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노다지... 보도 나가면 국정원 큰일"
▲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2월15일 경찰청 폐쇄회로 CCTV에 찍힌 영상파일을 공개하며 "작년 12월 14일 밤 8시 국정원 댓글 의혹의 증거와 패스워드가 발견됐는데 다음 날 찍힌 영상을 보면 '이거 압수수색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발언까지 나온다"고 폭로했다. 정 의원은 "이 영상은 경찰 측이 국정원 댓글사건의 증거를 은폐하고 삭제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
ⓒ 남소연 |
▲ 25일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 전체회의에서 권성동 의원 등 새누리당 소속 위원들이 신기남 특위 위원장의 회의 진행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전원 퇴장하고 있다. 이 상황을 민주당 박범계 박영선 의원이 지켜보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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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 전체회의에서 새누리당 소속 위원들이 신기남 특위 위원장의 회의 진행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전원 퇴장해 파행을 빚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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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재보강 : 25일 오후 1시 13분]
"댓글없다" 은폐 모의... 서울지방경찰청 CCTV 공개
경찰이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증거 은폐를 모의하는 동영상이 25일 국정원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공개됐다. 새누리당 특위 위원들은 '편파 진행'을 문제 삼으며 집단 퇴장했다. 법무부에 이어 경찰청 기관보고를 받기로 했던 국정조사 특위는 개회 1시간 만에 파행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
첫 번째 질의에 나선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2월 15일은 경찰로서 치욕적인 날"이라며 당시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에 나섰던 서울지방경찰청 CCTV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당시 경찰이 수사과정에서 국정원의 불법 댓글 사건 관련 아이디, 닉네임, 패스워드 등 증거를 발견하고도 "댓글 흔적 없다"는 결론을 짜맞추기로 모의하는 장면을 담고 있었다. 정 의원이 공개한 동영상은 지난 6월 14일 검찰의 국정원 댓글 조작 의혹 수사 결과 당시 폐쇄회로 TV 화면 캡처로 이미 공개된 바 있다. 동영상은 모두 두 개였다. 동영상에 녹취된 분석관들의 대화 내용이다.
동영상 A(2012년 12월 15일 17시 50분)
분석관2 "닉네임 '나도한마디' 맞는 거 같아요. 오유에서도 같은 글 썼거든요. 이명박 대통령이...
분석관2 "나도 똑같은 글 여기서도 봤는데..."
분석관1 "보배드림이랑 이쪽 서버 압수해오고 그거 분석해야 되는 거 아냐"
동영상 B.(2012년 12월 16일 15시 35분)
분석관1 "그럼 그건 이제 수사팀의 몫이고 실제적으로 이건 언론 보도에는 안 나가야 할 것 아냐"
분석관1 "안되죠, 안돼안돼... 나갔다가는 국정원 큰일나는 거죠. 우리가 여기까지 찾을 줄은 어떻게 알겠어."
분석관2 "우리가 판단하면 안되고. 기록은 (보고가) 올라가겠지만... 안하겠지.
분석관1 "노다지다, 노다지. 이 글들이 다 그런가"
분석관2 "글 게시하고 관련없는 URL은 제외하고 우리가 검색했던 URL은 총 몇 개 있는데 결과를 확인한 바 비난이나 지지 관련 글은 발견하지 못하였다. 그렇게 써갈려 그러거든요."
이와 관련, 정 의원은 "이 자료는 저희들이 요청한, 경찰청 폐쇄회로에 찍힌 것이다, 지금도 경찰청에 보관돼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쪽에서 의도를 갖고 조작하거나 편집한 게 아니라는 설명이었다.
그는 이어, "(국정원 직원이) 문재인 민주당 후보에게는 '반대'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게는 '찬성'을 누르고 직접 비방글도 게시하는 등 다 알아냈는데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하자고 모의한다"며 "그런데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이었던)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은 이를 먼저 알고 있었다, 12월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수사결과 댓글이 없다는 정보가 들어온다, 곧 수사결과를 발표할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당시 박근혜 후보 역시 이를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후보가 당시 문재인 후보와 한 TV토론에서 불법 댓글 증거가 없다고 알고 있다는 발언을 한 것을 근거로 삼았다. 당시 TV토론 동영상도 틀었다.
