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에게 물어라!
그는 늘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였다.
관청의 허드렛일을 맡은 여성들까지도 신경을 썼다. 그래서 그들에게 무려 100일간의 출산휴가를 보장해주라고 명령했다. 본래 그들이 타먹던 출산휴가는 7일이 고작이었다. 그러나 왕이 보기에 그것은 너무 짧았다.
산모가 갓난아이를 집에 두고 억지로 끌려나와 일한다면, 그 아이는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산모도 아이도 모두 내 백성이다. 세종은 그렇게 생각했다. 그의 따뜻한 마음은 세심하기 짝이 없었다.
“해산이 임박한 산모를 무리하게 부려먹다가, 귀가도 못한 채 관청이나 길거리에서 아이를 낳는 경우도 있다더구나. 출산일이 다가오면 아예 한달 전부터 근무를 면제해주는 것이 어떠할까.”(실록, 세종 12년 10월19일)
신분이 천한 노비라 해서 함부로 일만 시키면 안 된다. 이것이 세종의 신념이었다.
<대학> 등 유교 경전에는 왕의 책무가 명시되어 있다.
백성의 재산과 노동력을 착취한다면 폭군 소릴 들어 마땅하다. 백성을 풍족히 먹이고 입히고 편히 살게 하는 것이 왕이다.
조선의 왕과 재상들치고 이런 도리를 몰랐던 사람은 없었으리라. 하지만 누구도 세종처럼 백성을 살뜰히 보살피지는 못했다. 심지어 옥에 갇힌 죄수들까지도 챙겼으니 말이다.
만약 죄수들이 혹심한 추위나 더위로 인해 옥사하거나 몹쓸 병에 걸린다면, 재생의 기회를 영영 빼앗는 셈이 된다.
세종은 걱정 끝에 직접 설계한 조옥도(造獄圖)를 반포했다. 전국의 모든 감옥이 사시사철 청결하고 위생적인 수감시설이 되도록 재건축을 지시했던 셈이다.
세제 개편처럼 민감한 사안에는 더욱 신중을 기하였다. 우선 17만명이나 되는 백성들에게 찬반 의사를 일일이 물었다. 9만명도 넘게 개혁안에 찬성했지만 왕은 아직도 반대자가 많다며 시행에 제동을 걸었다.
세종이라면 4대강도, 한-미 자유무역협정도 이렇게 마구 몰아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바른 판단의 기준은 재벌이 아니라 일반시민들의 편익이다.
백승종 마을공동체문화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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