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사찰 관련

청와대가 지시한 25건 민간인 불법사찰 문건 공개

道雨 2012. 3. 22. 15:34

 

 

 

청와대가 지시한 25건 민간인 불법사찰 문건 공개

<Reset KBS 뉴스9> "강정원, 퇴직경찰 모임, 쌍용차 노조도 사찰"

국무총리실이 김종익 씨 외에도 다수의 민간인을 불법 사찰했던 정황이 파업 중인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위원장 김현석, 이하 새노조)의 단독보도로 확인됐다.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뿐만 아니라 쌍용자동차 노조, KBS 새노조, 퇴직 경찰관들의 모임무궁화클럽도 사찰 목록에 포함됐던 것으로 추정된다.

22일 <Reset KBS 뉴스9>(이하 KBS 새노조)은 "청와대의 지시로 총리실이 광범위하게 사찰하면서 작성한 이른바 '하명사건처리부'를 단독입수"했다며 "김종익 씨 외에도 적어도 수십 명을 대상으로 불법사찰이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Reset KBS 뉴스9> 자료화면

KBS 새노조는 2010년 검찰이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을 수사당시 작성한 이른바 '2008년 하명사건 처리부'를 입수해 "청와대가 지시한 사찰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정리한 자료"라고 밝혔다.

이 자료를 보면 김종익 씨를 포함해 총 25건의 불법 민간인 사찰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밝혀진 김종익 씨에 대한 사찰,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을 사찰한 흔적을 비롯해 인터넷에서 대통령을 비방한 한 누리꾼의 글을 사찰한 정황도 드러났다. 문서 한 귀퉁이에는 'B.H 하명'이라는 글이 적시돼 있어, 청와대(B.H, Blue House)가 이번 사찰의 몸통이었음을 추정 가능하다.

그러나 나머지 22건은 전부 가려져 있어 사찰 내역 확인이 불가능하다. KBS 새노조는 "22건의 인사는 청와대와 마찰을 빚은 정관계 인사나 정부 정책을 비판한 민간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KBS 새노조는 "검사로부터 제가 얼핏 들은 것은 저 이외에도 국무총리실에서 사찰한 사람들이 여러 명 정도가 아니고 몇십 명 단위"라는 김종익 씨의 말을 인용했다.

KBS 새노조는 또 광범위한 불법 사찰 내역을 보여주는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점검1팀이 작성한 컴퓨터 파일 목록 자료를 입수해 전방위적 불법사찰이 이뤄진 정황을 뒷받침했다.

이 자료 목록을 보면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의 비리 보고 파일, 파업 중이던 쌍용자동차 노조에 대한 '작전 보고' 파일이 존재했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모교인 포항 동지상고 출신을 관리한 흔적으로 추정되는 '동지송년 밤' 파일, 서울에서 활동하는 동지상고 출신 인사 목록을 정리한 엑셀 파일이 존재했던 기록이 남아 있다.

퇴직 경찰관의 모임인 무궁화클럽에 대한 관리 방안이 문서로 보관됐고, KBS에 대해서는 세 차례에 걸쳐 동향을 추적한 파일 흔적이 발견됐다.

KBS 새노조는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증거 인멸로 사찰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지만, 파일의 제목이 남아 있는 목록은 확인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관련 증거가 남아 있는 컴퓨터가 한 대 존재할 것이라고 KBS 새노조는 보도했다.

장진수 주무관에 따르면 검찰의 압수수색이 이뤄지기 나흘 전인 지난 2010년 7월 5일 아침 관련 파일을 삭제했으나, 당시 삭제 대상이던 컴퓨터 한 대가 이미 사라져 있더라는 것.

결국 사라진 컴퓨터 한 대에는 불법사찰 파일이 고스란히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KBS 새노조가 입수한 하명사건 처리부. ⓒ<Reset KBS 뉴스9>

 

/이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