새누리당은 강력 반발했다. 5분으로 제한된 정 의원의 발언시간이 박 후보의 TV토론 동영상 직전 종료되자, "(동영상) 꺼"라고 요구했다. 그 다음 모두 일어나서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신기남 특위 위원장이 이를 만류하자 "정회를 요구한다, 편파적인 진행"이라고 쏘아 붙였다.
파행됐던 국정조사 특위는 30분 가량 시간이 흐른 뒤에 다시 정상화됐다.
정상화 이후에도 "경찰이 국정원 측의 증거인멸 행위를 방관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CCTV 영상이 공개됐다.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수사관들은 댓글이 삭제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동영상은 경찰이 댓글 없다고 발표하던 지난해 12월 16일 오전 4시에 찍혔다.
수사관1 "자도 돼요?"
수사관2 "지금 댓글이 삭제되고 있는 판에 잠이 와요? (대체로) 댓글을 삭제하는 편이더라고요."
이는 검찰이 국정원 직원의 ID로 지목한 '좌익효수'가 국정조사가 시작된 이후 관련 게시글이 삭제하고 탈퇴한 것처럼 증거 인멸을 위한 행위로 보인다. (관련기사: '호남·여성 비하' 좌익효수, 게시물 전체 삭제·탈퇴)
이에 대해 이상규 의원은 "경찰이 증거 인멸도 이미 확인을 했다"며 "이 청장은 CCTV 동영상 다 확인하고 왔냐"고 따졌다. 이어 이 청장이 "다 못했다"고 사과하자 이 의원은 "아주 중요한 증거물을 검토도 안 하냐, 도대체 뭐하는 거냐"고 성토했다.
'권영세 파일'에 당한 새누리 "박범계, 사실 아니면 의원직 사퇴해야"
▲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 소속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25일 경찰청 기관보고를 위한 국정원 국조특위 전체회의에서 "국정원 발췌본은 악마의 편집"이라고 재반박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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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도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신경전은 뜨거웠다. 전날(24일) 법무부 기관보고 당시 폭로된 '권영세 주중대사 녹취록'을 둘러싼 설전이 대표적인 사례였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폭로한 해당 녹취록에 따르면, 권 대사는 "MB정부 때 원세훈 원장이 바뀐 이후로 기억을 하는데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내용을 다시 끼워 맞췄다, 청와대에 요약 보고를 한 것"이라면서 "아마 어떤 경로로 정문헌(새누리당 의원)한테 갔다"고 말했다.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의사진행발언에서 이를 거론하며 "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폭로해 흑색선전을 하고 있다, 박 의원이 '깐다', '끼워맞추기' 등을 조작해 폭로하고 있다고 의심하는 사람도 있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그는 "박 의원은 더 이상 논란을 야기시키지 말고 불법 취득한 녹음파일 전체를 공개해 주기 바란다"며 "폭로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면 의원직 사퇴 등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의원은 "새누리당이 아프긴 아픈 모양이다"며 "(국정원의) 여론조작 사건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일란성 쌍생아인 회의록 유출, 편법 각색까지 있었으니"라고 맞받았다. 또 "대선이 끝나는 12월 19일까지 9500회나 NLL 관련 기사가 났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정원의) 댓글 73개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NLL 기사는 9500회나 있다"고 꼬집었다.
새누리당은 이에 "의원직 사퇴할 것인지나 답하라"며 소리쳤다. 박 의원이 남재준 국정원장의 회의록 무단 공개 등을 거론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연루 가능성까지 말하자 "박범계, 심하잖아"라고 소리쳤다.
