 特賜奴婢數百口'으로 훈민정음 창제 중에 있었던 뒷이야기를 전한 기록으로는 거의 유일하다.

이 기록은 지난 1994년 연세대 이가원 교수가 처음 발견, 세상에 알렸으나 해석이 어려운 부분은 한자를 그대로 사용했다.

번역된 내용을 보면 '세종이 방언이 문자로 더불어 서로 통하지 못함을 딱하게 여겨 비로소 훈민정음을 창제할 제, 변음(變音)과 토착(吐着)을 오히려 다 연구하지 못하여 제대군(諸大君)으로 하여금 풀게 하였으나 모두 하지 못하였다. 드디어 공주에게 내려 보내었다. 공주는 곧 풀어 바쳤다. 세종이 크게 칭상하고 특히 노비 수백구를 하사하였다'이다.

이 가운데 '변음(變音)'은 '말로 할 때 변하는 음'을 뜻하고, '토착(吐着)'은 '한문 구절 아래에 토를 다는 것'을 말한다는 게 박 소장의 해석이다.

박 소장은 "특히 변음의 경우 예를 들면 '받아쓰기'를 말로 하면 '바다쓰기(변음)'가 되는 데 이를 어떻게 표기할지를 놓고 세종이 큰 고심을 했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방언'은 사투리란 뜻이 아니라 '동방지언(東方之言)'의 준말로 동방은 동국인 우리나라를 뜻해 '훈민정음 해례본'에 나오는 '국지어음(國之語音)'을 말한다는 게 박 소장의 주장이다.

박대종 소장은 "문제를 해결한 정의공주에게 노비 수백명을 상으로 내린 것은 세종대왕의 고심이 얼마나 컸었는 지를 짐작케한다"며 "그러나 공주가 어떻게 문제를 해결했는지는 전해지는 기록이 없어 후대가 풀어야할 과제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대종언어연구소 박대종 소장은 지난 6월 '임신서기석(壬申誓記石. 보물1411호)'이 한국어식 한문표기가 아니다라는 새로운 연구내용을 학회지에 발표해 관심을 끄는 등 한글, 한문 분야에서 독창적 연구성과를 내오고 있다.

seoky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