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댓글 민간팀장에 유명교수·롯데임원·아나운서도
MB정부 위원회 활동 교수에
지역 MBC 계약직 아나운서
온라인매체 기자·대학생까지…
보수단체 넘어 전방위 여론조작 가담
국정원, 차명폰으로 점조직 관리
‘수사시 대처 요령’ 등 정기교육도
지역 MBC 계약직 아나운서
온라인매체 기자·대학생까지…
보수단체 넘어 전방위 여론조작 가담
국정원, 차명폰으로 점조직 관리
‘수사시 대처 요령’ 등 정기교육도
국가정보원이 지난 1일 검찰에 추가 수사 의뢰한 ‘사이버외곽팀’ 민간인 팀장급 18명에는, 서울 사립대학의 유명 교수뿐 아니라, 롯데그룹 임원, 계약직 아나운서 등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수사 의뢰된 민간인 팀장들은 그동안 알려진 보수단체 회원들이나 전직 국정원 직원이 아닌 전문가나 직장인 등이 포함됐다는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국정원은 보안을 위해 차명폰(대포폰)만을 사용해 팀장들과 접촉했고, ‘수사 시 대처 요령’ 등에 대해서도 정기적으로 교육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으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서 법정구속돼 호송차량에 오르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3일 검찰이 공개한 내용과 <한겨레>가 국정원 등을 통해 취재한 결과를 종합하면, 이번에 국정원이 추가 수사 의뢰한 민간인 팀장급 중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서울 ㅅ대학 서아무개 교수다. 서 교수는 이명박 정부 때 만들어진 국가 공식 위원회에서 위원을 맡았고 방송 등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했던 인물이다.
국정원은 서 교수가 2011년 9~10월에 걸쳐 2개월 정도 트위터 등을 통해 사이버심리전을 벌이고, 활동비 등을 받아간 사실을 파악해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서 교수는 다른 민간인 팀장들과 달리 별도의 팀원은 두지 않고 활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의뢰 대상엔 지역 <문화방송>(MBC)에서 2개월간 라디오 프리랜서 진행자로 활동했던 이아무개 아나운서도 포함됐다. 이 아나운서 역시 서 교수와 비슷한 기간인 2011년 9월부터 수개월간 사이버심리전 활동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이듬해 한 정당에 잠시 소속돼 있다가 현재는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에 추가된 팀장급 명단에는 이 아나운서 외에 방송사 직원이나 기자는 포함되지 않았으며, 다만 2011년 창간한 온라인 매체 소속 기자가 1명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기업인 롯데그룹 임원도 수사 의뢰된 팀장급 18명에 들어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 임원은 2011년 11월께 활동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또 다른 서울 사립대학인 ㅁ대학 교수 역시 2011년 7월부터 2개월가량 활동했다. 이번에 추가 수사 의뢰된 인물들은 주로 2010~2011년에 활동한 이들로, 활동 기간은 4~5개월 정도로 길지 않았다고 한다. 보수단체 간부 등 1차로 수사 의뢰된 이들보다 활동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것이다.
이 가운데 서 교수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종종 국정원에서 활동 관련해 물어보기 위해 전화가 오고, 연구실에서 만난 적도 있지만, 트위터 활동과 관련된 의뢰를 받은 적 없다”며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한편 검찰은 이르면 이번주부터 수사 의뢰된 이들 중 신원이 정확히 파악된 이들부터 차례로 불러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1차 수사 의뢰 때는 전직 국정원 직원이나 보수단체 인사 중심이었던 것에 비해, 이번 수사 의뢰된 팀장들은 언론계 종사자, 사립대 교수, 대기업 간부, 대학생, 미디어 전문가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진 이들로 구성돼 있다”고 전했다.
국정원이 보안을 위해 이들을 점조직 형태로 관리한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자신들의 활동이 범죄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던 셈이다.
검찰 관계자는 “(국정원이) 모든 외곽팀장과 팀원들에 대해 (국정원) 자체적인 신원조회를 하고, 차명폰을 사용해 외곽팀장만 접촉하는 등, 점조직 형태로 운영했다”며 “활동 내용 발설 금지, 수사 시 대처 요령 등에 대한 교육을 정기적으로 하는 등 철저한 보안 조처를 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국정원은 직원을 통해 외곽팀에 활동 방향 및 논지를 전파하고, 활동 실적, 파급력 등의 기준에 따라 활동비를 지급하면서 활동 실적을 점검했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활동 실적이 부진하면 경고 및 퇴출 조처를 하는 등, 체계적인 사이버 여론 조성 활동을 장기간 수행해온 것으로 보인다”며 “검찰은 외곽팀 관련 수사를 법과 원칙대로 철저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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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덕 교수, 댓글 연루 부인…“국정원 직원 허위보고로 생긴 일”
4일 새벽 인스타그램에 해명 글 올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국가정보원의 ‘사이버외곽팀’ 민간인 팀장급에 연루됐다는 보도에 대해 “잘 아는 국정원 직원의 허위보고로 인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서 교수는 4일 새벽 자신의 인스타그램(@seokyoungduk)에 글을 올려 “오늘 국정원 댓글 관련 기사들을 보시고 많이 놀라셨죠? 저는 더 놀라고, 당혹스럽고, 그야말로 멘붕 그 자체였다”며 “하지만 그 모든 의혹이 이제야 다 풀렸다. 제가 잘 아는 국정원에 다니는 한 분께서 한 시간 전에 저한테 전화를 줬다. 다 자신의 잘못이라고”라고 주장했다.
그는 “6년 전인 2011년 가을에 자신의 실적이 저조하여,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제 이름을 팔아 허위보고를 했다고 자백했다”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한 사람의 인생이 걸려 있는 문제인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요? 정말이지 분통이 터진다. 저는 오늘 하루종일 너무 억울하고 너무나 분하여 눈물만 계속 흘렸다”고 덧붙였다.
서경덕 교수 인스타그램 갈무리
서 교수는 “모쪼록 내일 아침에 출근하면 국정원 쪽에 이 모든 사실을 자백하고, 검찰에 가서 모든 것을 다 밝히기로 약속했다”며 “아무튼 지금도 손가락이 떨리고, 솔직히 안정이 잘 안 된다. 오늘 하루 많이 걱정해주시고 끝까지 믿어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저도 이제 좀 쉬겠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앞서 국정원은 서 교수가 2011년 9~10월에 걸쳐 2개월 정도 트위터 등을 통해 사이버심리전을 벌이고, 활동비 등을 받아간 사실을 파악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서 교수는 다른 민간인 팀장들과 달리 별도의 팀원은 두지 않고 활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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