[ 남소연, 이경태, 강민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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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삭제' 방치에 '농담' 운운한 경찰청장
▲ 이성한 경찰청장이 25일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경찰청 기관보고에 앞서 생각에 잠겨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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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한 경찰청장이 국가정보원의 증거인멸 행위를 방치한 의혹을 사고 있는 당시 경찰 분석관의 발언을 두고 "농담이었다"고 해명해 파문이 일고 있다. 경찰이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을 축소·은폐 수사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경찰청장이 궁색한 변명을 내놓은 꼴이기 때문이다.
앞서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원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경찰청 기관보고에서 "경찰이 국정원 측의 증거인멸 행위를 방관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디지털증거분석실 분석관 2명의 대화가 녹음된 약 40초 분량의 이 영상은 지난해 12월 16일 오전 4시 2분 경에 찍혔다.
이 영상에서는 한 분석관이 "자도 되냐"고 묻자, 다른 분석관이 "지금 댓글이 삭제되고 있는 판에 잠이 오냐"며 "(대체로) 댓글을 삭제하는 편"이라고 답했다.
즉, 경찰 수사가 벌어지자 국정원의 증거인멸이 시작됐음을 알 수 있다. 또 경찰이 국정원 쪽의 증거인멸 행위를 방관했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첫 동영상이기도 하다. 게다가 경찰은 당일 밤 11시에 "댓글이 없었다"고 중간수사결과 발표를 기습적으로 하기도 했다.
동영상을 공개한 뒤 이 의원은 "경찰이 증거 인멸도 이미 확인을 했다"며 "이 청장은 CCTV 동영상 다 확인하고 왔냐"고 따졌다. 이어 이 청장이 "다 못했다"고 사과하자 이 의원은 "아주 중요한 증거물을 검토도 안 하냐, 도대체 뭐하는 거냐"고 성토했다.
이상규 의원 "경찰은 민주주의 절도범을 비호한 셈"
국정조사 오후 질의에서 이 의원이 재차 동영상을 언급하자 이 청장은 '농담'으로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다음은 이상규 의원과 이성한 청장의 질의 답변이다.
- 오전에 제가 튼 동영상에서도 나왔듯이 댓글이 삭제가 되고 있었습니다. 분명 댓글이 있다는 얘깁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점심시간에 확인했습니다. 당사자한테 물어봤는데 자기 일을 끝나고 자겠다고 하니까, 지금 잠 잘 시간이냐고 지금 댓글 삭제되고 있는데 (이 부분은) 농담으로 한 말이었습니다. 당사자의 이야기를 말씀드립니다."
- 지금 국조에서 농담이라니 말이 됩니까. 당장 당사자 불러오세요. 농담으로 한 것인지 직접 확인하겠습니다. 불러오세요.
"의원님 증인 채택 부분이기 때문에 나중에 확인할 기회가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 제가 제기한 주장에 대해서 (이 청장이)농담이었다는 해명을 했습니다.
"분석관에게 들은 말을 전했을 뿐입니다."
이 의원은 오후 질의를 마치며 "경찰은 민주주의 절도범을 비호한 셈"이라며 "12만 경찰 얼굴에 먹칠하고 백주 대낮에 선거 공작을 벌인 것에 대해서 철저하게 파헤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판 진행 중", "모른다"는 불성실 답변에 위원들 원성
한편, 이성한 청장은 황당 해명 외에도 "모른다", "재판 중인 사안이라 말할 수 없다", "답변하기 어렵다"며 판에 박힌 답변을 내놓아 위원들의 원성을 자아냈다.
이에 대해 김현 국정조사 특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불성실한 답변 태도를 보인 이성한 청장을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10만 경찰의 자존심이 달린 국기문란 사건에 대해 기본적인 사실 확인조차 하지 않는 등 불성실하거나 치부 가리기에만 열중했다"며 "경찰의 사건 축소 및 은폐가 밝혀진 이 시점까지 단 한 번도 국민에게 사죄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제는 10만 경찰의 총수인 경찰청장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덧붙였다
[ 강민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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