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MB 비판 누리꾼에 '아이피 추적' 협박
진선미 의원실, 검찰 댓글수사 분석
대통령 비판 글에 수차례 “IP추적”
반정부적 글에 무차별 뒷조사 정황
국가정보원이 이명박 정부 때 대통령을 비판하는 누리꾼들의 아이피(IP·인터넷 주소)를 추적하겠다고 협박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부 비판 글에 대한 광범위한 아이피 추적이 실제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진선미 민주당 의원실은 24일 “검찰의 국정원 대선여론 조작 및 정치개입 사건 범죄일람표를 분석한 결과, 인터넷 토론방인 다음 아고라에서 활동한 아이디 ‘jyc***’가 이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 게시글을 쓴 누리꾼에게 ‘아이피를 추적하고 있다’고 협박한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6월14일 국정원 사건 최종 수사 결과 발표 당시, A4 용지 2120장 분량의 범죄일람표를 만들어,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과 협조자들이 작성한 게시글 및 댓글을 총망라한 바 있다.
이들 글 작성자들이 국정원 직원인지 협조자인지 일일이 밝히지는 않았지만, 국정원 관련자임을 검찰이 확인한 것이다.
범죄일람표를 보면, jyc***는 아고라 정치토론방에 2009년 11월27일 올라온 ‘어떤 질문도 안 피하겠다는 대통령께’라는 게시글에 ‘이명박 대통령 만세’, ‘4대강 사업 22조 예산투자 적절하다고 봅니다’ 등 여당과 대통령에게 유리한 댓글 수십개를 달았다. 이 아이디는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누리꾼들을 겨냥해 “여기 대통령 욕하는 놈들 아이피 정리중”, “닭** 아이디 가지고 있는 놈 아이피가 59로 시작합니다”, “59.6.***.195 아이피 추적 프로그램 구동중” 등 아이피 추적을 시사하는 댓글을 10여차례 남겼다.
실제 국정원 심리전단은 누리꾼들의 아이피 추적을 주임무로 한다고 스스로 밝힌 바 있다.
대선 여론 조작 혐의를 받아온 국정원 직원 김아무개(29)씨는 지난 1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주 업무는 종북 글 추적”이라며, 심리전단이 북한에 우호적인 게시글 작성자의 아이피 등을 추적한 결과를 제출했다. 하지만 이 아이디가 올린 댓글을 보면, 정권에 비판적인 누리꾼들의 아이피까지 무차별적으로 추적한 정황이 엿보인다.
jyc***는 국정원 옹호 글도 여러차례 썼다. 이 아이디는 다음 토론게시판에 ‘국정원에 외사수사권 부여해야’(2008년 12월16일), ‘국정원을 업그레이드해서 배팅할 때’(2008년 12월7일), ‘민생법안만큼 국정원법 시급하다’(2008년 12월14일) 등의 글을 게시해, 국정원 권한 강화 법안 통과를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국정원 관계자는 “해당 아이디가 국정원 직원의 것인지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에, 해당 아이디의 활동에 대해서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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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관련 아이디 '좌익효수' 흔적 지우기?
디시인사이드에서 돌연 탈퇴
호남 비하 등 댓글도 자동 삭제
국가정보원 관련 아이디 ‘좌익효수’가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써온 5·18 민주화운동과 호남지역 등에 대한 폄하·모욕 글이 모두 삭제됐다.
대선 여론조작 및 정치개입에 나선 국정원 관련자라는 의심을 받아온 ‘좌익효수’가 국정원 직원이 아니라는 국정원 해명이 나온 뒤, 해당 커뮤니티를 탈퇴하면서 글도 지워진 것이다.
‘좌익효수’의 인터넷 활동을 분석해 온 진선미 민주당 의원실은 24일 “지난주 ‘좌익효수’가 디시인사이드에서 탈퇴해 모든 게시글과 댓글이 삭제된 것을 확인했다. 명백한 증거인멸이다”라고 밝혔다.
디시인사이드는 탈퇴와 동시에 회원 블로그(갤로그)에 있는 글이 자동 삭제된다. 좌익효수가 쓴 16개 게시글과 3451개의 댓글이 블로그에서 모두 지워졌다.
‘좌익효수’는 디시인사이드에 호남지역을 모욕하는 글을 작성해 통합진보당 광주시당으로부터 고발당하기도 했다. ‘좌익효수’는 “절라디언들 XX들 전부 씨족을 멸해야 한다”, “북괴괴뢰인민군들의 고도 심리전에 넘어간 XX집단 광주인들” 등 특정 지역을 맹목적으로 증오하는 글을 써왔다.
‘좌익효수’가 작성한 글은 검찰이 지난 6월 발표한 국정원 대선 여론조작 및 정치개입 사건 범죄일람표에 포함돼 있다. ‘좌익효수’가 대선·정치개입에 나선 국정원 관련자라는 뜻이다.
그러나 국정원은 지난 5일 “(좌익효수는) 국정원 직원이 아닌 것이 확인됐다. ‘좌익효수 아이디 사용자는 국정원 직원’이라는 거짓 내용을 유포한 이들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라고 발표했다.
좌익효수는 국정원의 이런 발표가 나온 직후 디시인사이드를 탈퇴하며 글까지 지운 것이다. 범죄일람표에 포함된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이디 ‘leese***’ 역시 지난달 29~30일 게시글 130개 중 127개를 삭제했다.
국정원은 아직 수사의뢰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원 관계자는 “해당 아이디를 국정원 직원이 사용했는지만 확인이 가능할 뿐인데, 좌익효수가 국정원 직원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협조자에 대해서는 언급할 만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정환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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