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블랙리스트…박미선·이준기에 여균동 감독까지
문소리·유준상·안치환 등 총 82명
국가정보원이 이명박 정부 시절 '좌파 연예인 대응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정부 비판 성향 문화·예술인을 대거 퇴출시켰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국정원이 전방위적으로 '블랙리스트'를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국정원은 이명박 정권 시절뿐만이 아니라, 이전 정권에서 진보정당 지지를 선언한 이력까지 뒤져서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려놓기도 했다.
국정원 개혁위원회가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한 연예인 명단 외에 연합뉴스가 입수한 명단에 따르면, MB정부 당시 정부에 비판적 견해를 보였던 연예인은 대부분 '블랙리스트'에 포함돼 있었다.
문화계에서는 전날 국정원 개혁위가 발표한 이외수, 조정래, 진중권씨 외에도, 참여정부에서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낸 배우 김명곤 씨와 민중미술 화가 신학철씨, 탁현민 현 청와대 선임행정관 등 총 6명이 포함돼 있었다.
배우 중에서는 이미 발표된 문성근, 명계남, 김민선씨 외에 권해효, 문소리, 이준기, 유준상, 김가연씨까지 총 8명이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었다.
방송인 중에서는 김미화, 김구라, 김제동씨 외에도 노정렬, 오종록, 박미선, 배칠수, 황현희씨의 이름이 올라 있었다.
가요계에서는 이미 공개된 윤도현, 신해철, 김장훈씨에 안치환, 윤민석, 양희은, 이하늘, 이수씨의 이름이 포함돼 있었다.
박미선, 김구라, 이하늘 씨 등은 2008년 MBC 예능 프로그램으로 MB정부에 비판적 내용을 내보냈다는 평가를 받았던 '명랑히어로'에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영화감독은 총 52명의 이름이 블랙리스트에 올라 분야별로 봤을 때 가장 많은 인원을 차지한다. 국정원은 전날 보도자료에서 이창동 박찬욱 봉준호씨의 이름만 공개했다.
MB정부 국정원은 이들 외에도 여균동, 김동원, 박광현, 장준환씨를 블랙리스트에 포함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MB정부 시절이 아닌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 5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노동당 지지를 선언했던 영화감독 명단을 뒤져 대거 블랙리스트에 올렸다는 점이다.
당시 민노당 지지를 선언한 영화감독과 영화계 인사들은 박찬욱, 김동원씨 외에도 양윤모 김경형 정윤철 오지혜 변영주 윤인호 박진표 김대승 김지운 권칠인 권병길 황철민 공미연 김태용 류승완 신동일 이윤빈 조성봉 최진성 최태규 김조광수 김동현 김선화 김태완 김화범 남태우 맹수진 민병훈 박광수 손영득 송덕호 안현주 유창서 원승환 이지연 이지형 이송희일 이찬현 장현희 장형윤 조영각 최송길 최유진 최은정 함주리씨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개혁위원회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심리전단에서 블랙리스트 작성을 담당한 직원이 '민노당을 지지하는 성향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서, 과거 이력까지 들춰내 이름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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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국정원도 ‘문화계 블랙리스트’ 만들어 VIP 보고
청와대에 ‘VIP 일일보고’로 전달
박원순 시장은 ‘종북인물’ 규정
보수 단체 집회·불신임 청원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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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국정원도 ‘블랙리스트’…김여진, 문소리, 오광록 포함
소속사 세무조사·방송사 출연막아
‘광우병 집회 연예인’ A·B 등급 분류 제재
김미화·김제동 등 20여건 퇴출 활동
민노당 지지 문화·예술인도 대거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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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김구라·윤도현·박찬욱
'MB 국정원', 연예인 퇴출 위해 '찌라시' 유포
국정원 개혁위 조사 결과 발표... 방송사 압박, 광고주에 '모델 교체' 항의 메일 발송
▲ 세월호 3주기를 맞은 지난 4월 16일 오전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 대공연장에서 방송인 김제동씨와 함께 청소년 만민공동회가 열리고 있다. | |
ⓒ 이희훈 |
[기사수정 : 12일 오전 7시 55분]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아래 국정원)이 김제동 등 정부 비판 성향 연예인 방송 퇴출 운동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동시에 이들의 이미지 실추를 유도하는 댓글을 달고, '찌라시'를 유포하는 등의 '온라인 심리전'까지 벌였다.
