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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삼성바이오 상장폐지되면 국민연금 6,800억 손실?

道雨 2018. 11. 29. 10:58







[팩트체크] 삼성바이오 상장폐지되면 국민연금 6,800억 손실?
임병도 | 2018-11-29 08:51:20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가 4조 5천억 원의 분식회계를 저질러, 상장폐지 여부에 대한 심사에 들어갔습니다. 일부 보수 언론과 경제지 등은 지난 14일부터 거래가 중지된 삼성바이오의 상장폐지를 반대하는 기사를 내보내고 있습니다.


삼성바이오의 상장폐지를 반대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삼성바이오 주식을 보유한 국민연금공단의 손실입니다.

현재 국민연금은 4월 말 기준 삼성바이오 주식 203만주, 대략 3.07%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4월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이 보유한 삼성바이오의 지분가치는 대략 6,800억 원 정도입니다.


일부에서는 삼성바이오가 상장폐지되면 국민연금이 보유한 주식 가치 6,800억 원이 모두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과연 사실일까요?


상장폐지된다고, 주식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기업의 주주총회 모습 ⓒ한국경제



상장폐지되면 주식이 모두 사라지는 걸로 아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나 상장폐지된다고 해도 여전히 주식은 존재합니다. 왜냐하면 삼성바이오는 주식회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기업은 대부분 주식회사입니다. 주식 발행을 통해 회사 자본금을 마련합니다. 주식을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공개하는 경우도 있지만, 비공개인 경우도 있습니다.


주식을 시장에서 거래하지 못한다고 해도 주식의 가치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다만 비상장 주식이 될 뿐입니다. 비상장 주식이라도 기업에 따라 주식의 가치도 결정됩니다.

삼성바이오가 상장폐지되더라도 주식은 여전히 존재하며, 국민연금이 보유한 주식의 지분도 그대로 유지됩니다.


삼상바이오가 상장폐지됐으니 부도로 이어진다?


▲삼성바이오로직수 최대 주주현황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75%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바이오가 상장폐지되면 부도로 이어진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주식시장에서 거래가 되지 않는다고 삼성바이오가 곧바로 부도가 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삼성바이오의 경우는 일반적으로 상장폐지되는 다른 기업과는 상황이 다릅니다.


삼성바이오의 최대주주현황을 보면, 삼성물산이 43.4%를 삼성전자가 31.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지분만 무려 75%입니다.

만약 상장폐지가 된다고 해도,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에 곧바로 부도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왜냐하면 삼성바이오의 부도는 삼성전자와 삼성물산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바이오의 상장폐지로 영업이익이나 기업 가치에서는 손실을 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여전히 삼성바이오의 지분을 통해 권리 행사는 물론이고 가치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시장경제를 뒤흔드는 매우 악질적인 범죄




보수언론과 경제지 등은 삼성바이오의 상장폐지와 투자가의 손실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상장폐지가 아닙니다.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범죄를 어떻게 보느냐입니다.


2001년 미국 기업 엔론이 회계부정을 저지른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엔론은 15억 달러 규모(대략 1조 5천억)의 분식 회계가 드러났습니다.

엔론의 회계부정으로 최고경영자 제프 스킬링은 24년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수감 14년 만에 4000만 달러를 배상하기로 약속하고서 겨우 석방됐습니다.

당시 엔론의 회계 감사를 맡았던 미국 5대 회계 법인이었던 ‘아서 앤더슨’은 신뢰를 잃고 해체됐습니다.


▲역대 일본기업 분식회계 사건과 결과 2012년 보고서 ⓒCGS Report



지난 2011년 디지털카메라로 유명한 일본의 올림푸스가 경영적자를 메우기 위해 1000억 엔, 우리나라 돈 1조 4천억 원이 넘는 분식회계를 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올림푸스의 회계부정 사건이 발생한 후, 일본 증권거래감시위원회, 미국 연방수사국(FBI), 영국 중대부정수사국(SFO) 등 국내외 조사기관이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당시 올림푸스는 상장폐지는 모면했지만, ‘특설주의 시장 종목’으로 지정되어 기업 경영 및 회계 등의 개선 상황을 계속 보고해야만 했습니다.


올림푸스의 분식회계 사건이 터지자, 일본 언론은 최고경영자가 오랜 기간에 걸쳐 분식회계에 개입한 것은, 매우 악질적이며 상장기업에서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여기에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여론도 나왔습니다.


회계부정, 분식회계는 시장과 투자자를 속이는 동시에, 시장경제를 뒤흔드는 테러와 같은 범죄 행위입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 언론은 범죄 행위는 놔두고 그저 상장폐지에만 초점을 맞춰 보도하고 여론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보수언론은 삼성이 망하면 우리나라 경제도 망한다고 보도해왔습니다. 삼성바이오가 망한다고 해도 우리나라는 충분히 버틸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번 기회에 대한민국 경제를 좀먹는 악성종양을 제거하고, 건강한 시장경제를 만드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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