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상식

김인규 KBS 사장, 귀뚜라미 회장 기사삭제 지시

道雨 2011. 8. 22. 15:01

 

 

 

“김인규 한국방송 사장, 귀뚜라미 회장 기사 삭제 지시” 파문

 

[한겨레]

 

최진민 회장 주민투표 독려 뉴스 불만 전화에 < 9시뉴스 > 에서 사라져
부당 압력 논란…노조 "사장 말한마디에…치욕스런 일 벌어진 것"
한국방송측 "전화 온 것은 사실이나 의견이나 지시 내용은 없었다"

김인규 한국방송(KBS) 사장이 지난 18일 귀뚜라미보일러 최진민 회장의 노골적인 주민투표 참가 독려 사실과 관련해 보도본부 취재부서장에게 직접 전화를 건 뒤 보도가 예정됐던 당일 < 9시뉴스 > 에서 사라져 부당 압력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방송 새 노조는 22일치 노보 특보 1면기사에서 "김 사장이 일선 취재부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특정 기사 내용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고, 결국 그 기사가 삭제됐다"면서 "사실상 특정 기사를 삭제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공영방송 사상으로서 자격을 스스로 저버린 행위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보를 보면, '투표 참여 대 거부, 날선 공방'이란 제목으로 주민투표와 관련된 여러가지 논란를 다루는 아이템에 최 회장 관련 내용이 포함돼 이날 오후 7시3분께 해당부장의 사인까지 나 제작에 들어가 뉴스 편집이 한창이던 오후 7시30분께 김 사장이 보도국 사회1부 김종진 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노보는 "귀뚜라미 보일러 최 회장과 관련된 문장을 삭제할 것을 종용하는 내용이었다"면서 "결국 < 9시뉴스 > 리포트에는 최 회장 관련내용이 삭제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부장은 < 한겨레 > 와 한 전화통화에서 "18일 뉴스 편집하던 중 김 사장에게 전화가 온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단순히 기사 내용을 문의한 것으로 해당기사에 대해 의견을 밝히거나 지시를 하거나 하는 내용은 없었다"면서 노보의 주장을 부인했다.

김 부장은 기사 미보도 이유에 대해 "해당 아이템은 1분10초로 잡혀있었는데 1분17초가량 제작돼 일반인이 잘 모르는 최 회장 부분을 들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부장은 "9시뉴스에 빠졌지만 다음날인 19일 아침 뉴스에서 4번이나 다뤘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조쪽은 "사장이 특정 기사 내용에 대해 취재부서에 직접 전화를 걸어 왈가왈부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 뿐만 아니라 대단히 부적절하다"면서 "사장의 '언급'을 단순한 '언급'으로 받아들일 간부가 얼마나 되겠는가"라고 꼬집었다.

노조는 이어 "최 회장의 주민투표 독려 논란에 대한 기사 가치는 다르게 판단할 수 있지만 취재기자가 원고를 직접 작성하고 일선부서 부장이 사인을 낸 기사를 사장이 직접 지시하는 것은 명백한 제작 자율성 침해"라며 "사장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따라서 '9시뉴스'의 기사가 좌지우지되는 치욕스런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사쪽이 그렇게 떠들어대던 제작 자율성 보장을 김 사장은 정면으로 부정했다"면서 "김 사장은 시청자들에게 즉시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김도형 선임기자/트위터 @aip209, 최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