국정원 개혁위는 11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적폐청산TF로부터 'MB정부 시기 문화·연예계 정부 비판세력 퇴출 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보고 받고, 검찰 수사의뢰 등 신속한 후속조치를 권고했다"라고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원세훈 전 원장은 지난 2009년 2월 취임 이후 여론을 주도하는 정부 비판 성향의 문화·연예계 종사자 퇴출 운동에 나서라고 수시로 지시했다. 이들이 언어테러로 대통령의 명예를 실추하고, 좌파 성향 영상물을 제작해 정부에 대한 불신감을 대중에게 주입했으며, 촛불시위에 참여해 젊은 층을 선동했다는 등의 이유였다.
이렇게 지목된 '종북 연예인'은 방송인 김미화·김제동·김구라씨, 가수 김장훈·윤도현씨, 배우 문성근·김민선씨 등 24명이다.
이런 활동은 청와대의 주 관심사였다. 비슷한 시기 청와대는 '좌편향 성향 언론인·학자·연예인이 진행하는 TV 및 라디오 고정 프로그램 실태' 등을 파악하라고 수시로 지시했고, 국정원은 '좌파 연예인 정부 비판활동 견제 방안', '좌파 문화·예술단체 제어·관리 방안' 등을 'VIP 일일보고', 'BH 요청자료'의 형태로 올렸다.
▲ 방송인 김구라 | |
ⓒ 이정민 |
나아가 국정원은 TF팀을 꾸려 정부 비판 성향의 문화·연예계 종사자를 퇴출하는 작업을 직접 기획하고 실행했다. 이곳으로는 청와대 민정수석·홍보수석·기획관리비서관의 특정인물 견제 지시가 지속적으로 하달됐다.
2009년 7월 김주성 당시 국정원 기조실장이 팀장을 맡아 출범한 '좌파 연예인 대응 TF'는 방송사를 상대로 전방위적 압박을 가했는데, 그 결과 이듬해 7월 김제동씨가 출연하던 MBC 예능프로그램 <환상의 짝꿍>이 폐지됐다.
국정원이 연예인의 성향을 등급으로 분류한 흔적도 발견됐다. 청와대 기획관리비서관 요청으로 2010년 10월에 작성한 '문화예술단체내 좌파인사 현황, 제어 관리방안 보고'라는 문건은 광우병 촛불집회 참가 연예인들을 가담 정도에 따라 각각 A·B등급으로 나눴다. 그렇게 분류한 '적극가담 연예인'(A급) 15명은 연예 활동을 실질적으로 제재하고, '단순 동조자'(B급) 18명은 계도 조치한다는 게 문건에 나타난 계획이었다.
"김정일 비호 연예인" 온라인에선 댓글 작업
동시에 온라인에서는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 주도 하에 이른바 '문화·연예계 종북세력 대상 심리전'이 활발하게 진행됐다.
구체적으로 2009년 10월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특정 연예인 교체는 인기 하락에 따른 당연한 조치'라는 요지의 토론글·댓글을 500여 건 게재했으며, 2010년 10월에는 정부 비판 연예인 광고 모델 교체를 요구하는 이메일을 광고주에게 발송했다. 2011년 1월~5월 사이에도 '특정 연예인이 김정일을 비호했다'는 등의 내용으로 심리전을 벌여, 해당 연예인의 이미지 실추를 유도했다.
국정원 개혁위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주성 전 국정원 기조실장 등을 국가정보원법상 직권남용 금지 위반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하라고 국정원에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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